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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두17186 판결
[보상금환수처분취소][공2014하,2270]
판시사항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2호 에 따라 보상금 등을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부분을 환수하는 처분을 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보상법’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 제2호 의 내용과 취지, 사회보장 행정영역에서의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의 특수성 등을 종합해 보면, 보상법 제18조 제1항 제2호 에 따라 보상금 등을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부분을 환수하는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보상금 등의 수급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보상금의 액수·보상금 지급일과 환수처분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수급자의 보상금 소비 여부 등에 비추어 이를 다시 원상회복하는 것이 수급자에게 가혹한지 여부,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과 처분으로 말미암아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해야 할 공익상 필요와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의 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보상금 등을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정근)

피고, 피상고인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보상금이 잘못 지급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기초로 원고가 ○○지상대에 근무하던 중 1968. 10. 1.부터 같은 달 3.까지 강원도 양구지역 비무장지대에서 ‘지원조’ 소속으로 번개공작에 참여한 활동 등이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보상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에 정한 ‘특수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종전에 이와 달리 판단하여 원고에게 보상법에 따라 지급한 보상금 137,476,680원은 잘못 지급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보상법상 ‘특수임무’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

2. 이 사건 처분의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

가. 보상법 제18조 제1항 은 “국가는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을 지급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보상금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호 에서 ‘잘못 지급된 경우’를 들고 있다.

한편 보상법에 정한 보상금 등은 특수임무와 관련된 특별한 희생에 대한 국가보상 내지 국가보훈의 성격과 아울러 사회보장적 성격도 함께 가지므로(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두13302 판결 참조), 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등의 수급권은 이른바 사회보장 수급권에 속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회보장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영역에서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란 본질적으로 국고부담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재정상 이익인 반면, 수익자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에 의해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의 침해를 입게 될 것이므로, 수익적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에 관하여 수익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그 공익상 필요가 수익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요하거나 크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취지, 사회보장 행정영역에서의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의 특수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보상법 제18조 제1항 제2호 에 따라 보상금 등을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부분을 환수하는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보상금 등의 수급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보상금의 액수·보상금 지급일과 환수처분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수급자의 보상금 소비 여부 등에 비추어 이를 다시 원상회복하는 것이 수급자에게 가혹한지 여부,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과 그 처분으로 말미암아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의 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그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보상금 등을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두31697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보상법 제18조 제1항 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은 잘못 지급된 보상금 지급을 바로잡아 특수임무수행자와 그 유족에 대하여 적절하고 필요한 보상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되는 사적인 불이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 및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보상금 지급신청 시 보상법령에 정한 서식에 따라 신청서 및 그 소명자료 등을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원고는 위 신청서에 첨부된 특수임무수행경위서의 ‘입대 및 근무’란에는 해당 연도별로 원고의 복무내역 등을 있는 그대로 기재하였고, ‘공작활동’란에는 “○○지상대 근무 시 양구지역 비무장지대에서 특수임무수행을 위한 교육훈련 및 공작활동을 한 사실이 있으며, 공작명 등은 기억나지 않음”이라고만 기재한 사실, 그에 따라 피고는 원고가 특수임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심사하면서 원고 소속 부대의 내부 자료인 행동경위보고서(이하 ‘이 사건 보고서’라 한다)를 주된 근거로 삼아 이 사건 보상금 지급결정을 한 사실, 그런데 이 사건 보고서에는 원고가 행동조가 아닌 ‘지원조’로서 이 사건 임무를 수행하였다고 명확히 기재되어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를 특수임무수행자로 인정한 사실, 피고는 보상법 제19조 제1항 에 따라 보상금 등의 지급심사를 위하여 특수임무수행자·증인 또는 참고인으로부터 증언 또는 진술을 청취하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검증 또는 조사를 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2007. 11. 27. 이 사건 보상금 지급결정을 하였다가, 그로부터 3년 가까운 기간이 경과한 2010. 6. 29. 뒤늦게 ‘원고가 임무 미수행 지원요원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보상금 지급결정 과정에서 원고가 보상금 지급대상인지 여부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 스스로의 잘못에 기인한 것일 뿐, 보상법령에 정한 신청절차에 따라 그 신청대로 보상금 지급결정을 받은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잘못 지급된 보상금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는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피고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지,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보상금 지급결정에 따라 수령한 보상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 사건 보상금 지급결정의 효력을 신뢰한 나머지 이미 소비하였는지, 이 사건 보상금 지급결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다액의 보상금 등에 대한 환수를 명하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신뢰와 법률생활의 안정이 어느 정도 침해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서 공익상 필요가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가려 본 다음,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와 달리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보상법 제18조 제1항 에 따른 보상금 환수처분과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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