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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

[부당전직등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6.6.1.(11),1592]

판시사항

[1]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발령권 및 그 한계

[2]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3]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자의 근무내용과 근무장소가 한정된 경우로 볼 수 없고 근로자를 배치전환함에 있어 근로자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고 본 사례

[4] 단체협약에 징계에 관한 규정과는 별도로 해고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그 소정의 해고사유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2]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자의 근무내용과 근무장소가 서울 소재 자동차 무상정비소의 자동차 정비요원으로 한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 설사 그와 같이 근무내용과 근무장소가 한정되어 있어 그에 대한 변경이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이 된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자동차 정비업무부문이 다른 회사로 통합됨에 따라 근로자가 자동차 정비요원으로 근로를 제공할 사업장이 없어지게 되어 위 근로자를 배치전환함에 있어서까지 근무장소와 근무내용이 한정되어 있었음을 이유로 반드시 그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고 본 사례.

[4] 단체협약 제22조에 의하면 징계에 관한 사항은 별도 징계규정에 의하도록 되어 있고, 한편 제23조에는 이와 달리 해고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등 6개항의 해고사유를 열거하면서 그 하나로 제6호에 "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에 의하여 해고가 확정된 경우"를 들고 있으므로 단체협약 제23조 소정의 사유를 이유로 회사의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는 제6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윤종현 외 5인)

피고,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대우조선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대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보조참가로 인한 부분 포함)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 제2점에 대하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89. 2. 28. 선고 86다카2567 판결 , 1991. 9. 24. 선고 90다12366 판결 , 1991. 10. 25. 선고 90다204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위 90다20428 판결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52928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전직명령은 소론이 내세우는 것처럼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단체협약 제16조를 위반하여 소론 주장의 사간 전출을 강요하는 것에 대하여 원고가 항의한 것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 회사가 경영합리화를 위하여 1993. 3. 1.부터 대우국민차 정비업무 부문을 자동차 정비업무가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소외 대우자동차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의 정비업무에 통합하게 되면서 소외 회사에게 그 물적시설만을 양도함에 따라 그 부문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에 대하여 인원감축을 하거나 다시 배치전환을 하여야 할 필요에 의하여 소론 주장의 사간 전출(사간전출)에 동의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소외 회사로의 전적(전적) 처분을 하고, 소외 회사로의 전적을 거부하는 원고에 대하여는 그가 당시 근로를 제공하던 서울 성수동 소재 대우국민차 무상정비소가 소외 회사로 이전되어 그 곳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원고 자신이 원래 근로를 제공하였던 옥포조선소로 배치전환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거기에 단체협약 제16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는 원래 1980. 5. 7. 선박건조 및 수리업, 해양 철구조물 등의 건조업 등을 영위하는 참가인 회사의 옥포조선소에서 입사하여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동차 정비요원으로 지원할 때까지 10년 이상 선거부 펌프반에서 선박건조 관련 업무에 종사하여 왔고, 1990년에 참가인 회사가 조선경기의 불황으로 인한 만성적인 경영적자의 타개책으로 정부로부터 산업합리화 지정을 받은 다음 경영다각화의 일환으로 경자동차인 대우국민차(TICO 승용차)를 생산·판매하게 됨에 따라 원고는 1990. 6. 11. 참가인 회사가 전국 70여 군데에 대우국민차 무상정비소를 설치하여 수행하게 된 자동차 정비업무에 필요한 정비요원으로 지원하여 그 소정 교육을 받은 후 서울 성수동 소재 대우국민차 무상정비소에서 1991. 11. 1.부터 자동차 정비요원으로 근무하였던 것이므로 원고의 경우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무내용과 근무장소가 서울 성수동 소재 대우국민차 무상정비소의 자동차 정비요원으로 한정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뿐 아니라, 설사 그와 같이 근무내용과 근무장소가 한정되어 있어 그에 대한 변경이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이 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자동차 정비업무 부문이 소외 회사로 통합됨에 따라 원고가 자동차 정비요원으로 근로를 제공할 사업장이 없어지게 되어 원고를 배치전환함에 있어서까지 근무장소와 근무내용이 한정되어 있었음을 이유로 반드시 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참가인의 단체협약 제14조 제6항에 "회사는 조합원의 직종전환 교육 및 직종을 변경하여 전환배치할 시는 본인 또는 조합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은 소론과 같으나, 참가인 회사는 1993. 8.경에 참가인 회사의 자동차 정비업무가 소외 회사로 통합되게 되어 정비시설 등의 물적시설이 소외 회사로 이전됨에 따라 정비요원들에 대하여 그들이 소외 회사로 전적을 하든가 그렇지 아니하면 정비요원으로 되기 이전의 원직에 복귀하여야 됨을 설명하였던 것으로 보여질 뿐 아니라(원심증인 안정주의 증언, 기록 175쪽 참조), 설사 이와 같은 협의규정을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원고에 대한 전직명령의 효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전직명령은 업무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달리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정당한 것이라 할 것이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참가인의 단체협약 제22조에 의하면 징계에 관한 사항은 별도 징계규정에 의하도록 되어 있고, 한편 제23조에는 이와 달리 해고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등 6개항의 해고사유를 열거하면서 그 하나로 제6호에 "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에 의하여 해고가 확정된 경우"를 들고 있으므로 단체협약 제23조 소정의 사유를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는 제6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할 것이고, 달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에 소론과 같은 절차 위배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전직명령이 정당한 이상 원고가 이에 불응하여 원심판시와 같이 1993. 10. 5.부터 1994. 3. 17.까지 사이에 장기간에 걸쳐 계속 결근한 것은 위 단체협약 제23조 제4호 소정의 해고사유인 "무계결근 7일 이상 계속하거나 통산 1월에 무계결근 10일 이상 결근한 자"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원고가 결근에 이른 경위, 결근한 기간, 원고의 평소의 근무태도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이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5.4.선고 94구18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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