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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다83182 판결
[입찰참가자격지위확인][공2015상,169]
판시사항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의 적용 대상인 정부투자기관이 사경제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사법)상 계약에 사법의 원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구 정부투자기관회계규칙의 각 규정 때문에 정부투자기관이 계약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계약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지 여부(소극) 및 계약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이 무효가 되는 경우

판결요지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2007. 1. 19. 법률 제8258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 제1호로 폐지)의 적용 대상인 정부투자기관이 일방 당사자가 되는 계약(이하 ‘공공계약’이라 한다)은 정부투자기관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사법)상의 계약으로서 본질적인 내용은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에 관한 법령에 특별한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2006. 10. 4. 법률 제8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20조 에서 ‘투자기관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공정한 경쟁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하여는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 ), ‘ 제2항 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기준·절차 및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며( 제3항 ), 재정경제부령인 구 정부투자기관회계규칙(2007. 6. 29. 재정경제부령 제567호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규칙 부칙 제2조로 폐지)은 제2조 제2항 에서 ‘투자기관의 계약에 관하여 이 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위 각 규정 때문에 정부투자기관이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위하여 계약상대방과의 계약에 근거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계약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고,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러한 계약내용이나 조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것은 아니다.

다만 공공계약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내용이 앞서 본 계약 관계 법령에 위반하거나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계약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이 분명하여 이를 무효로 하지 않으면 공공계약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로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평일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형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위 법은 2007. 1. 19. 법률 제8258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 제1호에 의하여 폐지되었다)의 적용 대상인 정부투자기관이 일방 당사자가 되는 계약(이하 ‘공공계약’이라 한다)은 정부투자기관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사법)상의 계약으로서 그 본질적인 내용은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에 관한 법령에 특별한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 대법원 2012. 9. 20.자 2012마1097 결정 등 참조).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2006. 10. 4. 법률 제8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20조 에서 ‘투자기관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공정한 경쟁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하여는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 ), “ 제2항 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기준·절차 및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며( 제3항 ), 재정경제부령인 구 정부투자기관회계규칙(2007. 6. 29. 재정경제부령 제567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은 제2조 제2항 에서 “투자기관의 계약에 관하여 이 규칙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위 각 규정 때문에 정부투자기관이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위하여 계약상대방과의 계약에 근거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계약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이 금지되거나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고,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러한 계약내용이나 조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것은 아니다.

다만 공공계약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내용이 앞서 본 계약 관계 법령에 위반하거나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계약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이 분명하여 이를 무효로 하지 않으면 공공계약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로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2.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특수조건은 이 사건 각 계약에 종속된 이른바 사법상의 위약벌의 합의로서 원칙적으로 그 유효성이 인정되고, 다만 사인 간의 위약벌 약정과 마찬가지로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벗어나는 경우 그 전체 또는 일부가 무효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특수조건이 예상하는 제재는 피고가 실시하는 입찰에 참가할 것을 제한하는 것에 한정되고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입찰에 참가하는 것을 제한하는 경우와 무관하기 때문에 관계 법령이 그대로 적용되는 성질의 것이 아닌 점, 이 사건 각 계약이 체결될 당시의 관계 법령에 의하더라도 정부투자기관의 장은 계약의 상대방이 계약의 체결·이행과 관련하여 임·직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경우 1월 이상 2년 이하의 범위 내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고, 다만 그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거나 기타 정상을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6월의 범위 내에서 이를 감경할 수 있는 것일 뿐이므로, 이 사건 특수조건이 뇌물액수 등에 관계없이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최상한의 기간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기간을 정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당시 시행 중이던 관계 법령을 위반하였다거나 그 취지에 반한다고도 할 수 없는 점, 낙찰자가 계약이행과 관련하여 관계직원에게 직·간접적으로 금품, 향응 등의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게 되면 이 사건 각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 개인의 문제로 귀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공익과 관련하여 커다란 폐해를 초래하게 될 수 있는바, 이 사건 특수조건은 위와 같은 부당한 일의 발생을 방지하고 계약의 공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피고가 추구하는 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확보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여 원고와의 합의를 통해 이 사건 각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그 목적과 방법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위와 같은 목적과 원고가 여러 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금품 등을 제공함으로써 계약의 적절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게 우려되므로, 위 뇌물공여를 이유로 한 2년간의 입찰참가제한의 제재가 뇌물의 액수에 비하여 중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피고가 실시하는 입찰에 한하여 2년간 참가자격 제한의 제재를 하는 것이 반드시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원고에게 과도하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수년에 걸쳐 피고가 실시하는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자로 선정된 후 이 사건 특수조건과 같은 내용의 조건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특수조건의 문언적 의미가 명백하며, 원고는 이와 관련한 각서까지 제출한 바도 있는 점, 이 사건 특수조건이 적용되는 경우는, 채권자가 계약체결 또는 그 이행과 관련하여 관계직원에게 직·간접적으로 금품, 향응 등의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로, 이 사건 특수조건의 적용 가능성은 원고 임·직원의 의사 및 행위에 달려 있는 점, 원고가 특정 자재의 공급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사실과 원고의 영업규모, 매출액 등에 비추어 피고와의 관계에서 반드시 약자의 지위에 있다고만 볼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후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관한 관계 법령이 계약상대방에게 유리하게 개정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제한조치가 위법하다거나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특수조건이나 그에 근거한 이 사건 제한조치가 모두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특수조건이 정부투자기관회계규칙 제12조 제2항 , 정부물품구매(제조)계약 일반조건 제3조 제3항, 민법 제103조 , 제104조 에 반하여 무효이거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 제2항 제1호 에 의하여 무효라는 등의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구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 등 관계 법령의 적용범위, 이 사건 특수조건 및 제한조치의 효력,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한조치에서 정한 제재기간은 2008. 7. 21.부터 2010. 7. 20.까지 2년간인데, 원고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카합3166호 로 제기한 입찰참가자격지위인정 가처분사건에서 2008. 10. 24.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지위확인 사건의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피고가 시행하는 입찰절차에 원고가 참가할 자격이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결정에 의하여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는 그 제재기간의 진행이 정지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제한조치에서 정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소멸하였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고영한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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