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9 구합4051 채무부존재확인
원고
대저1동통◆마을회
대표자 최D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인
담당변호사 나병영
피고
부산광역시 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수
변론종결
2010. 6. 10.
판결선고
2010. 7. 1.
주문
1. 피고가 2008. 11. 25. 원고에 대하여 한 보조금 1억 2,000만 원의 반환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기재와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또는 ‘원고 마을회'라고 한다)는 부산 강서구 대저1동 소통(◆)에 거주하는 세대주로 구성되어 있고, 주민 상호간의 단합과 친선 도모, 경조사 상부상조, 마을 발전 및 주민 복지를 위한 공익사업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나. 부산 강서구 대저1동 소통(◆) 지역은 항공기 소음피해지역으로 지정·고시된 지역이었는데, 피고는 이에 대한 보상의 일환으로 항공소음피해지역내 주민공동이용시설 설치사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원고 마을회는 위 지원사업으로 ◆마을 공동구판장 설치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07. 2. 22. 이 사건 사업을 주민공동이용시설 설치사업으로 선정하였으며, 같은 해 4. 24. 이 사건 사업의 시행과 관련하여 공사비 3억 3,700만 원 중 1억 2,000만 원은 피고가, 2억 1,700만 원은 주민들이 부담하기로 하는 민간자본보조사업으로 하기로 결정하였다.다. 원고 마을회는 2007. 5. 30. 부산 강서구 대저1동 ○ 전 3,220m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같은 해 11. 6. 위 토지를 부산 강서구 대저1동 이 전 1,220 ㎡와 부산 강서구 대저1동 O-1 전 2,000m로 분할하였다. 원고 마을회는 2007. 7. 1. 이 사건 사업을 착공하여, 2007. 12. 3. 부산 강서구 대저1동 ○ 지상에 주민공동이용 시설인 에이동 492㎡와 비이동 20㎡을, 부산 강서구 대저1동 ○-1 지상에 주민공동이 용시설인 에이동 492㎡와 비이동 492㎡(이하 '이 사건 건물들'이라고 한다)을 각 준공하였고, 원고 마을회의 회원 30인은 2008. 1. 10. 이 사건 건물들에 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날 원고 마을회에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었다.
라. 한편, 피고는 2007. 8. 29. 경 원고 마을회와 대저1동 소통(◆)마을 공동구판장 설치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마을회에 이 사건 사업의 기성고에 따라
2007. 9. 20. 1차 보조금 6,000만 원을, 2007. 12. 28. 2차 보조금 6,00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마. 부산지방검찰청은 이 사건 건물들이 2007. 12. 중순 경부터 자동차부품배송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적발하고, 2008. 10. 8.과 같은 달 13.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에 지원된 보조금 1억 2,000만 원을 환수하도록 지시하였다. 또한, 부산지방검찰청은 원고 마을회의 대표자였던 박C가 허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허가를 득하였다는 이유로 위계공무집행방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의 점을, 허위 사업계획서로 항공소음대책사업 보조금을 수령하여 건축비로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사기,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 등을 공소사실로 하여, 2008. 10. 23. 박C 외 3인을 부산지방법원 2008고단 5784호로 기소하였다.
바. 부산지방법원은 2008. 12. 2. 박C에 대하여 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여 징역 1년 6월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박C는 이에 불복하여 부산지방법원 2008노4747호로 항소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2009. 8. 14. 원고 마을회의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여 박C를 징역 1년 2월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박C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2009도8751호로 상고하였다. 상고심 법원은 2009. 11. 12. 박C에 대한 공소사실 중 위계공무집행방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의 점은 유죄로, 사기,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은 무죄의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 · 환송하였다. 이에 환송 후 부산지방법원은 2009도4093호로 2009. 12. 24. 박C에 대한 공소사실 중 위계공무집행방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의 점은 유죄로 인정하여 박C를 벌금 900만 원에 처하고, 사기,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여, 위 판결은 2010. 1. 1. 확정되었다.
사. 피고는 2008. 11. 25. 원고 마을회에 보조금 1억 2,000만 원의 반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이후 2009. 2. 25. 독촉 처분을 하였으며, 2009. 4. 1. 이 사건 건물들과 그 부지에 대하여 압류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8 내지 25, 28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 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피고는, 원고 마을회가 조직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당사자 능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 마을회는 1981. 8. 31. 마을회관 부지의 공유지분을 취득하였던 사실, 원고 마을회는 2005. 4. 15. 경 회칙을 제정하고, 임원을 선출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원고 마을회는 오래 전부터 존재하여 오고 있었고, 2005. 4. 15. 경에는 회칙이 제정되고, 임원이 선출되어 구체적인 조직을 갖추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당사자 능력이 있고, 이 사건 소 역시 적법하다 할 것이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로부터 수령한 보조금을 전액 이 사건 건물들의 건축비용으로 사용하였으므로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 박C가 위계공무집행 방해죄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으나, 이는 이 사건 건물들의 운용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지, 보조금을 유용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31조에서 정한 보조금 교부결정의 취소에 따른 처분인바,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없는 원고 마을회에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다.
나. 관계 법령
■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09. 1. 30. 법률 제93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보조금의 교부신청) 보조금의 교부를 받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조사업의 목적과 내용, 보조사업에 소요되는 경비 기타 필요한 사항을 기재한 신청서에 중앙관서의 장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중앙관서의 장이 지정한 기일내에 중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제17조 (보조금의 교부결정) 중앙관서의 장은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보조금의 교부신청서가 제출된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조사하여 지체없이 보조금의 교부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1. 법령 및 예산의 목적에의 적합여부
2. 보조사업내용의 적정여부
3. 금액 산정의 착오유무
4. 자기자금의 부담능력유무(자금의 일부를 보조사업자가 부담하는 경우에 한한다)
제22조 (용도외 사용의 금지)
① 보조사업자는 법령의 규정, 보조금의 교부결정의 내용 또는 법령에 의한 중앙관서의 장의 체분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성실히 그 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그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제30조 (법령위반등에 의한 교부결정의 취소)
① 중앙관서의 장은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거나 법령의 규정, 보조금의 교부결정의 내용 또는 법령에 의한 중앙관서의 장의 처분에 위반한 때 및 허위의 신청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의 교부를 받은 때에는 보조금의 교부결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다.
제31조 (보조금의 반환)
① 중앙관서의 장은 보조금의 교부결정을 취소한 경우에 그 취소된 부분의 보조사업에 대하여 이미 보조금이 교부되어 있을 때에는 기한을 정하여 그 취소한 부분에 해당하는 보조금의 반환을 명하여야 한다.
제40조 (벌칙) 허위의 신청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의 교부를 받은 자와 간접보조금의 교부를 받은 자 또는 그 사실을 알면서 보조금이나 간접보조금을 교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 판단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40조에 규정된 '허위의 신청 기타 부정한 방법'이라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는 같은 법에 의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보조금 교부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 또한, 위 제40조는 보조금 등을 실제로 교부받은 경우만을 처벌하는 내용이고 달리 같은 법에 그 미수죄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점 및 같은 법 제42조에서 개별적인 보조금 행정상의 절차 위반에 대하여 별개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취지는 국가의 재정적 이익을 보호법익으로 하여 그 침해를 처벌함에 있고 추상적으로 보조금 행정의 질서나 공정성에 대한 위험 또는 보조금 행정상 개개 절차의 위반 자체를 처벌하는 것은 아니므로, 같은 조 소정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의 교부를 받은 경우라 함은 보조금의 교부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보조금을 받거나 당해 사업 등에 교부되어야 할 금액을 초과하여 보조금을 교부받는 것을 가리키며, 보조금을 교부받음에 있어 다소 정당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 수단이 사용되었더라도 보조금을 교부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사업 등에 대하여 정당한 금액의 교부를 받은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도4101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도88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관계 법령과 앞서 본 사실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마을회는 항공기 소음피해지역으로 한국공항공사에 의한 주민 공동이용시설의 설치 지원 사업 대상인 점, ② 원고 마을회는 피고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하여 전액을 이 사건 건물들의 건축 비용으로 사용한 점, ③ 피고는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따라 원고가 보조금을 수령한 행위는 허위의 신청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교부를 받은 때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점, 4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규제하는 '허위의 신청 기타 부정한 방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의 교부를 받은 경우라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는 보조금의 교부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무 또는 사업과 같이 같은 법에 의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보조금을 교부받는 것을 가리키며, 보조금 행정의 질서나 공정성에 대한 위험 또는 보조금 행정상 개개 절차의 위반 자체를 처벌하는 것은 아닌 점, ⑤ 원고 마을회의 대표자였던 박C의 공소사실 중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의 점은 보조금을 교부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사업 등에 대하여 정당한 금액의 교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가 확정된 점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근거 법령 없이 내려진 처분이라 할 것이고 그 하자의 정도는 중대 · 명백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따라
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홍광식
판사유정우
판사남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