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63990 판결
[유족보상금등][미간행]
AI 판결요지
[1] 선원근로계약에 기하여 선박에 승선한 선원이 선박의 항해 중 기항지에 상륙하여 다른 선원들과 모임을 갖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직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해양근로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러한 모임의 개최와 이를 위한 하선 및 귀선에 대하여 선장의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한편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까지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선박소유자 등을 대리하는 선장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2] 선박이 필리핀 다바오항에 기항하여 일시 정박하던 중 선장, 기관장, 1등 항해사, 1등 기관사 등이 함께 하선하여 저녁회식을 하고 노래방에 갔다가 1등 항해사와 1등 기관사가 먼저 돌아간 후 선장이 기관장과 함께 택시로 귀선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기관장이 사망하는 재해가 발생한 사안에서, 위 저녁 모임은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적 모임이 아니라 고급선원으로 분류되는 1등 기관사의 ‘연가회식’ 자리로 마련되어 선장 이하 고급선원 전원이 모두 참석하였는데, 해양근로의 특성상 위 모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한 선장의 지휘·감독 아래 진행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시사항

[1] 선원근로계약에 기하여 선박에 승선한 선원이 항해 중 기항지에 상륙하여 다른 선원들과 모임을 갖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직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선원근로계약에 기하여 선원에 대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선박용선회사를 대신하여 특수한 관계에 있는 다른 회사가 보험에 가입한 경우, 위 회사가 선박용선회사의 재해보상의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이라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래 담당변호사 김인일)

피고, 상고인

이스트윈드 마리타임 인크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서영화외 4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선원근로계약에 기하여 선박에 승선한 선원이 선박의 항해 중 기항지에 상륙하여 다른 선원들과 모임을 갖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직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해양근로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러한 모임의 개최와 이를 위한 하선 및 귀선에 대하여 선장의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한편 그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까지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그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선박소유자 등을 대리하는 선장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이 사건 선박이 필리핀 다바오항에 기항하여 일시 정박하던 중 선장, 기관장, 1등 항해사, 1등 기관사 등이 함께 하선하여 저녁회식을 하고 노래방에 갔다가 1등 항해사와 1등 기관사가 먼저 돌아간 후 선장이 기관장과 함께 택시로 귀선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기관장이 사망하는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선박의 기관장(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외국 항구에 기항한 후 선장과 함께 하선하여 해양근로로 인한 긴장을 해소하고 노동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행위를 하다가 이 사건 재해를 당한 것이고 그 당시 선장의 지배·관리를 받고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재해가 직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위 저녁 모임은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적 모임이 아니라 고급선원으로 분류되는 1등 기관사의 ‘연가회식’ 자리로 마련되어 선장 이하 고급선원 전원이 모두 참석하였음을 알 수 있고, 해양근로의 특성상 위 모임은 그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한 선장의 지휘·감독 아래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위 모임의 전 과정은 선박소유자 등을 대리한 선장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재해를 직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의 위 판단은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해 보이는 면이 없지 않으나 그 정당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직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망인이 피고 이스트윈드 마리타임 인크(이하 ‘피고 이스트윈드’라고 한다)와 사이에 파나마 선적의 이 사건 선박에 기관장으로 승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취업선원 재해보상에 관한 규정(해양수산부 고시 제2001-96호, 이하 ‘이 사건 보상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재해보상을 받기로 약정한 후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였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해를 당한 사실, 위 계약 당시 피고 이스트윈드는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인 피고 아폴로 쉽핑 프라퍼티즈 에스 에이(이하 ‘피고 아폴로쉽핑’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선박을 용선하여 운항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들은 그 대표이사가 동일하고 이 사건 재해 당시 파나마에 법인소재지를 두고 있었던 점, 이 사건 보상규정 제17조 등에 의하면 피고 이스트윈드가 망인에 대한 재해보상을 위한 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 있는데 피고 이스트윈드가 아닌 피고 아폴로쉽핑이 그 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 아폴로쉽핑은 피고 이스트윈드와 연대하여 이 사건 보상규정에 의한 재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망인을 이 사건 선박의 선원으로 고용한 피고 이스트윈드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기하여 망인에 대한 재해보상과 이를 위한 보험가입의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있음에도 이 사건 선박의 소유자로서 피고 이스트윈드와 특수한 관계에 있다고 보이는 피고 아폴로쉽핑이 피고 이스트윈드 대신 그 재해보상을 위한 보험에 가입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아폴로쉽핑은 피고 이스트윈드의 망인에 대한 재해보상의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원심의 위 판단은 이유 설시가 불비하나 결론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재해보상의무 또는 연대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박시환(주심) 김능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