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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다74900 판결

[사해행위취소][공2006.10.15.(260),1729]

판시사항

[1] 법원이 합리적 근거 없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구분하거나 분할대상 재산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재산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부부 일방이 혼인 중에 부담한 제3자에 대한 채무가 이혼시 청산대상이 되는 경우

[3] 협의이혼을 예정하고 재산분할 협의를 한 후 이혼신고일까지 사이에 재산분할 대상인 채무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 재산분할시 참작하는 방법

[4] 채무자가 연속하여 수개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경우, 그 처분행위의 사해성 판단 방법

[5]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평가에 관한 특례규정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6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63조 제6호 가 비상장주식의 1주당 가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법인의 순자산가액을 평가하는 경우에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법원이 합리적 근거 없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구별하여 분담비율을 달리 정한다거나, 분할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함으로써 분할할 적극재산의 가액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현행 부부재산제도는 부부별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부부 각자의 채무는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때에는 청산의 대상이 되며, 그 채무로 인하여 취득한 특정 적극재산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그 채무부담행위가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혼인 중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는 것으로 보아 청산의 대상이 된다.

[3] 협의이혼을 예정하고 미리 재산분할 협의를 한 경우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있어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액수는 협의이혼이 성립한 날(이혼신고일)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재산분할 협의를 한 후 협의이혼 성립일까지의 기간 동안 재산분할 대상인 채무의 일부가 변제된 경우 그 변제된 금액은 원칙적으로 채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채무자가 자금을 제3자로부터 증여받아 위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감소된 채무액만큼 분할대상 재산액이 외형상 증가하지만 그 수증의 경위를 기여도를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하고, 채무자가 기존의 적극재산으로 위 채무를 변제하거나 채무자가 위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에는 어느 경우에도 전체 분할대상 재산액은 변동이 없다.

[4] 채무자가 연속하여 수개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경우에는 각 행위별로 그로 인하여 무자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사해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일련의 행위를 하나의 행위로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이를 일괄하여 전체로서 사해성이 있는지 판단하게 되고, 이 때 그러한 특별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처분의 상대방이 동일한지, 처분이 시간적으로 근접한지, 상대방과 채무자가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처분의 동기 내지 기회가 동일한지 등이 구체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

[5]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평가에 관한 특례규정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1998. 12. 31. 대통령령 제159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제6호 가 적용되는 것은 평가대상재산 그 자체에 사실상 임대차계약 등이 체결된 경우이고 그 재산가액을 산정하기 위한 기초로 되는 다른 재산에 임차권 등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에까지 이를 적용하여 그 재산을 평가하고 이에 터 잡아 당해 재산가액을 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평가대상재산인 비상장주식의 시가를 알기 어려워 위 시행령 제54조 제1항 소정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1주당 가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당해 법인의 순자산가액을 평가하는 경우에까지 이를 적용하여 그 부동산 등을 평가할 것은 아니다.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 담당변호사 이영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구 국세징수법(1999. 12. 28. 법률 제6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가 규정하는 사해행위의 취소의 소도 민법 제406조 가 정하는 사해행위취소의 소의 일종이므로, 그 행사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 제406조 제2항 의 제소기간 내에 제기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다3061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민법 제406조 제2항 에 정해진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말하므로,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한 사실을 안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의 처분행위로 인하여 채권의 공동담보가 부족하게 되거나 이미 부족한 공동담보가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만족시킬 수 없게 되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하며, 채권자가 세무조사를 통하여 채무자의 재산에 보전압류처분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취소의 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도 없다(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26475 판결 , 2001. 11. 27. 선고 2001다25627 판결 , 2006. 1. 26. 선고 2005다37185 판결 등 참조).

기록과 원심판결에 나타난 이 사건 세무조사의 경위와 소외 1의 복잡한 재산소유 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원고가 세무조사 당시 소외 1의 적극·소극재산의 규모를 모두 파악하여 이 사건 증여계약이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임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해행위취소의 소의 제소기간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판단누락의 위법은 없다. 상고인이 들고 있는 대법원 1997. 5. 9. 선고 96다2606, 2613 판결 등은 채무자가 유일한 부동산을 처분하였다는 사실을 채권자가 알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사해의사도 채권자가 알았다고 본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와 사안이 다르다.

따라서 상고이유 제1점은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에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가미된 제도임에 비추어,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이혼을 하면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일정한 재산을 양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반 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되어도, 그 재산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의 규정 취지에 따른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서 취소될 것은 아니나, 상당한 정도를 벗어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초과하는 부분은 사해행위로서 취소의 대상으로 될 수 있다(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다14101 판결 , 2000. 9. 29. 선고 2000다25569 판결 등 참조). 이 때 채무자의 재산분할이 상당한지 여부는 민법 제839조의2 가 정한 재산분할의 일반원칙에 따라 판단하되, 이혼한 당사자 일방의 이익과 채권자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재산분할이 분할자의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것인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다카68 판결 , 2000. 9. 29. 선고 2000다25569 판결 등 참조). 한편, 이혼하는 부부의 일방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총재산가액에서 위 채무액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므933 판결 참조).

원심은 소외 1의 이 사건 조세채무의 발생경위, 피고와 소외 1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증여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당시의 소외 1과 피고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 재산분할 후 소외 1의 잔여 재산과 채무액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증여계약 당시 소외 1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고, 당시 그가 부담하고 있던 채무는 모두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소극재산으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적극재산보다 많아 그 적극재산액에서 소극재산액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는 반면, 피고는 채무는 없이 부부공동생활로 인하여 취득한 적극재산만을 가지고 있어,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관한 피고의 기여도를 100%로 보더라도 소외 1이 피고에게 분할해 줄 재산은 없으므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증여계약 및 근저당권설정계약은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로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의 규정 취지에 따른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으로서 모두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있어서 사해행위의 성립 및 그 취소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 제2점은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법원이 합리적 근거 없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구별하여 분담비율을 달리 정한다거나, 분할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함으로써 분할할 적극재산의 가액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고 (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므718 판결 참조), 부부 중 일방의 재산분할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더 나아가 재산분할의 구체적인 비율을 정할 필요도 없음이 당연하다.

원심이 소외 1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구별하여 분담비율을 달리 정하지 않았고 피고와 소외 1의 재산분할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은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재산분할비율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불비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 제3점은 이유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관하여

가. 현행 부부재산제도는 부부별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부부 각자의 채무는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때에는 청산의 대상이 되며, 그 채무로 인하여 취득한 특정 적극재산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그 채무부담행위가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혼인 중의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는 것으로 보아 청산의 대상이 된다 ( 대법원 2002. 8. 28.자 2002스36 결정 , 2005. 8. 19. 선고 2003므1166, 117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명칭 생략)그룹의 회장인 소외 1은 자신이 대주주인 소외 2 주식회사와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가불금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자기 소유인 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 369,000주를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열사인 소외 3 주식회사와 소외 4 주식회사에게 양도하였고, 원고는 위와 같은 소외 1의 주식양도 및 대금수령에 관하여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를 부과한 사실, 소외 1은 계열사인 소외 5 주식회사의 유상증자대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같은 계열사인 소외 6 주식회사에 유가증권을 입고한 것처럼 꾸민 후 그 대금을 인출한 사실, 소외 1은 (명칭 생략)그룹 운영에 필요한 세금 납부 자금, 주식매입 대금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소외 3 주식회사의 소유인 유가증권을 임의로 인출하여 사용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원심은 피고가 소외 1과 혼인한 후 협의이혼할 때까지 17년 동안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면서 소외 1이 (명칭 생략)그룹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내조한 점을 참작하여 소외 1이 소유한 (명칭 생략)그룹 계열사 주식 등 소외 1의 적극재산 전부를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한편, 앞서 본 소외 1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에 대한 조세채무, 소외 6 주식회사와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채무 또한 피고 부부의 공동재산인 위 주식들의 가치를 유지 또는 향상하는 데 수반하여 발생한 채무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채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나.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기 전에 발생된 것이어야 하지만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 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고, 이는 부부의 이혼으로 인한 협의재산분할이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으로 된 경우에도 같다(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351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재산분할 협의 당시에 이미 채무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 잡아 채무가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무가 성립되었고, 그 채무가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이를 채무자의 무자력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재산분할의 대상으로도 삼아 재산분할의 상당성을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1997. 12. 31. 과세기간 만료로 추상적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1998. 6. 1. 소외 1의 양도소득세 자진신고로 구체적 조세채무로 확정된 이 사건 양도소득세 채무와, 1997. 1. 4. 과다한 양도대금 수령으로 인하여 추상적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1999. 8. 16. 강남세무서장의 부과처분으로 구체적 조세채무로 확정된 이 사건 증여세 채무를 고려하여 이 사건 재산분할 당시의 소외 1의 무자력 여부를 판단하는 한편, 위 각 조세채무를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소극재산으로 삼은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되는 채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다. 증권회사의 대주주가 그 회사의 임원과 공모하여, 회사에 유가증권을 입고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입고한 것처럼 꾸며 대금 상당액을 인출한 경우, 그로 인한 증권회사의 손해액은 인출된 대금 상당액이라고 할 것이므로, 대주주가 그 손해를 전보하기 위해서는 그 대금 상당액을 그대로 증권회사에게 지급하거나 또는 그 금액에 상당하는 유가증권을 매입하여 이를 증권회사에 입고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때에는 그 손해가 완전히 전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이 소외 6 주식회사에 국민주택채권 등 유가증권을 입고한 것처럼 꾸며 그 대금 명목으로 8,786,600,000원을 인출한 후 소외 5 주식회사로부터 인출한 다른 유가증권을 대금 7,388,080,000원에 매도하여 그 대금으로 소외 6 주식회사에 입고한 것처럼 꾸몄던 유가증권과 같은 유가증권을 매입하여 이를 소외 6 주식회사에 입고한 사실을 인정한 후, 소외 6 주식회사의 손해액인 8,786,600,000원 중 소외 1이 실제로 소외 6 주식회사에 입고한 유가증권의 매입금액인 7,388,080,000원 상당의 손해는 전보되었다고 할 것이나, 그 차액인 1,398,520,000원의 손해는 전보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라. (1)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있어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액수는 협의이혼이 성립한 날(이혼신고일)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므2230 판결 참조). 따라서 협의이혼 성립일 이후에 부부 일방이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거나, 부부 일방의 채무가 변제된 경우에도 이와 같은 재산변동 사항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액수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할 것이 아니다.

한편, 협의이혼을 예정하고 미리 재산분할 협의를 한 경우에도 그 기준일에 관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재산분할 협의를 한 후 협의이혼 성립일까지의 기간 동안 재산분할 대상인 채무의 일부가 변제된 경우, 원칙적으로 변제된 금액은 채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채무자가 자금을 제3자로부터 증여받아 위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감소된 채무액만큼 분할대상 재산액이 외형상 증가하지만 그 수증의 경위를 기여도를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하고, 또 채무자가 기존 적극재산으로 위 채무를 변제하거나 채무자가 위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에는 소멸된 채무액만큼 적극재산액도 감소하거나 새로운 채무액이 증가하게 되어 결국 어느 경우에도 전체 분할대상 재산액은 변동이 없다.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소외 1의 벌금채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의 벌금 채무 발생의 원인이 된 범죄사실은, ‘ 소외 1은 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와 함께, 소외 7 주식회사가 1997. 12. 2. 재정경제원으로부터 종합금융업무 정지명령을 받는 바람에 위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자 소외 1과 그 아버지인 소외 8이 소유하고 있던 소외 7 주식회사의 주식을 소외 2 주식회사에게 주가가 폭락하기 전인 1997. 7. 2. 매도한 것처럼 꾸며 그 매매대금 채권과 소외 2 주식회사가 소외 1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가지급금 채권을 상계처리한 다음, 소외 2 주식회사가 위 주식을 소외 9 주식회사에 저가로 되팔아 투자자산처분손실을 입은 것처럼 허위로 계상하여 소외 2 주식회사의 법인세를 포탈하기로 공모하고, 1998. 3. 31. 서울 중부세무서에서 1997.분 소외 2 주식회사의 법인세를 신고납부함에 있어, 사실은 1997. 12. 23. 소외 1과 소외 8 소유인 소외 7 주식회사의 주식 1,548,245주를 소외 2 주식회사가 매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97. 7. 2. 소외 2 주식회사가 위 주식을 1주당 6,760원씩 합계 10,466,136,200원에 매수한 것처럼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한편, 1997. 12. 23. 소외 2 주식회사가 소외 9 주식회사에게 위 주식 중 1,200,000주를 1주당 540원에 매도한 것으로 처리함으로써 소외 2 주식회사가 합계 7,464,000,000원의 투자자산 처분손실을 입은 것으로 허위조작하는 방법으로 소외 2 주식회사의 1997.분 법인세 2,089,920,000원을 적게 납부하여 법인세를 포탈하였다.’는 것인바, 위 범죄사실은 피고와 소외 1이 협의이혼한 1997. 12. 24.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소외 1이 법인세 신고서류에 주식의 매도일을 1997. 7. 2.로 소급하여 기재하였거나 소외 1이 실제로 소외 2 주식회사에게 소외 7 주식회사의 주식을 매도한 날이 1997. 12. 23.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협의이혼 성립일 이전에 벌금 채무 발생의 기초적인 법률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소외 1의 위 벌금 채무 2,089,920,000원은 피고와 소외 1의 이혼성립일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소극재산으로 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해성 판단의 자료가 되는 소극재산으로 삼을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소외 1의 위 벌금채무를 1997. 12. 19. 당시의 소외 1의 소극재산에 포함시켜 채무초과 여부를 판단하고 나아가 재산분할 대상인 소외 1의 소극재산에 포함시켰는바, 이는 앞서 본 법리에 반하는 것으로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그러나 한편, 원심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외 1의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액을 과소평가하고 소외 1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의 시가를 과대평가하여 전체적으로 소외 1의 재산액을 과대평가한 잘못이 있다.

(가) 채무자가 연속하여 수개의 재산처분행위를 한 경우에는 각 행위별로 그로 인하여 무자력이 초래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사해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일련의 행위를 하나의 행위로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이를 일괄하여 전체로서 사해성이 있는지 판단하게 되고, 이 때 그러한 특별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처분의 상대방이 동일한지, 처분이 시간적으로 근접한지, 상대방과 채무자가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처분의 동기 내지 기회가 동일한지 등이 구체적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다779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은 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유가증권을 횡령한 후, (명칭 생략)그룹의 계열사인 소외 2 주식회사와 소외 10 주식회사로부터 돈을 차용하여 소외 3 주식회사에게 1997. 1. 18. 금 1,584,662,000원, 1997. 4. 30. 금 1,357,960,000원, 1997. 12. 3. 금 150,000,000원, 1997. 12. 22. 금 300,000,000원, 1997. 12. 26. 금 493,457,690원, 1997. 12. 30. 금 226,313,238원, 1998. 1. 12. 금 3,000,000,000원, 1998. 1. 14. 나머지 잔액을 각 지급함으로써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기초로 하여 소외 1의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액 중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체결된 1997. 12. 27.까지 변제된 금액을 모두 공제한 후 남은 금액을 고려하여 1997. 12. 19. 당시의 채무초과 여부를 판단하는 한편, 그 금액만을 재산분할의 대상인 소극재산에 포함시켜 재산분할의 상당성을 판단하고 있다.

우선, 1997. 12. 19. 당시의 소외 1의 무자력(채무초과)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보건대,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나타난 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증여계약과 근저당권설정계약의 당사자는 피고와 소외 1로 동일하고, 두 사람은 부부지간이며, 증여계약 체결 후 8일만에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고, 근저당권설정계약의 목적물은 모두 이 사건 증여계약 목적물의 일부이며, 이 사건 증여계약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증여계약과 근저당권설정계약은 하나의 사해행위로 볼 특별한 사정이 있고, 따라서 사해행위에 관한 소외 1의 무자력 여부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증여계약일인 1997. 12. 19.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고, 그 이후에 변제된 금액은 소외 1의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액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재산분할의 상당성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보건대, 이 사건 재산분할 협의일(증여계약일) 이후 피고 부부의 이혼성립일인 1997. 12. 24.까지 사이에 변제된 금액은 소외 1의 채무액에서 공제함이 원칙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1은 소외 2 주식회사와 소외 10 주식회사로부터 차용한 자금으로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를 변제하였으므로,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액 중 감소한 금액만큼 소외 2 주식회사와 소외 10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액이 증가하여 전체적으로 소외 1의 소극재산액은 변동이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재산분할의 상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재산분할 협의일인 1997. 12. 19.부터 이혼성립일인 1997. 12. 24.까지 사이에 변제된 금액을 소외 1의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 한편, 이혼성립일인 1997. 12. 24. 이후의 변제는 피고와 소외 1의 혼인 내지는 부부공동생활과 무관한 것이므로 그 금액 또한 소외 1의 채무액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증여계약일인 1997. 12. 19. 당시의 소외 1의 무자력 여부 및 피고와 소외 1의 재산분할 협의의 상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소외 1의 소극재산은 793,457,690원(1997. 12. 22. 변제된 300,000,000원 + 1997. 12. 26. 변제된 493,457,690원)만큼 추가되어야 한다.

(나)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평가에 관한 특례규정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1997. 12. 31. 법률 제54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 제4호 , 같은 법 시행령 제63조 제6호 에 의하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재산은 1년간의 임대료를 총리령이 정하는 율로 나눈 금액과 임대차보증금의 합계액 및 위 법 제60조 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 중 큰 금액을 당해 재산의 가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평가대상재산 그 자체에 사실상 임대차계약 등이 체결된 경우이고 그 재산가액을 산정하기 위한 기초로 되는 다른 재산에 임차권 등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에까지 이를 적용하여 그 재산을 평가하고 이에 터 잡아 당해 재산가액을 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평가대상재산인 비상장주식의 시가를 알기 어려워 위 시행령 제54조 제1항 소정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1주당 가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당해 법인의 순자산가액을 평가하는 경우에까지 이를 적용하여 그 부동산 등을 평가할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두2585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비상장주식인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의 평가액을 산출하기 위해 위 회사 소유 부동산을 평가함에 있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1항 , 제3항 , 제61조 제1항 제1호 , 제2호 , 제66조 제4호 , 같은 법 시행령 제63조 제6호 에 따라 임대용부동산의 가액을 임대료환산가액으로 평가한 결과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의 1주당 가격을 107,805원으로 산출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소외 2 주식회사 소유 부동산을 기준시가로 평가한 후 위 회사 주식의 1주당 가격을 계산하면 78,527원이 되고, 이 금액에 소외 1의 보유주식수인 131,000을 곱하면, 소외 1이 소유한 소외 2 주식회사의 주식가액은 합계 10,287,037,000원이 되며, 위 금액은 원심이 인정한 소외 1 소유 소외 2 주식회사 주식의 가액 합계금액인 14,122,455,000원보다 3,835,418,000원만큼 감소한 금액이 되어 소외 1의 적극재산도 그 금액만큼 감소하게 된다.

(4) 이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증여계약 체결일 및 피고와 소외 1의 협의이혼 성립일 당시의 소외 1의 적극재산 합계액은 21,252,496,760원(원심이 인정한 적극재산 합계액 25,087,914,760원 - 소외 2 주식회사 주식 가치 감소액 3,835,418,000원)이 되고, 소극재산 합계액은 24,439,091,722원(원심이 인정한 소극재산 합계액 25,735,554,032원 - 벌금 채무액 2,089,920,000원 + 소외 3 주식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채무 증가액 793,457,690원)이 되어, 이 사건 증여계약일 당시 소외 1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 부부의 협의이혼 성립일 당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소외 1의 적극재산 가액에서 소극재산 가액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게 될 뿐 아니라, 소외 1과 피고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모두 합한 순재산액이 883,436,898원( 소외 1의 적극재산 21,252,496,760원 + 피고의 적극재산 4,070,031,860원 - 소외 1의 소극재산 24,439,091,722원)인 반면, 피고는 이미 그 금액보다 훨씬 큰 4,070,031,860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니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관한 피고의 기여도를 100%로 본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피고에게 분할해 줄 재산은 없다. 결국, 이 사건 재산분할은 모두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의 규정에 반하는 것으로서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루어진 재산처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은, 이 사건 증여계약일 및 피고 부부의 협의이혼 성립일 당시의 소외 1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다는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결국 상고이유 제4점은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5점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증여계약은 소외 1이 회장으로 있는 (명칭 생략)그룹의 핵심기업인 소외 6 주식회사가 부도나고, 소외 7 주식회사가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직후 이루어졌으며, 소외 1의 채무의 발생 원인이 되는 주식양도행위, 횡령행위 등에 소외 1이 깊숙이 관여하였고, 이 사건 증여계약 후 소외 1의 재산으로는 경북 성주군에 있는 임야 2필지와 헬스클럽 회원권, 주식 등이 남는데, 소외 6 주식회사와 소외 7 주식회사는 이미 부도가 나거나 영업정지 명령을 받아 그 주식가치가 거의 없고, 소외 1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비상장회사들도 상호출자관계에 있어 그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았으며 실제로 일부 기업은 그 후 파산하는 등 환가 가능한 재산은 거의 없는 반면, 적극재산 가액을 초과하는 여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재산분할 당시 소외 1의 사해의사는 넉넉하게 인정이 되고, 당시 소외 1이 이 사건 조세채무의 정확한 액수에 관하여 알 수 없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소외 1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는 이상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는 추정되는데, 피고가 가정주부로서 (명칭 생략)그룹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추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소외 1의 사해의사를 인정하고 나아가 피고로서는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하였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해행위취소에 있어서의 채무자 및 수익자의 악의 인정 및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 제5점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고현철 김지형 전수안(주심)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3.8.28.선고 99가합4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