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8. 7. 24. 선고 96누18076 판결

[조정관세부과처분취소][공1998.9.1.(65),2251]

판시사항

[1] 전체가 동일한 종류라고 신고된 수입 합판에 있어 수송포장단위인 번들을 기준으로 2개 이상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그 중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한 검사 결과에 따라 관세율표상 품목분류를 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2] 수입 합판의 품목분류에 있어 호의 용어 및 관련 부 또는 류의 주에 의하여 이를 정할 수 있는 경우, 관세율표의 해석에 관한 통칙 제3호의 (나)의 적용 여부(소극)

[3] 세법상 가산세 부과 요건

판결요지

[1] 수출입물품 검사에 관한 관세법 제140조 제1항, 제2항, 수입통관사무처리규정(1993. 6. 1. 관세청 고시 제93-799호) 제3-2-5조 제1항, 제2항, 제3-2-7조 제2항, 제3-2-11조 제1항, 제2항 등의 규정에 의하면 수출입물품 검사는 수송포장단위를 기준으로 2개 이상만 검사하면 되고, 그 시료채취의 방법에 관하여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전체가 동일한 종류의 물품이라고 신고한 수입 합판에 있어 수송포장단위인 번들을 기준으로 하여 2번들 이상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그 가운데서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한 검사 결과에 따라 위 합판이 조정관세의 대상이라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2] '관세율표 해석에 관한 통칙' 제1호, 제2호, 제3호 등의 규정들에 의하면, 수출입 물품의 품목분류에 관하여 호의 용어 및 관련 부 또는 류의 주에 의하여 이를 정할 수 없을 때 비로소 혼합물 또는 복합물 등의 분류방법에 관한 해석통칙 제3호의 (나)의 적용이 있다 할 것인바, 수입 합판이 품목분류번호 4412.11에서 정하고 있는 조정관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합판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육안 및 분석검사에 의하여 밝혀진 그 구성 목재의 수종에 따라 바로 판정된다면 이는 해석통칙 제1호에서 말하는 "호의 용어 및 관련 부 또는 류의 주에 의하여 결정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어서, 위 합판의 품목분류에 대하여 해석통칙 제3호의 (나)가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3] 세법상의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납세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에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의무자에게 그 의무의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세법상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부과되어야 한다.

원고,상고인

현대종합목재산업 주식회사 외 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홍은)

피고,피상고인

인천세관장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관세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140조 제1항은, "세관공무원은 수출입하고자 하는 물품에 대하여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제2항은, "관세청장은 검사의 효율을 거두기 위하여 검사대상·검사범위·검사방법 등 필요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수입물품의 통관에 관한 처리지침을 규정하는 수입통관사무처리규정(1993. 6. 1. 관세청 고시 제93-799호, 이하 '사무처리규정'이라 한다) 제3-2-5조 제1항은, 검사의 범위에 관하여 "물품의 검사는 발췌검사를 원칙으로 하되,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전량검사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2항은, "발췌검사시 검사를 하여야 할 물품과 수량의 결정은 수입업무 담당과장이 특별히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검사담당 세관공무원이 결정하되, 물품의 품명, 규격 등의 동일성과 포장단위별 수량의 동일성 및 포장상태 등을 종합 판단하여 동일한 포장상태별 수송포장단위를 기준으로 2개 이상을 검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제3-2-7조 제2항은, 검사방법에 관하여, "검사담당 세관공무원은 개장검사 전에 물품에 대한 품명, 수량 및 가격과 포장의 종류·기호·번호 및 개수와 화주명, 원산지표시 등을 신고서류와 대조하여 확인하고 개장 후에는 내용품과 신고사항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제3-2-11조 제1항은, 분석의뢰에 관하여, "검사담당 세관공무원은 검사 결과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을 확인하기 위하여 물리적, 화학적 실험에 의하여 그 내용을 확인하여야 하는 등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경우에는 세관분석실에 의뢰하거나 당해 물품에 관한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품목분류와 규격의 정확성, 제2호로 물품용도의 적정, 제3호로 현품에 표시된 성분, 함량 또는 효능의 일치, 제4호로 기타 수출입공고 등의 운용과 통관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한 확인사항을 각 규정하고, 그 제2항은 "검사담당 세관공무원이 분석의뢰를 하고자 할 때에는 당해 물품의 검사 결과와 분석요구사항을 분석의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들은 1993. 8. 3.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사이에,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가구제작용 합판에 관하여 피고에게 수입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 합판이 관세법제12조의2의규정에의한당면등의관세율변경에관한규정중개정령(1993. 7. 31. 대통령령 제13944호, 이하 '개정령'이라 한다)에 따라 조정관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메란티(Meranti)류 수종으로 구성된 것임을 전제로, 법 제7조 제1항 별표인 관세율표에 따른 품목분류번호를 4412.11-1000으로 기재하고 기본세율 9%를 적용하여 산정한 관세 및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고 수입면허를 받아 통관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합판을 포함한 원고들의 수입합판들에 대한 통관검사를 함에 있어서, 원고들은 수 년 동안 합판 수입실적이 많았던 국내 유수의 합판 수입업체들로서 그 당시 원고들이 신고물품 전체가 동일한 종류라고 신고하였고, 또 그 신고내용을 의심할 만한 아무런 정보나 근거도 없었으므로, 신고물품의 포장단위인 번들(Bundle)을 기준으로 하여 각 신고번호 별로 2번들 이상씩에 대하여 개장 전에는 품명, 수량 및 가격과 포장의 종류, 기호, 번호 및 개수와 화주명, 원산지표시 등을 신고서류와 대조하여 확인하고 개장 후에는 내용품과 신고사항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실시하였으며, 다만 그 수종만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곤란하여, 원고들을 대리한 관세사 사무원과 보세장치장의 직원의 입회 아래 동일한 품명과 규격으로 신고되고 동일한 포장단위로 포장된 것들 중에서 각 신고번호 별로 그 신고물품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시료 1매씩 총 174점의 시료를 채취한 다음 이를 첨부하여 임업연구원에 그 구성수종의 분석을 의뢰한 사실, 그 후 임업연구원에서 위 시료들을 분석한 결과 그 중 113점의 성분은 메란티류 수종이고, 37점의 성분은 수종미상이며, 이 사건 합판들에서 채취된 시료들인 24점의 성분은 메란티류가 아닌 아피통(Apitong) 등 다른 수종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감정결과를 피고에게 통보한 사실, 피고는, 이에 따라 이 사건 합판을 조정관세의 적용대상인 품목분류번호 4412.12-1000으로 분류하고, 조정관세율 15%를 적용하여 관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고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합판에 대하여 실시한 검사 및 분석의뢰는 사무처리규정 소정의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한편 위 규정에 의하면 수송포장단위를 기준으로 2개 이상만 검사하면 되고, 그 시료채취의 방법에 관하여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원고들이 전체가 동일한 종류의 물품이라고 신고한 이 사건 합판의 수송포장단위인 번들을 기준으로 하여 2번들 이상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그 가운데서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한 검사 결과에 따라 이 사건 합판이 조정관세의 대상이라고 판단한 이상,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관세법 별표인 관세율표 첫머리의 '관세율표의 해석에 관한 통칙'(이하, 해석통칙이라고 한다)은, "이 표의 품목분류는 다음의 원칙에 의한다."라고 하고, 그 제1호에서 "법적인 목적상의 품목분류는 각 부·각 류·각 번호(이하 '호'라 한다)의 용어 및 관련부 또는 류의 주에 의하여 결정하되, 이러한 각 호 또는 주에서 따로 규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 통칙 제2호 내지 제6호에서 규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하고, 제2호는, "이 통칙 제1호에 의하여 품목분류를 결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다음에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하고 이어서 (가) 불완전 또는 미완성 물품을 규정하고, (나) 혼합물 또는 복합물을 규정하면서 2종 이상의 재료 또는 물질로 구성된 물품의 분류는 이 통칙 제3호에서 규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며, 제3호는 "이 통칙 제2호의 (나) 또는 기타 다른 이유로 동일한 물품이 둘 이상의 호에 분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의 품목분류는 다음에 규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제3호의 (나)로서 혼합물 또는 복합물 등의 분류방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들에 의하면, 품목분류에 관하여 호의 용어 및 관련 부 또는 류의 주에 의하여 이를 정할 수 없을 때 비로소 해석통칙 제3호의 (나)의 적용이 있다 할 것이다 .

그러나 관세율표의 품목분류표에 의하면, 합판은 제9부 제44류에 속하는 물품으로서, 그 중 개정령에 의하여 조정관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합판은 품목분류번호 4412.11의 "적어도 한쪽 외면의 프라이가 다음의 열대산 목재의 것:다크레드메란티·라이트레드메란티·백라왕·시뽀·림바·오꾸메·오베체·아까쥬다푸리케·사뺄리·바보엔·마호가니·파리산드레드브라질 또는 봐스테로즈페멜레"로 되어 있다. 따라서 위 규정들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합판이 품목분류번호 4412.11에서 정하고 있는 합판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육안 및 분석검사에 의하여 밝혀진 그 구성 목재의 수종에 따라 바로 판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해석통칙 제1호에서 말하는 "호의 용어 및 관련 부 또는 류의 주에 의하여 결정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합판의 품목분류에 대하여 해석통칙 제3호의 (나)가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고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합판의 품목분류에 대하여 해석통칙 제3호의 (나)를 적용함이 없이 그 구성 목재의 수종분석 결과에 따라 곧바로 이 사건 합판을 조정관세의 적용대상인 품목분류번호 4412.12-1000으로 분류한 피고의 조치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관세율표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비추어 보면, 임업연구원의 분석결과는 시료인 합판의 양쪽 외면 프라이를 구분하여 수종분석을 한 자료가 아니어서 적법한 검사방법이 되지 못한다고 하는 주장은 원고들이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내세우는 새로운 사실에 관한 것이고, 원심에서는 이를 주장한 바 없었음이 명백하므로, 이는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24325 판결, 1997. 12. 12. 선고 97누12235 판결 등 참조).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법 제17조의4 제1항은, 세관장은 신고납부한 세액이 납부하여야 할 세액에 미달한 경우에 그 부족한 관세액을 징수하는 때에는 그 징수세액의 100분의 10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른 법 시행령 제5조의9 제1항은 법 제17조의4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징수할 가산세액은 그 징수세액의 100분의 10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세법상의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납세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에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의무자에게 그 의무의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세법상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부과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누10181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합판의 생산과정에서 원고들이 당초 주문한 인도네시아산 레드메란티 수종의 목재 이외에 조정관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비메란티류 수종의 목재로 제작된 합판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로서 원고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인바, 위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과세율이 상이한 비메란티류 수종의 합판을 따로 분류하여 수입신고를 하거나, 그 분류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신고시 그와 같은 사실을 적시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각 수입신고시 마다 해당 합판 전체가 메란티류 수종의 목재로 구성된 것으로서 조정관세부과대상이 아니라고 하여 기본세율에 의한 관세를 신고·납부함으로써 정당한 과세권 행사에 차질을 가져오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에게 관세 등 납부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가산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가산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10.9.선고 95구23844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