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사고를 당한 자신에 대한 즉각적인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인신매매라고 오해하고 구급대원을 제압할 생각으로 추행의 고의 없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로 오른손을 뻗어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1회 잡아당기듯이 만져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경찰,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당시 술에 취하여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후 원심에서는 ‘만취상태에서 사고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술이 깨면서 통증이 몰려와 손을 허우적대며 고통을 호소하다 추행의 고의 없이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잡게 된 것’이라고 주장을 변경하고, 당심에 이르러서는 ‘인신매매를 당했다고 생각하여 구급대원을 제압할 생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의 주장은 일관성이 없고, 서로 모순되어 믿기 어렵다.
나. 당시 상황이 촬영된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구급차에 탑승한 이후 한동안 자신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피해자 쪽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그쪽 방향으로 쓰러지듯 누운 뒤 피해자의 가슴을 향해 정확하게 손을 뻗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 한편 위 영상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인신매매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친구와 대화를 하는 피고인의 모습이 확인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