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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1847 판결

[해임처분무효확인][공1996.5.1.(9),1218]

판시사항

[1] 해고처분에 대한 명시적 이의 유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후 해고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경우

[2]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행한 직권면직처분의 효력(무효) 및 사후의 동의로 그 하자가 치유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으나,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2] 학교법인이 그 교원을 직권면직함에 있어 사립학교법 및 당해 법인의 정관에 위배되어 무효인 법인 인사규칙에 따라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경우, 그 직권면직처분은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고, 비록 소송 계속중에 학교법인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동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로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학교법인 관악학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원)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 소론이 지적하는 점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 당원 1993. 9. 24. 선고 93다21736 판결 , 1993. 3. 9. 선고 92다2942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직권면직된 날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난 후인 1994. 7. 27. 이 사건 해임처분무효확인의 소송을 제기하고, 그 전인 같은 해 6. 29. 명시적인 조건의 유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나,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처분을 통지받고 이틀 후에 당시 피고 법인의 이사장직무대행자인 소외 정영관에게 이를 항의하는 항의문을 발송하고 그로부터 약 5개월 동안 간헐적으로 관악여자상업고등학교 서무과로 찾아가 자신의 복직을 요구한 점, 원고는 그 무렵 피고 법인으로부터 해고당하여 피고 법인을 상대로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하여 소송 계속중이던 소외 1 등과 위 소송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행동 통일을 하다가 1994. 6. 2. 서울특별시교육청에 이 사건 면직처분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구제를 요청하는 취지의 감사청원서를 제출한 다음 같은 달 29.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이로부터 불과 1개월만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재심청구를 하지 아니하였고,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며 이 사건 직권면직처분일로부터 약 2년 6개월 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다는 등의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소제기 이전에 위 직권면직의 결과를 시인하고 그 효력을 다투지 아니하겠다는 외관을 형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신의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신의칙 또는 금반언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소론이 지적하는 당원의 판례( 당원 1991. 10. 25. 선고 90다20428 판결 , 1992. 3. 13. 선고 91다39085 판결 , 1993. 9. 24. 선고 93다21736 판결 등 참조)들은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사립학교법 및 피고 법인 정관 등 관계 규정을 살펴보면, 피고 법인이 원고를 직권면직함에 있어 사립학교법 및 피고 법인의 정관에 위배되어 무효인 피고 법인 인사규칙 제33조 단서에 따라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처분은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한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소론과 같이 이 사건 소송의 계속중에 피고 법인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동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로 위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원심의 변론이 종결된 다음 피고가 징계위원회로부터 위 직권면직에 대한 동의를 얻었음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음에도 원심이 변론을 재개하여 위 직권면직처분의 절차의 적법성에 대하여 심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소론이 지적하는 당원의 판례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10.17.선고 95나16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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