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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5. 3. 30. 선고 2004나58583 판결
[석사학위수여취소무효확인][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1외 3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영식)

피고, 피항소인

학교법인 국민학원(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성환외 2인)

변론종결

2005. 3. 16.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2. 9. 4. 원고들에게 한 석사학위수여취소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2. 9. 4. 원고들에게 한 석사학위수여취소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나이지리아국 라고스주에 있는 라고스 국립대학교(이하 ‘라고스대학교’라 한다)는 통신교육을 통하여 학사학위 등을 수여하는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Distance Learning Institute) 과정을 이수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를 1996. 3.경 한국에서 하였고, 원고들은 위 신문 광고 및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Korea Outreach Office)에서 제작한 카탈로그 등을 검토하고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의 운영자와 상담한 후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 과정{원고 1, 2, 3은 사회학(사회 복지) 과정, 원고 4는 유아교육학 과정}에 1996. 4. 5. 각 입학하였다.

나. 원고들은,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으로부터 1998. 3. 16.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 부책임자 및 협력강사로 임명된 소외인 등을 통하여 나이지리아국의 공용어인 영어 또는 한글로 된 학습교재를 제공받고, 위 소외인 등으로부터 교재번역 등의 조력을 받는 한편 과제로 리포트를 제출하는 등 통신교육의 방법으로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였는데, 원고들에 대한 교육은 사실상 전부 국내에서 이루어졌고, 라고스대학교가 소재한 나이지리아국이나 기타 외국에서 이루어진 바는 없다.

다.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 과정은 원래 8학기 4년 동안 진행되고 총 140학점 이상을 취득하여야 마칠 수 있지만 학기 중간에 운영되는 특별과정(Summer Sandwitch Program 또는 Winter Sandwitch Program)을 통하여도 학점을 취득할 수 있어 3년만에 학위과정을 마칠 수도 있는데, 원고들은 정규과정 외에 이러한 특별과정도 이수하여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7학기만에 모두 취득함으로써 1999. 8. 30.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으로부터 원고 1, 2, 3은 각 사회학(사회복지) 학사학위를, 원고 4는 유아교육학 학사학위를 각 수여받았다. 당시 라고스대학교 부총장 명의의 학사학위증은 라고스대학교로부터 한국 주재 나이지리아대사관에 전달된 뒤 원고들에게 각 전달되었다.

라. 라고스대학교는 1998. 2. 26. 나이지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라고스대학교가 원격교육원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고, 원격교육원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대학교 정규 수업(full time university studies)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하여 집에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며, 한국 외에도 미국, 남아프리카, 파키스탄과 서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그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고, 한국에서 위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대리인(agent)으로 소외인을 임명하였다고 통지하였다.

마. 라고스대학교는 1998. 7. 16.경 한국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은 학사학위 과정 등의 이수를 원하는 한국 학생들을 모집할 목적으로 한국 연구 센터(Korea Study center)를 설립하였고, 학사학위 과정은 8학기 동안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에 의하여 진행되는데 한국 학생들은 영어 또는 한글로 작성된 교재를 통하여 원격 교육 방식에 의하여 집에서 스스로 학습하며,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하여 강사들이 매달의 과제를 책임지고 지도하고,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Korea Outreach Office)는 학교나 라고스대학교의 위성 캠퍼스는 아니고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지도 아니하며 단지 한국 학생들을 모집하는 사무소이고,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의 부책임자로 소외인을 임명하였으며 소외인으로 하여금 한국 학생들의 수업료를 징수하여 그 수업료로 한국의 물품을 매입하여 나이지리아로 수출할 수 있도록 위임하였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바. 원고들은 1999. 8. 하순경 피고 학원 소속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 라고스대학교가 발행한 원고들의 졸업예정증명서 및 성적증명서 등을 제출하면서 입학을 지원하였고, 입학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의 면접관 등에게 통신교육의 방법으로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 과정을 마쳤음을 밝혔다.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1999. 8. 하순경 일단 원고들의 석사과정 입학을 허가하되 추후 라고스대학교에 학력조회를 의뢰하여 회신이 돌아오지 아니하면 입학허가를 취소하기로 하였는데, 라고스대학교에 원고들의 학사학위 수여를 전화로 조회하여 확인하였고, 1999. 9. 3. 라고스대학교로부터 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과정을 이수한 다음 학사학위를 수여받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수령하였다. 또한 한국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관은 1999. 9. 13. 원고들의 졸업증명서 및 성적증명서 등이 라고스대학교가 발행하였음을 인증하여 주었고 원고들은 그 무렵 이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 제출하였다.

아. 원고들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의 정치학석사(선거공학) 과정을 이수하고 석사학위 취득자격 시험에 합격하는 등 석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소정의 절차를 모두 마쳤으며, 국민대학교 총장은 2001. 8. 24. 원고들에게 각 정치학석사(선거공학) 학위를 수여하였다.

자. 한편, 1999. 1.경 경찰청 외사분실에서는 무인가 불법 외국대학의 국내분교 및 한국사무소와 관련하여 나이지리아 라고스대학교 한국분교(라고스대학교는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가 학생모집만을 담당한다고 외부적으로 발표하였으나 경찰청은 원격교육원 한국분사무소가 실질적으로는 교육을 행하면서 분교로서의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한 듯하다.)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총 9개소에 대하여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다음 라고스대학교 한국분교를 포함한 8개소에 대한 자료 및 운영자의 신병 등을 확보하여 1999. 5. 3.경 검찰에 송치하였다. 그 무렵 교육부에서는 국내 외국대학 학위취득 교육기관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과 관련하여, 외국대학의 학위 및 학력 인정문제는 국내대학에 준하여 교육연한과 교육과정 및 그에 대한 질적 관리제도를 참작하여 대학 또는 기업체 등 수요기관이 그 인정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통신교육과정에 의한 외국대학 학위과정 졸업자에 대한 판단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지만, 이 경우에는 특히 교육과정의 질관리 유지체제를 유의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외국대학의 학위 및 학력도 국내에서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설치·운영하는 교육시설을 이용해 취득한 것은 인정받기 어려우며, 해당 교육시설은 고등교육법 제64조 에 의거 불법 무인가 교육시설로서 법적 제재를 받게 되고, 불법 외국대학교 한국분교(원) 및 한국사무소 등이 외국대학교 학위 취득과정으로, 통신교육, 리포트 평가 및 계절학습 등으로 교육과정을 선전하여 학생을 모집한 행위는 불법이며, 국내에서 인정할 수 없는 외국교육기관의 교육활동의 범위로 ‘설립인가를 받지 아니한 외국대학 국내분교, 외국인이 국내에 소재하는 대학 이외의 기관에서 행하는 학위와 관련된 일체의 교수행위, 대학 이외의 기관에서 운영하는 학위 관련 프로그램, 방송매체 및 컴퓨터 등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공급되는 교육프로그램 중 국내에서 제작, 공급되는 경우’등을 예시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다.

아.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는 2001. 11. 21. 원격교육원 한국분사무소의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특별회의를 개최하고 그 내용을 검토한 다음, ① 한국분사무소의 프로그램이 대학교의 학위취득을 위한 입학지원자의 입학허가에 대한 소정의 절차를 만족시키지 못하였고, ②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가 시험위원을 임명하지도 않았고 라고스대학교의 이름으로 한국에서 행하여진 시험 결과를 검토하지 않았으며, ③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가 원격교육원에 다닌 한국 학생들에 대한 학위수여에 대하여도 권한을 부여한 바가 없으므로, 원고들을 포함하여 한국의 졸업생 295명에 대하여 수여된 졸업증명 및 학위는 모두 무효라고 2002. 3. 30. 선언하였다. 라고스대학교는 2002. 5. 3. 나이지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의 위 무효선언 내용을 통보하였고, 나이지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러한 사실을 한국의 교육인적자원부에 통보하였으며, 교육인적자원부는 2002. 6. 29.경 피고에게 위 사실을 통보해 주었다.

차. 이에 국민대학교 총장은 2002. 9. 4.경 원고들에게, 라고스대학교에서 원고들의 학사학위를 취소함에 따라 원고들이 소급적으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의 입학자격을 상실하였으며 그에 따라 2002. 9. 2. 원고들에 대한 각 석사학위수여를 취소하였다고 통지하였다.

카. 관련 법령 등

(1) 대학원의 석사학위과정과 석사학위 및 박사학위의 과정이 통합된 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자는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자 또는 법령에 의하여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한다{ 구 「고등교육법」(원고들에 대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의 입학이 최종적으로 승인된 1999. 9. 초경 시행되던, 2001. 1. 29. 법률 제64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 제2항 }.

(2) 외국 또는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서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한 자로서 대학을 졸업한 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는 대학을 졸업한 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본다{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원고들에 대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의 입학이 최종적으로 승인된 1999. 9. 초경 시행되던, 2000. 11. 28. 대통령령 제17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0조 제2항 }.

(3) 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시설·설비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설립기준을 갖추어야 하고, 국가 외의 자가 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고등교육법」제4조 제1 , 2항 ), 학교의 설립·경영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국내·외에 분교를 설치할 수 있다( 「고등교육법」제24조 ).

(4) 「고등교육법」제4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한 학교설립인가 또는 제24조 의 규정에 의한 분교설치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등교육법」제64조 제1항 제1호 ).

(5)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는 자는 대학, 사범대학, 교육대학을 졸업한 자 또는 교육부장관이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한 자로 한다(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학칙 제6조 제1항).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당심 증인 조성호의 증언]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가) 원고들은 라고스대학교의 통신교육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사학위 취득자이므로 「고등교육법」 제33조 제2항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0조 제2항 이 정한 대학원 입학자격요건을 갖추었고, 그 후 라고스대학교에서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를 취소한 것은 위법하여 원고들의 학사학위는 여전히 유효하며, 따라서 원고들이 대학원 입학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석사학위취소는 무효이다.

(나) 가사 라고스대학교의 학사학위수여취소로 인하여 원고들이 대학원 입학자격을 소급적으로 상실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석사학위수여를 취소한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므로 무효이다.

(2) 피고의 주장

(가) 라고스대학교가 일단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가 무효라고 선언하였으므로, 라고스대학교의 학사학위수여 무효 선언이 효력이 없어 원고들의 학사학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를 상대로 하여 이를 확인받은 뒤에 이를 피고에게 주장하여야지 라고스대학교를 상대로 하여 이를 확인받음이 없이 직접 피고에 대하여 이를 주장할 수 없고, 라고스대학교가 원고들의 입학허가와 학위취득이 라고스대학교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를 취소하였는데, 원고들의 입학허가와 학위취득에 있어서 라고스대학교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고, 나이지리아는 공용어로 영어를 쓰는 국가인데도 원고들이 소외인에게 제출한 리포트는 모두 한글로 작성되어 있어서 라고스대학교에서 원고들의 리포트를 검토하지도 않았음이 분명한 이상 라고스대학교가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를 취소한 것은 정당하다.

(나)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가 취소된 이상 원고들에 대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입학허가는 그 자격요건을 규정한 「고등교육법」 제33조 제2항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0조 제2항 등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터잡은 위 대학교의 석사학위수여 역시 무효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당연무효의 행위를 취소하는 것은 그 석사학위수여 등의 행위가 처음부터 무효이었음을 당사자에게 통지하여 확인시켜 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신의칙 내지는 신뢰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 할 것이고,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외국대학교의 통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하여 위 학사학위를 바탕으로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 입학허가를 받은 원고들로서는 위 입학허가가 부당하게 이루어진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미리 이와 같은 흠을 발견하지 못하였다거나 그 후 원고들이 석사과정을 모두 마치고 석사학위까지 받았음을 이유로 자신들이 부당하게 대학원입학허가를 받음으로써 갖게 되는 신뢰의 이익을 막바로 원용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석사학위수여취소는 정당하다.

나. 판단

(1) 라고스대학교가 원고들에 대하여 학사학위수여가 무효임을 선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무효 선언이 확정적인 효력을 발생한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로서는 미리 라고스대학교를 상대로 하여 라고스대학교의 학사학위수여 무효 선언이 효력이 없어 원고들의 학사학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받지 않더라도 직접 피고에 대하여 이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라고스대학교가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가 무효임을 선언한 것이 적법하여 유효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오히려 피고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라고스대학교가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가 무효임을 선언한 것이 적법하여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가 그 무효의 사유로 주장한 점을 중심으로 보기로 한다. ① 입학허가 절차의 준수와 관련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 또는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이 정한 입학허가 절차 중 어느 규정을 어떻게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위 무효 선언에서 아무런 언급이 없고, 또한 그 절차는 라고스대학교 또는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이 내부적으로 정한 것이라 할 것인데 원고들에 대한 입학허가가 소정의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절차 위반의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거나 또는 절차 위반의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준수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입학허가에 소정의 자격이 필요하거나 또는 소정의 시험에 합격하는 등 절차를 준수하여야 하는데 원고들이 사기적인 방법으로 그러한 자격을 조작하였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에 응하였고 그러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는 사정이 있었다면 원고들의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입학허가를 부인하고 결국 학사학위수여까지 부인할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러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라고스대학교에서는 원고들에 대한 상담만을 통하여 입학을 허가한 점이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입학 직후 또는 입학한 다음 얼마 되지 않는 시기에 소정의 절차위반을 이유로 그 입학허가를 부인함은 모르되 원고들로부터 소정의 수업료를 수령하고 학위까지 수여한 다음에 입학허가에 있어서의 절차 위반을 이유로 입학을 부인하는 것은 라고스대학교의 입학허가를 신뢰한 원고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②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가 시험위원을 임명하지도 않았고 한국에서 행하여진 시험 결과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이러한 사유가 원고들의 입학허가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러한 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앞서 ①에 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유가 만일 학기 중의 학점 취득을 위한 이수교과목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것이라면, 이수교과목의 학점 취득을 위하여는 어떤 시험을 반드시 치러야만 한다는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규정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고(또한 매 이수교과목의 시험결과를 담당 교수가 아닌 평위원회에서 검토한다는 것은 이례적라고 할 것이다.), 혹 어떤 시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매학기 직후나 또는 상당한 시기 내에 해당 과목에 대하여 학점 취득을 취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규제를 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며 7학기 동안 3년 이상에 걸쳐 교과목을 이수하여 학점을 취득하고 학사학위까지 수여받은 원고들에게 뒤늦게 이를 이유로 학점 취득을 부인하고 이를 이유로 학사학위의 수여를 취소한다는 것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③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가 원격교육원에 다닌 원고들에 대한 학위수여에 대하여도 권한을 부여한 바가 없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①, ②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에 대한 입학허가와 또 그 이후의 학점 취득을 라고스대학교가 부인할 수 없는 이상 나이지리아의 국립대학교로서 한국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관을 통하여 라고스대학교 부총장 명의의 학위증서까지 수여하고서도 학위수여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 또한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라고스대학교가 통신교육을 통하여 학사학위 등을 취득할 수 있는 원격교육원을 설립하여 한국을 비롯한 수개국에서 학생들을 모집하여 원격교육원을 운영한 점, 라고스대학교는 한국에 원격교육원의 분사무소를 설치하여 이를 통하여 원고들의 입학을 허가한 다음 원고들로부터 소정의 수업료를 수령하고, 원고들에 대하여 소정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7학기 동안 3년 이상에 걸쳐 학점을 부여하고 나이지리아의 국립대학교로서 한국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관을 통하여 부총장 명의로 작성된 학위증서까지 수여한 점, 라고스대학교 평위원회가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가 무효임을 선언하면서 그 근거로 주장한 사유들 모두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를 수여하고 나서 한국 정부에 의하여 불법적인 활동을 이유로 한국 내에서 원격교육원의 활동이 제한을 받게 된 뒤 뒤늦게 라고스대학교의 내부적인 사유에 불과한 사유들을 내세워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원고들의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가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하여 원고들이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입학자격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원고들에 대한 교육은 이른바 통신교육의 방법에 따른 것으로서 나이지리아국에서 이루어진 바는 없고, 실질적인 내용은 협력강사 등을 통하여 대부분 국내에서 이루어진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며, 원고들에게 배부된 교재 중 특히 한글로 된 교재는 한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고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의 협력강사 등이 원고들의 학업을 보조하는 행위는 교육행위에 해당하므로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이 이러한 교육행위를 국내에서 행하기 위하여는 「고등교육법」 제24조 의 규정에 따라 교육부장관으로부터 분교 설립의 인가를 받았어야 할 것인데, 이를 받지 아니한 채 교육행위를 함으로써 「고등교육법」의 위 규정을 잠탈하였다고 할 것이고 결국 이를 이유로 한국에서 활동이 제한받기에 이르게 된 점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취득한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가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0조 제2항 에서 정한 바와 같이 “외국에서 대학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한 자”로서의 학사학위로 인정되지 못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0조 제2항 의 소정의 “외국”이 교육을 받는 장소적인 개념으로 한정될 수는 없고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교의 소재지로서의 개념도 갖는다고 할 수 있는 점, 통신교육의 특성상 수업을 받기 위하여 굳이 장소를 이동하여 외국까지 나가야 된다고는 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한국분사무소의 협력강사 등이 실제 교육을 담당함으로써 「고등교육법」의 위 규정을 잠탈한 사정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점만으로는 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위과정을 이수하였다는 결과를 부인할 수 없다. 「고등교육법」 및 그 시행령 등에 의하면, 외국대학의 학위 및 학력 인정문제는 국내대학에 준하여 교육연한과 교육과정 및 그에 대한 질적 관리제도를 참작하여 대학 또는 기업체 등 수요기관이 그 인정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통신교육과정에 의한 외국대학 학위과정 졸업자에 대한 판단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원고들의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취득이 인정되는 이상 비록 그 교육과정의 일부가 국내에서 행하여졌고 국내에서 행하여진 교육이 「고등교육법」의 분교설치 인가 규정을 위반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의 활용실태 등 통신의 발달정도를 고려하면 국내에서 대부분의 교육활동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외국 소재 대학에서 인정한 학위를 국내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보아 무조건적으로 학위를 부인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은 원고들이 나이지리아국이 아닌 제3의 다른 국가에서 통신교육의 방법으로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면 형식적인 측면에서 “외국에서 대학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한 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원고들과 같은 경우에는 그 수요자의 입장에 있는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서 학사학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들이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 입학함에 있어서 통신교육에 의하여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는 점을 속이지도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입학을 위한 면접과정에서 이를 밝힌 점,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으로서도 입학 당시 소정의 학적조회를 거쳐 원고들의 학위를 확인하고 그 학사학위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 입학할 자격이 되는 학사학위로 인정함으로써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학사학위가 인정될 경우에는 원고들의 대학원 입학허가시 자격 즉 국내 학사학위와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던 점, 원고들은 피고의 대학원 입학허가의 정당성과 존속성을 신뢰하여 피고에게 입학금과 등록금을 납부하고 4학기 동안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석사학위를 수여 받은 점, 입학허가 당시 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가 불법 설립된 것을 알았다고 볼 수 없어 원고들을 비난할 사정이 없는 점(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로부터 학사학위를 취득하기 전인 1999. 5. 3.경에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에 대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지만 더 나아가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한국분사무소 관련자가 처벌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들이 라고스대학교 원격교육원의 교육활동이 「고등교육법」 소정의 인가 규정 자체를 위반하였음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며 따라서 원고들이 자신들의 학사학위가 학력 인정에 관한 「고등교육법」 소정의 규정에 위반되어 국내에서 인정되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석사학위수여를 취소함으로써 실현되는 피고의 이익보다 위 학위수여가 취소됨으로써 받게 되는 원고들의 불이익이 훨씬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소정의 수업료를 전부 납부하고 석사학위과정을 마치고 석사학위까지 수여받은 다음에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원고들에 대한 학사학위수여 무효 선언 사실을 전해 듣고 뒤늦게 원고들의 학사학위 인정을 부인하여 입학자격을 부인하고 그에 따라 석사학위수여를 취소한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고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가 신뢰보호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든 판례들( 대법원 1987. 4. 14. 선고 86누459 판결 , 1986. 8. 19. 선고 85누291 판결 , 1989. 4. 11. 선고 87다카131 판결 참조)은 국내 대학의 편입학에 있어서 국내 학교의 학력에 관한 것이거나 법령에 규정하고 있는 자격 요건에 위배된 것에 관한 것이거나 또는 직접 사위의 방법을 사용하여 입학한 자에 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가 2002. 9. 4. 원고들에게 한 석사학위수여취소는 각 무효라고 할 것인데 피고가 위 석사학위수여취소가 유효임을 주장하면서 다투고 있어 확인의 이익도 인정되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을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위 석사학위수여취소가 무효임을 확인하기로 한다.

판사 유원규(재판장) 오재성 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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