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속 검사 갑이 사건 조사를 위하여 을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한 다음 병을 대리한 을로부터 ‘병이 정 주식회사에서 급여 명목으로 부당하게 수령한 금액을 무 저축은행에 반환할 것을 서약한다’라는 취지의 각서를 징구한 사안에서, 여러 사정에 비추어 각서의 효력이 무 은행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속 검사 갑이 사건 조사를 위하여 을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한 다음 병을 대리한 을로부터 ‘병이 정 주식회사에서 급여 명목으로 부당하게 수령한 금액을 무 저축은행에 반환할 것을 서약한다’라는 취지의 각서를 징구한 사안에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무 은행이 갑에게 각서 징구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거나 갑이 각서 징구와 관련하여 무 은행 사자(사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병 또는 대리인인 을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단순히 부당 수령 급여를 장차 무 은행에 반환할 것을 다짐한다는 의미로 각서를 작성·교부한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각서의 효력이 무 은행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부산저축은행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주식회사 부산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김지형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하늘 담당변호사 박기원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주식회사 부산저축은행(이하 ‘파산 전 회사’라고 한다)의 관리인이 각서 징구와 관련하여 예금보험공사와 협의하여 예금보험공사의 요청으로 대검 중수부가 관련자들로부터 각서를 징구하기로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파산 전 회사가 검사 등에게 이 사건 각서의 징구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거나 검사 등이 이 사건 각서의 징구와 관련하여 파산 전 회사의 사자(사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대리권 수여에 관한 법리오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한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원심은, 검사 등이 이 사건 각서를 징구함에 있어 본인인 파산 전 회사를 위한 것임을 표시한 바가 없고, 나아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국가권력기관으로서 수사기관인 대검 중수부가 사인(사인)인 고소인 또는 피해자의 의뢰 내지 위임에 따라 수사 대상인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부터 고소인 또는 피해자에 대한 변제각서를 징구하여 이를 고소인 또는 피해자에게 교부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수사기관이 사인(사인) 간의 민사 분쟁에 개입함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어 이를 쉽사리 용인해서도 안 되는 점, 이 사건 각서의 문언상 부당 수령 급여를 ‘파산 전 회사에 반환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나 그 대리인인 소외인으로서는 이 사건 각서 제출을 통하여 수사기관에 대하여 부당 수령 급여를 파산 전 회사에 반환할 것을 다짐함으로써 수사기관이 피고 또는 소외인에게 부당 급여 수령에 따른 별도의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기재하였을 개연성도 충분한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또는 그 대리인인 소외인으로서는 수사기관을 상대방으로 인식한 채 수사기관에 대하여 단순히 부당 수령 급여를 장차 부산저축은행에 반환할 것을 다짐한다는 의미로 이 사건 각서를 작성, 교부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피고 또는 그 대리인인 소외인이 이 사건 각서 작성 당시 검사 등이 파산 전 회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각서를 징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대리행위에서 현명의 방식, 계약 성립 요건, 법률행위 해석 등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