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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9.23.선고 2015다47884 판결
근저당권말소
사건

2015다47884 근저당권말소

원고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

B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15. 7. 7. 선고 2014나10533 판결

판결선고

2016. 9. 23.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시행 전에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취득한 경우에 부동산 실명법의 시행 후 같은 법 제11조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명의신탁자는 언제라도 명의신탁 약정을 해지하고 해당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실명화 등의 조치 없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같은 법 제12조 제1항, 제4조에 의해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그런데 부동산실명법 제3조제4조가 명의신탁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자신이 취득한 해당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6268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경위로 명의신탁자가 해당 부동산의 회복을 위해 명의수탁자에 대해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성질상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로 소멸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등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 H 및 D(이하 '피고 등이라 한다)과 공동으로 거제시 C 임야 149,520㎡(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를 매수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을 맺은 다음, 매도인 E의 대리인 FO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여 1995. 3. 16.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원고는 1996. 4. 2. 이 사건 임야 중 149,520분의 34,710 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50,000,000원, 채무자 원고, 근저당권자 피고인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한다)를 마쳐 주었다.

다. 1) 원고는 1999년경 "이 사건 임야는 원고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원고는 피고 등의 대리인으로서 피고 등의 공유지분을 관리 · 보존하고 있고, 1996. 4. 2. 피고 등의 공유지분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피고 등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으며, 추후에 피고 등은 원고에게 이 사건 임야 중 각 공유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피고 등에게 교부하였다.

2) 그 후 원고는 2011. 1. 7. 매도인 망 E의 상속인인 K 등이 피고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지방법원 2010가단57946(본소), 2010가단85095(반소) 사건의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와 피고 등이 이 사건 임야를 공동으로 매수하여 편의상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임야를 무단으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피고 등은 이 사건 임야 중 각 공유지분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두었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근저당권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 지분에 관한 소유권의 이전을 구할 수 있는 권리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임야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는 등으로 인해 피고가 그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에 갖게 되는 손해배상 등의 권리를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인데, 원고가 2013. 10. 22.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이 사건 근저당권이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임야 중 피고의 공유지분에 관한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여 손해배상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때는 2013. 10. 22.이라 할 것이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10년이 경과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4.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원고가 매도인 E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면서, 원고와 피고 등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 사건 임야 중 피고 등의 각 공유지분에 대하여도 원고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원고 앞으로 마친 것은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후인 1995. 7. 1.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었고 같은 법 제11조에서 정한 유예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원고는 1996. 7. 1.부터 이 사건 임야 중 피고 등의 각 공유지분에 대하여도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다만 원고는 피고 등에게 이 사건 임야 중 피고 등의 각 공유지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는데, 이와 같은 경위로 명의신탁자인 피고가 명의수탁자인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임야 중 피고의 공유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성질상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시효 기산점인 1996. 7. 1.부터 10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할 것이다.

3) 원고가 1999년경 위에서 본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한 것이 이 사건 임야 중 피고의 공유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한 것에 해당하여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에는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경과하여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4) 한편 원고가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된 후인 2011. 1. 7. 매도인 망 E의 상속인인 K 등이 피고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지방법원 2010가단57946(본소), 2010가단85095(반소) 사건의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와 같이 이 사건 근저당권의 설정경위를 증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소멸시효 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또한, 이 사건 근저당권은 이 사건 임야 중 피고의 공유지분이 원고에 의하여 임의로 처분되거나 원고의 채권자에 의하여 강제집행되는 등의 사유로 침해될 경우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게 되는 장래의 조건부 손해배상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위와 같이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이라는 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없게 되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인 장래의 조건부 손해배상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모두 소멸하게 되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근저당권은 그 피담보채권의 소멸로 인하여 함께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5.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어긋나는 앞에서 본 판시 이유만을 들어,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인 손해배상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때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3. 10, 22.이라고 잘못 판단하고, 그 전제에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약정에서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및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소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김창석

대법관이상훈

대법관조희대

주심대법관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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