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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1다76402 전원합의체 판결

[부당이득금반환][공2014하,1576]

판시사항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 제4항 , 제5항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와 별도로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잡종재산의 무단점유자가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의 범위(= 구 국유재산법 제38조 제1항 , 제25조 제1항 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산출되는 대부료)

판결요지

[다수의견] (가)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는 공권력을 가진 우월적 지위에서 행하는 행정처분이고, 그 부과처분에 의한 변상금 징수권은 공법상의 권리인 반면,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국유재산의 소유자로서 가지는 사법상의 채권이다. 또한 변상금은 부당이득 산정의 기초가 되는 대부료나 사용료의 120%에 상당하는 금액으로서 부당이득금과 액수가 다르고, 이와 같이 할증된 금액의 변상금을 부과·징수하는 목적은 국유재산의 사용·수익으로 인한 이익의 환수를 넘어 국유재산의 효율적인 보존·관리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데 있다. 그리고 대부 또는 사용·수익허가 없이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사용·수익하였지만 변상금 부과처분은 할 수 없는 때에도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성립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변상금 부과·징수의 요건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 요건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구 국유재산법(2009. 1. 30. 법률 제94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1조 제1항 , 제4항 , 제5항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은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법적 성질을 달리하므로, 국가는 무단점유자를 상대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와 별도로 국유재산의 소유자로서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구 국유재산법 제32조 제3항 , 구 국유재산법 시행령(2009. 7. 27. 대통령령 제216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에 의하여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현행 국유재산법상의 일반재산에 해당한다)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 부당이득반환의 경우 수익자가 반환하여야 할 이득의 범위는 손실자가 입은 손해의 범위에 한정되고, 손실자의 손해는 사회통념상 손실자가 당해 재산으로부터 통상 수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상당액이다. 그런데 국가가 잡종재산으로부터 통상 수익할 수 있는 이익은 그에 관하여 대부계약이 체결되는 경우의 대부료이므로, 잡종재산의 무단점유자가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유재산 관련 법령에서 정한 대부료 상당액이다.

나아가 ① 구 국유재산법 제38조 제1항 , 제25조의2 제1항 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1년을 초과하여 계속 점유하거나 사용·수익한 사람에 대하여 행하는 대부료의 감액 조정(이하 이와 같이 조정된 대부료를 ‘조정대부료’라고 한다)은 의무적인 것이 아니고 행정청의 재량에 의하여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점, ② 대부료의 감액 조정은 적법하게 대부계약을 체결한 후 1년을 초과하여 잡종재산을 점유 또는 사용·수익하는 성실한 대부계약자를 위한 제도인바, 무단점유자에 대하여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것은 대부료 조정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점, ③ 무단점유자가 1년을 초과하여 점유한 경우 조정대부료를 기준으로 부당이득을 산정하면, 장기간의 무단점유자가 오히려 대부기간의 제한을 받는 적법한 대부계약자나 단기간의 무단점유자에 비하여 이익을 얻는 셈이어서 형평에 반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당이득 산정의 기초가 되는 대부료는 조정대부료가 아니라 구 국유재산법 제38조 제1항 , 제25조 제1항 이 정한 방법에 따라 산출되는 대부료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의 반대의견] (가) 행정주체가 효율적으로 권리를 행사·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서 간이하고 경제적인 권리구제절차를 특별히 마련해 놓고 있는 경우에는, 행정주체로서는 그러한 절차에 의해서만 권리를 실현할 수 있고 그와 별도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권리의 만족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에 관한 법률관계는 사경제주체로서 국가를 거래 당사자로 하는 것이어서 사법의 적용을 받음이 원칙임에도,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는 잡종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해서까지 대부료의 120%에 상당하는 중한 변상금을 부과하고, 국세징수법의 체납처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이를 강제징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특별한 공법적 규율을 하고 있다. 나아가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에 의하여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게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행정주체의 재량이 허용되지 않는 기속행위로서, 행정주체의 선택에 의하여 부과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와 관련하여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가 가능한 경우에는 변상금 부과·징수의 방법에 의해서만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사용으로 인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으며, 그와 별도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것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은 공법상의 권리이고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사법상의 채권이기는 하지만, 양자 모두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을 환수하는 것을 본질로 하므로, 변상금 부과·징수는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공법적인 형태로 규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본질이 다르지 아니하다.

원고, 상고인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윤기원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국가는 국유재산의 대부 또는 사용·수익허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이를 사용·수익한 자(대부 또는 사용·수익허가 기간이 만료된 후 다시 대부 또는 사용·수익허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국유재산을 계속 점유하거나 이를 사용·수익한 자를 포함한다. 이하 ‘무단점유자’라고 한다)에 대하여 구 국유재산법(2009. 1. 30. 법률 제94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1조 제1항 에 의하여 변상금을 부과하고, 같은 조 제4항 , 제5항 에 의하여 국세징수법의 체납처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이를 징수할 수 있다.

그런데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는 공권력을 가진 우월적 지위에서 행하는 행정처분이고, 그 부과처분에 의한 변상금 징수권은 공법상의 권리인 반면,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국유재산의 소유자로서 가지는 사법상의 채권이다 (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2197 판결 참조). 또한 변상금은 부당이득 산정의 기초가 되는 대부료나 사용료의 120%에 상당하는 금액으로서 부당이득금과 액수가 다르고, 이와 같이 할증된 금액의 변상금을 부과·징수하는 목적은 국유재산의 사용·수익으로 인한 이익의 환수를 넘어 국유재산의 효율적인 보존·관리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데 있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5두11463 판결 참조). 그리고 대부 또는 사용·수익허가 없이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사용·수익하였지만 변상금 부과처분은 할 수 없는 때에도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성립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변상금 부과·징수의 요건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 요건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두7732 판결 참조).

이처럼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 제4항 , 제5항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은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법적 성질을 달리하므로, 국가는 무단점유자를 상대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와 별도로 국유재산의 소유자로서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구 국유재산법 제32조 제3항 , 구 국유재산법 시행령(2009. 7. 27. 대통령령 제2164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2항 에 의하여 국유재산 중 잡종재산(현행 국유재산법상의 일반재산에 해당한다)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원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원고는 무단점유자를 상대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와 별도로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한편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대부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권한 없이 2005. 7. 1.부터 2008. 12. 31.까지 국가 소유의 잡종재산인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한 사실, 원고는 위 기간 동안의 무단점유를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변상금을 부과하였으나 이를 납부받지 못하자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는 것으로서 적법하다.

2. 부당이득반환의 경우 수익자가 반환하여야 할 이득의 범위는 손실자가 입은 손해의 범위에 한정되고, 손실자의 손해는 사회통념상 손실자가 당해 재산으로부터 통상 수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상당액이다 ( 대법원 1997. 7. 11. 선고 96다31581 판결 참조). 그런데 국가가 잡종재산으로부터 통상 수익할 수 있는 이익은 그에 관하여 대부계약이 체결되는 경우의 대부료이므로, 잡종재산의 무단점유자가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유재산 관련 법령에서 정한 대부료 상당액이다.

나아가 ① 구 국유재산법 제38조 제1항 , 제25조의2 제1항 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1년을 초과하여 계속 점유하거나 사용·수익한 사람에 대하여 행하는 대부료의 감액 조정(이하 이와 같이 조정된 대부료를 ‘조정대부료’라고 한다)은 의무적인 것이 아니고 행정청의 재량에 의하여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점, ② 대부료의 감액 조정은 적법하게 대부계약을 체결한 후 1년을 초과하여 잡종재산을 점유 또는 사용·수익하는 성실한 대부계약자를 위한 제도인바, 무단점유자에 대하여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것은 대부료 조정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점, ③ 무단점유자가 1년을 초과하여 점유한 경우 조정대부료를 기준으로 부당이득을 산정하면, 장기간의 무단점유자가 오히려 대부기간의 제한을 받는 적법한 대부계약자나 단기간의 무단점유자에 비하여 이익을 얻는 셈이어서 형평에 반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당이득 산정의 기초가 되는 대부료는 조정대부료가 아니라 구 국유재산법 제38조 제1항 , 제25조 제1항 이 정한 방법에 따라 산출되는 대부료라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반환하여야 하는 부당이득이 조정대부료 상당액이라고 판단하여 조정대부료 상당액인 13,684,799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만을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가 반환하여야 하는 부당이득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은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구 국유재산법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와 별도로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따라서 이 사건 소도 적법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찬성할 수 없다.

가.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은 국유재산을 대부 또는 사용·수익허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점유하거나 사용·수익한 자에 대하여 대부료 또는 사용료의 100분의 120에 상당하는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하는 한편, 같은 조 제4항 , 제5항 에서는 변상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국세징수법의 체납처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변상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국유재산의 무단점유로 인한 이익의 환수에 관하여 특별한 구제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이 행정주체가 효율적으로 권리를 행사·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서 간이하고 경제적인 권리구제절차를 특별히 마련해 놓고 있는 경우에는, 행정주체로서는 그러한 절차에 의해서만 권리를 실현할 수 있고 그와 별도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권리의 만족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보는 것이 신속하고 경제적인 행정목적의 실현을 위하여 특별구제절차를 마련한 관련 법령의 취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기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태도이기도 하다(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8630 판결 ,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122 판결 등 참조).

특히 국유재산 중 이 사건 토지와 같은 잡종재산에 관한 법률관계는 사경제주체로서의 국가를 거래 당사자로 하는 것이어서 사법의 적용을 받음이 원칙임에도,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는 잡종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해서까지 대부료의 120%에 상당하는 중한 변상금을 부과하고, 국세징수법의 체납처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이를 강제징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특별한 공법적 규율을 하고 있다.

나아가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에 의하여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게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행정주체의 재량이 허용되지 않는 기속행위로서 (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두7602 판결 참조), 행정주체의 선택에 의하여 그 부과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와 관련하여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가 가능한 경우에는 변상금 부과·징수의 방법에 의해서만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사용으로 인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으며, 그와 별도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것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다수의견은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별개의 권리라는 점을 전제로, 변상금 자체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과 달리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를 상대로 하는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는 허용된다고 보는 듯하나, 이와 같은 이해는 타당하지 아니하다.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이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점유나 사용·수익의 개시가 법률상 아무런 권원 없이 이루어진 경우 정상적인 대부료 또는 사용료를 징수할 수 없으므로 그 대부료나 사용료 대신 변상금을 징수한다는 취지로서( 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누5211 판결 참조),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것임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변상금의 액수가 대부료 또는 사용료의 120%에 상당하는 금액이어서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한 제재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변상금의 본질은 국유재산을 무단으로 점유·사용함으로 인한 대부료 내지 사용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기본으로 하면서 거기에 징벌적 성질을 가미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지, 이를 이유로 변상금 부과·징수와 부당이득반환을 전혀 별개의 것으로 이해할 것은 아니다.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은 공법상의 권리이고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사법상의 채권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이 양자 모두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을 환수하는 것을 본질로 하므로, 변상금 부과·징수는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공법적인 형태로 규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특히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가 사경제주체로서의 법률관계가 문제되는 잡종재산의 무단점유에 관하여도 동일하게 규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결국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그 본질이 다르지 아니한바, 양자를 전혀 별개의 권리로 보는 다수의견은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 설령 다수의견과 같이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별개의 권리로 본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 권리 전부의 선택적인 행사를 허용하여야 할 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고, 권리 발생의 근거가 되는 법령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권리 행사의 우열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는 변상금의 징수를 위하여 국세징수법상의 체납처분 규정에 의한 강제징수라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제방법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체법적으로도 통상 대부료 또는 사용료로 산정되는 부당이득금보다 20% 증액된 금액을 변상금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등의 특별한 취급을 하고 있다.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가 위와 같이 규정한 이유는, 국유재산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위치도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반면 관리청의 인적·물적 자원은 제한될 수밖에 없으므로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와 관련한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수단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5두11463 판결 참조).

같은 맥락에서 구 국유재산법은 위 규정 외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국유재산을 점유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하는 때에는 행정대집행법을 준용하여 철거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제52조 ), 국유재산의 관리에 관한 사무를 위임받은 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그 임무에 위반한 행위를 함으로써 그 재산에 대하여 손해를 끼친 때에는 변상의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제54조 )의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구 국유재산법의 입법 취지는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행사에 우선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변상금 부과·징수권과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양자의 선택적인 행사를 허용할 것이 아니라, 변상금 부과·징수가 가능한 경우에는 변상금 부과·징수에 의해서만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사용으로 인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구 국유재산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출입이 쉽고 공연 보기도 좋은 특별관람석 입장권을 제공하였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굳이 이에 더하여 출입·관람이 불편한 일반관람석 입장권까지 추가로 제공할 일은 아니다. 권리의 남용을 경계하듯 권리의 과잉도 경계하여야 한다.

라. 한편 국세징수법의 체납처분의 규정을 준용한 변상금의 강제징수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 외에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허용하면, 변상금 부과처분에 순순히 응하여 변상금을 납부한 사람은 부당이득금보다 무거운 변상금을 부담하게 되고, 변상금 부과처분에 응하지 아니한 사람은 그보다 가벼운 부당이득금에 대하여만 강제집행의 부담을 지게 되어 형평에도 반하며, 궁극적으로는 행정처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상실시켜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에 의한 변상금 제도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할 위험도 있다. 그 결과 무단점유로 인한 변상금을 바로 내는 것보다는 안 내고 버티면서 민사소송을 당하는 것이 더 낫다는 풍조가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들 사이에 번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마. 끝으로 다수의견처럼 굳이 변상금 부과·징수권의 행사와 별도로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허용하는 것이 법정책적으로 옳은 것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수의견은, 잡종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무를 위탁받은 원고의 경우 직접 국세징수법의 체납처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변상금을 징수할 수는 없고 구 국유재산법 제51조 제5항 에 따라 관할세무서장 등으로 하여금 체납된 변상금을 강제징수하게 하는 것만 가능한데, 현실적으로는 관할세무서장 등의 협조를 얻지 못하여 변상금의 징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사정을 고려하여, 별도의 민사집행을 위한 권원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원고가 법에서 특별히 허용하는 간이한 방법의 강제징수 대신 굳이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되는 민사소송을 통한 집행권원을 얻어 법원의 힘을 빌려 권리를 실현하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 국유재산법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권리구제절차를 마련하였음에도 관련 행정기관들의 부적정한 업무처리로 그 권리구제절차가 충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하여 또 다른 구제방법인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쉽게 허용하는 것은 법률의 해석을 잘못된 제도 운영의 결과에 맞추는 것으로서 본말이 전도된 것이며, 국가 또는 원고로 하여금 잘못된 현실을 개선하게 하기보다는 이에 안주하도록 도와 주는 결과가 되어 바람직하지 않다.

법률이 특별히 마련한 권리구제절차를 애써 외면하고 비정상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는 행정기관의 잘못된 업무처리관행을 고치게끔 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 편을 들어 거기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행정기관의 오랜 잘못된 관행을 그것이 더 굳어지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그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바. 결론적으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소가 적법함을 전제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당부에 관하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민사소송법 제437조 에 따라 자판하여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하는 것이 옳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주심)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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