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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두9995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에 관한 구 법인세법 제20조 의 규정 취지 및 판단 기준

[2] 특수관계에 있는 자(자)회사를 위하여 채무보증을 한 모(모)회사가 자(자)회사에 대한 주식 및 전환사채를 제3자에게 저가로 양도하면서 그 보증채무도 제3자에게 면책적으로 인수시킨 행위가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태평양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김학세 외 5인)

피고,상고인

용산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정수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후에 제출된 참고서면은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부당행위계산이라 함은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회행위, 다단계행위 그 밖의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말하고, 구 법인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0조 에서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둔 취지는 법인과 특수관계 있는 자와의 거래가 구 법인세법시행령(1998. 12. 31. 대통령령 제1597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46조 제2항 각 호에 정한 제반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어 조세법적인 측면에서 부당한 것이라고 보일 때 과세권자가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과세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인바, 시행령 제46조 제2항 이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관하여 제1호 내지 제8호에서는 개별적·구체적인 행위 유형을 규정하고, 그 제9호에서는 '기타 출자자 등에게 법인의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인정되는 것이 있을 때'라고 하여 개괄적인 행위 유형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9호의 의미는 제1호 내지 제8호에서 정한 거래행위 이외에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출자자 등에게 이익 분여가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누5301 판결 , 대법원 1997. 5. 28. 선고 95누18697 판결 , 대법원 2001. 11. 27. 선고 99두10131 판결 ,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두726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와 특수관계에 있는 주식회사 태평양패션(이하 '태평양패션'이라 한다)은 원고와 나승렬 등 사이에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및 전환사채양도행위가 있은 이후에도 자신이 부담하고 있는 주채무의 내용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고 다만 대주주(경영권자) 겸 채무보증인이 원고에서 나승렬 등으로 변경되었을 뿐이므로 결국 태평양패션으로서는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및 전환사채양도행위로 인하여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분여받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시행령 제46조 제2항 제9호 소정의 이익 분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합리성의 측면에서 보아도, 원고는 태평양패션의 모(모)회사로서 객관적으로 태평양패션의 도산이 명백히 예견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태평양패션의 사업활동에 필요한 운용자금의 차입에 대하여 보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이러한 채무보증을 통한 사업활동의 조력은 단순히 태평양패션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보유하는 주식의 가치도 증대시키는 결과가 되어 원고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며, 비록 태평양패션의 경영상태가 1992. 이후 계속하여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태평양패션에 대한 채무보증을 거절할 경우에는 오히려 금융기관들이 일시에 보증인인 원고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기존에 부담하고 있던 보증채무의 기한을 연장하거나 일부 새로운 채무보증을 하는 방법으로 태평양패션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조력한 것은 원고와 태평양패션이 함께 도산할 수도 있는 경영상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되고, 또한 원고가 채무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태평양패션에 대한 800여억 원 상당의 보증채무를 면책적으로 나승렬 등에게 인수시키는 대신 180억 원 상당의 태평양패션의 주식과 전환사채를 대금 1원에 나승렬 등에게 양도하는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및 전환사채양도계약을 체결한 것은 당시의 경영상황 등을 고려하여 보면 합리적인 경영판단으로 수긍이 되므로,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채무보증을 하게 된 경위나 그 과정, 그 후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및 전환사채양도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그 결과로 원고가 취하게 된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고의 태평양패션에 대한 이 사건 채무보증과 그 후에 체결된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 및 전환사채양도계약 등 일련의 행위가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비정상적인 행위로서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혹은 부당행위계산 부인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고현철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9.17.선고 2002누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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