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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4. 26. 선고 81누423 판결

[법인세부과처분취소][집31(2)특,121;공1983.6.15.(706),895]

판시사항

가. 새로운 납세의무나 가중된 납세의무를 규정하는 세법조항의 소급적용요건

나. 조세의무를 감경하는 세법조항의 소급효

다. 과세표준 기간인 과세년도 진행 중에 제정된 납세의무를 가중하는 세법의 소급효

라. 구 조세감면규제법 (1978.3.25 법률 제3096호) 제4조의 9 제6항 소정의 법인세 규정이 1978.1.1 이전에 기술개발 준비금으로 계상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새로운 납세의무나 종전보다 가중된 납세의무를 규정하는 세법조항의 소급적용은 과세요건을 실현하는 행위 당시의 납세의무자의 신뢰가 합리적 근거를 결여하여 이를 보호할 가치가 없는 경우, 그보다 중한 조세공평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절실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그 예외를 설정할 수 있다.

나. 조세의무를 감경하는 세법조항에 대하여는 조세공평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 소급효가 허용된다 할 것이다.

다. 과세단위가 시간적으로 정해지는 조세에 있어 과세표준기간인 과세연도 진행중에 세율인상 등 납세의무를 가중하는 세법의 제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충족되지 아니한 과세요건을 대상으로 하는 강학상 이른바 부진정 소급효의 경우이므로 그 과세년도개시시에 소급적용이 허용된다.

라. 구 조세감면규제법 (1978.3.25 법률 제3096호) 제4조의 9 제6항 이 신설한 수시분 법인세는 기술개발준비금의 계상 및 손금산입과 2년후 미사용 상계잔액의 익금산입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바, 위 개정법률부칙 제2조가 위 신설 법인세에 관한 규정은 1978.1.1부터 적용한다고 되어있다 하더라도 위 규정의 소극적용에 의한 과세를 허용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신설 법인세는 1978.1.1 이후에 기술개발준비금이 계상된 경우에 부과될 수 있을 뿐,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위 날자 이전에 기술개발준비금이 계상된 때에는 설사 위 날자 이후에 익금산입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위 신설법인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삼화전기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해동

피고, 상고인

청주세무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조세감면규제법 (1975.12.22 법률 제2795호) 제4조의 9 제1항 내지 제3항 에 따라 기술개발준비금으로 1976. 사업년도에 금 59,647,936원, 1977. 사업년도에 금 93,444,146원을 계산하여 이를 손금에 산입하였다가 1979. 사업년도에 이르러 그 소득금액의 계산에 있어서 위 계산된 용도에 따라 사용하지 아니한 기술개발준비금의 상계잔액을 익금에 산입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심은 피고가 1978.3.25 개정으로 신설된 조세감면규제법(법률 제3096호) 제4조의 9 제6항 을 적용하여 1980.6.14 위 1979. 사업년도에 기술개발준비금의 상계잔액으로서 원고가 익금에 산입한 금액에 대한 법인세액 100원에 대하여 일변 10전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 합계 금 20,141,830원 의 법인세를 수시부과한 이 사건 처분이 조세법률주의나 법률불소급의 원칙 내지 조세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였다.

2. 살피건대, 이미 과거에 행해진 국민의 행위에 대하여 사후에 새로운 공법상의 의무를 부과하거나 과거보다 가중된 의무를 규정하는 법률은 현존법 질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파괴하고, 현재의 행위에 대한 장래의 법적 효과를 예견할 수 없게 하여 국민의 법적 지위에 불안을 초래케 한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과 예견가능성을 저해하게 되므로 법치국가 질서를 기존으로 하는 우리헌법의 해석상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할 것이고( 헌법 제12조 제2항 참조), 국민의 납세의무와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6조 제95조 를 위와 같은 법치국가적 요청에 비추어 고찰한다면 국민에게 새로운 납세의무나 종전보다 가중된 납세의무를 규정하는 세법의 조항은 그 공포시행 이후에 과세요건이 발생하거나 충족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으며, 국가의 과세권은 납세의무자인 국민이 과세요건을 실현하는 행위 당시의 세법규정에 의해 예상할 수 있었던 법적 효과보다 불리한 처분을 할 수 없음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원칙에 대하여는 납세의무자의 신뢰가 합리적 근거를 결여하여 이를 보호할 가치가 없는 경우, 그보다 중한 조세공평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간절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그 예외를 설정할 수 있다 할 것이나, 그런 경우에도 그 예외를 규정한 세법조항이 국민의 납세의무를 가중시키는 것이라면 제한적으로 엄격히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조세의무를 감경하는 세법조항에 대하여는 조세공평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 소급효가 허용됨이 명백하고, 과세단위가 시간적으로 정해지는 조세에 있어서 과세표준기간인 과세년도 진행 중에 세율인상 등 납세의무를 가중하는 세법의 제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충족되지 아니한 과세요건을 대상으로 하는, 강학상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경우이므로 그 과세년도 개시시에 소급적용이 허용되는바 ( 당원 1964.12.15 선고 64누93 판결 1970.3.24 선고 70누19 판결 참조), 이것은 재정경제정책의 필요에 수시 대처할 수 있는 입법자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정당성을 갖는 것이다.

3. 위 조세감면규제법 개정법률 제4조의 9 제6항 이 신설한 수시분 법인세는 기술개발준비금의 계상 및 손금산입과 2년 후 미사용 상계잔액의 익금산입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바, 당시의 법에 따라 기술개발준비금을 설정하여 손금에 산입한 납세자로서는 그 설정한 기술개발준비금을 용도에 따라 사용치 않은 경우에도 2년 후에는 익금산입되는 것을 확정적으로 예상하였을 뿐 그와 같은 처분행위에 별개의 조세부담이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하였다 할 것이므로 설사 기술개발준비금을 계상한 납세자가 그 용도에 따라 이를 사용하지 아니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박탈하려는데 위 신설법인세의 입법취지가 있다 할지라도 이것만으로는 납세자의 위 신뢰를 깨뜨릴 수 있는 조세공평상 내지 공공복리상의 긴절한 필요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법률개정에 의한 신설법인세는 동 개정법률부칙 제2조에 의해 1978.1.1이전에 기술개발준비금이 계상되어 손금산입된 경우에는 부과할 수 없다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위 개정법률에 의한 수시분 법인세 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 1978.1.1 이전 1976., 1977. 양사업년도에 기술개발준비금을 계상하여 손금산입한 원고에 대하여 그 당시 이미 2년 후 확정적으로 예정된 상계잔액의 익금산입이 1978.1.1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만을 이유로 그 익금산입분의 법인세에 추가하여 그 법인세액 100원에 일변 10전에 상당하는 금액을 법인세로 수시부과한 피고의 이 사건 과세처분은 위법하고,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피고의 법인세부과처분을 취소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며, 거기에 소론과 같은 조세감면규제법의 법리오해는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정철(재판장) 김중서 강우영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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