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잔대금][공2002.2.1.(147),260]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에 비협조적인 경우 매도인이 하여야 할 이행제공의 정도
쌍무계약에 있어서 일방 당사자의 자기 채무에 관한 이행의 제공을 엄격하게 요구하면 오히려 불성실한 상대 당사자에게 구실을 주는 것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일방 당사자가 하여야 할 제공의 정도는 그 시기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합리적으로 정하여야 하고,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잔대금의 지급을 미루는 등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수령할 준비를 아니한 경우에는 매도인으로서도 그에 상응한 이행의 준비를 하면 족하다 할 것인바, 매도인이 법무사사무소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류를 작성하여 주었고 미비된 일부 서류들은 잔금지급시에 교부하기로 하였으며 이들 서류는 매도인이 언제라도 발급받아 교부할 수 있다면 매도인으로서는 비록 일부 미비된 서류가 있다 하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에 대한 충분한 이행의 제공을 마쳤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잔대금 지급기일에 이를 지급하지 않고 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등 계약의 이행에 비협조적이고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수령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던 매수인은 이 점을 이유로 잔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원고 1 외 4인 (소송대리인 인천제일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최재호)
피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백 담당변호사 이석형 외 1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계약해제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들이 피고들에게 1997. 11. 28.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9억 원에 매도하고, 계약 당일 계약금으로 2,000만 원을 지급받는 등 1997. 12. 23.까지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합계 4억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들 소유의 목욕탕 건물이 매각되어야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사정을 참작하여 목욕탕 건물을 매각하지 못하게 되면, 피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으로 합의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원심 증인 소외 1의 증언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고, 나아가 "피고들이 원고들과의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금을 증액하는 대신 피고들에게 계약해제 권한을 유보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그 후 피고들이 계약금을 포기하고 위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의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상 잔금지급기일이 경과하도록 피고들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자 원고 2와 피고 1이 1998. 6. 1. 그 때까지 피고들이 지급한 매매대금 4억 원 중 9,000만 원은 계약금으로, 나머지는 중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계약해제권 유보 및 합의해제 주장에 부합하는 제1심 증인 소외 2, 원심 증인 소외 3(원심판결 제4면 제17행의 '당심 증인 소외 1'은 '당심 증인 소외 3'의 오기로 보인다)의 증언은 각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의 취사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위 계약해제권 유보합의에 부합하는 증거를 배척함에 있어 그 배척증거들 중 '당심 증인 소외 1'이라고 설시한 부분은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당심 증인 소외 3'의 오기에 불과함이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오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동시이행 주장에 대하여
쌍무계약에 있어서 일방 당사자의 자기 채무에 관한 이행의 제공을 엄격하게 요구하면 오히려 불성실한 상대 당사자에게 구실을 주는 것이 될 수도 있으므로 일방 당사자가 하여야 할 제공의 정도는 그 시기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합리적으로 정하여야 하고, 따라서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잔대금의 지급을 미루는 등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수령할 준비를 아니한 경우에는 매도인으로서도 그에 상응한 이행의 준비를 하면 족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36373 판결, 1995. 12. 22. 선고 95다4039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한 판시 인정 사실에 터잡아 원고들은 법무사사무소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류를 작성하여 주었고 미비된 일부 서류들은 잔금지급시에 교부하기로 하였으며 이들 서류는 원고들이 언제라도 발급받아 교부할 수 있는 것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로서는 비록 일부 미비된 서류가 있다 하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에 대한 충분한 이행의 제공을 마쳤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잔대금 지급기일에 이를 지급하지 않고 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등 계약의 이행에 비협조적이고 원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수령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던 피고들은 이 점을 이유로 잔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되지 아니하여 잔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피고들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배척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동시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