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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8101 판결

[채무부존재확인][공1993.7.1.(947),1539]

판시사항

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2조 제2호 소정의 "당해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의 의의

나. 인부가 통나무를 화물차량에 내려놓는 충격으로 지면과 적재함 후미 사이에 걸쳐 설치된 발판이 떨어지는 바람에 발판을 딛고 적재함으로 올라가던 다른 인부가 땅에 떨어져 입은 상해가 자동차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2조 제2호 에 의하면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당해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당해장치란 운전자나 동승자 및 화물과는 구별되는 당해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장치로서 자동차의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당해 자동차 고유의 장치를 말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각종 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는 운행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나. 인부가 통나무를 화물차량에 내려놓는 충격으로 지면과 적재함 후미 사이에 걸쳐 설치된 발판이 떨어지는 바람에 발판을 딛고 적재함으로 올라가던 다른 인부가 땅에 떨어져 입은 상해가 자동차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제일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여동영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본문 및 제2조 제2호 에 의하면,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고 여기서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위 조문에서 말하는 당해 장치란 운전자나 동승자 및 화물과는 구별되는 당해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장치로서 자동차의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당해 자동차 고유의 장치를 말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각종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는 운행 중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당원 1980. 8.12. 선고 80다904 판결 ; 1988.9.27. 선고 86다카227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 소유의 (차량등록번호 생략) 화물차량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1990.9.23.부터 1991.9.23.까지로 하고 원고는 피고가 위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남을 사상하게 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 및 타인의 재물을 멸실, 파손 또는 오손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키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가 1991.2.8. 16:00경 경북 예천읍 굴머리 소재 대창제재소 내에서 위 화물차량을 정차하여 두고 적재함에 목재를 싣기 위하여 지면과 위 차량적재함 후미 사이에 각목으로 발판을 걸쳐서 설치한 후 위 제재소의 인부 3명과 함께 목재를 적재하는 작업을 하던 중, 먼저 적재함에 올라간 성명불상의 인부가 매고 있던 나무를 차량에 내리는 충격으로 위 차량이 상하로 진동하여 위와 같이 설치한 발판이 차량과 분리되어 떨어지면서 때마침 목재를 메고 위 발판을 딛고 적재함으로 올라가던 소외인이 땅에 떨어져 상해를 입은 사실을 확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과 같이 화물차량이 주행 전에 화물을 적재하기 위하여 적재함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하에 있는 것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정한 운행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사고는 위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이 사건 사고상황을 같은 법이 정한 운행에 포함된다고 본 것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일단 수긍이 된다.

그러나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이와 같은 운행 중에 일어난 모든 사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사고에 대하여서만 그 책임을 지는 것이라 할 것인 바,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위 성명불상의 인부가 메고 있던 통나무를 차량에 내리는 충격으로 위 차량이 상하로 진동하여 위와 같이 설치된 발판이 차량과 분리되어 떨어지는 바람에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났고 그 밖에 같은법 소정의 당해 장치에 해당하는 고정장치의 사용으로 인하여 일어난 것이 아니라면 위 발판은 위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장치가 아니어서 같은법 소정의 당해 장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사고를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사고를 위 자동차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정한 '운행으로 말미암아'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치게 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윤관 김주한(주심) 김용준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92.1.16.선고 91나4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