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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1. 24. 선고 81도615 판결
[중과실치사][집32(1)형,339;공1984.3.15.(724) 396]
판시사항

임대건물의 균렬로 인한 가스중독 사고와 임대인의 수선의무의 범위

판결요지

임차목적물에 있는 하자가 임차목적물을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의 파손상태라거나 아니면 반드시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있는 대규모의 것이 아닌 한 이는 임차인의 통상의 수선 및 관리의무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연탄가스 중독사고의 원인인 연탄가스가 방으로 스며들었다는 문틈이 어느 정도의 틈이며 또 그 하자는 그 방을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거나 이를 보수하려면 상당히 대규모의 공사를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인지 아니면 통상의 간단한 수선정도로 가능한 것인지를 명백히 하지 않은 채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있다고 인정함은 심리미진의 위법을 면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수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1979.2.28경 공소외 이한우로부터 영주시 가흥 3동 42반 14놋트에 있는 가옥 1동을 매수하여 같은해 4.5경 그 대금을 전부지불한 뒤 같은해 9.11 위 이한우를 통하여 공소외 박억근에게 위 가옥중 동편 방 2칸과 부엌을 임대하게 되었던바 그 방들은 연탄으로 난방하는 온돌방이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는 미리 그 방에 연탄가스가 새어들만한 틈이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하여 이를 완전히 수리하는등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필요한 제반조치를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하여 그러한 조치없이 그대로 세를 놓은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같은달 24 밤 위 박억근에게 취직을 부탁하러 왔다가 작은방에서 잠을 자던 피해자 박형근(33세)으로 하여금 그 출입문 틈으로 스며든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그 다음날 05:00경 그 방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는 제1심판결의 범죄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유지하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연탄가스가 스며든 온돌방의 문틈을 수리하는 것은 단순한 통상의 관리에 속하는 수선이라 볼 수 없어서 그 틈의 수리는 임대인인 피고인에게 속하는 의무인데도 이러한 수리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세를 놓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중과실치사의 책임을 묻고 있음이 분명하다.

살피건대, 임차목적물에 있는 하자가 임차목적물을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의 파손상태라거나 아니면 반드시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있는 대규모의 것이 아닌 한 이는 임차인의 통상의 수선 및 관리의무에 속한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83.9.27. 선고 83도2096 판결 참조) 원심 및 제1심에서 조사한 증거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 사건 사고원인인 연탄가스가 방으로 스며들었다는 방 문턱과 방문 사이의 문틈이 어느 정도의 틈이 있었으며 또 그 하자는 이 사건 방을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 연탄가스가 아궁이로부터 마루밑을 거쳐 새어나왔다는 방문턱과 마루사이의 벌어진 틈이나 위 방문턱과 방문사이의 문틈을 보수하려면 문틀이나 방문을 새로 맞도록 제작하여 틈이 없도록 하던가 마루를 새로 놓아야 하는 등의 상당히 대규모의 공사를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인지 아니면 통상의 간단한 수선정도로 가능한 것인지 명백히 알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가옥은 공소외 이한우가 1978.9.경 신축하여서 피고인에게 매도한 것으로서 사고가 발생한 방은 위 이한우가 신축한 이후 아무 사고없이 계속 거주하다가 피고인의 부탁으로 공소외 박억근에게 임대하여서 위 박억근이 입주한지 10여일 정도 밖에 안되었으며 피고인은 이 사건 가옥에서 거주하여 본 일이 없어서 그 집의 구체적인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사실, 피고인이 위 이한우로부터 이 사건 가옥을 매수할 때에 하자가 있으면 위 이한우가 보수하여 주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위 이한우가 살고 있는 동안에 하자가 있었으면 보수하였으리라고 인정되며 피고인은 이 사건 가옥의 임차인들로부터 문틈으로 연탄가스가 스며들어 온다든가 문이나 마루를 수선하여 달라고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더구나 그 틈으로 연탄가스가 새어나와서 문틈으로 스며들게한 문턱과 마루사이에 길이 75센티미터 너비 약 0.5센티미터의 틈이 있었고 그 틈의 우측 끝부분은 너비가 약 3센티미터나 되는 부분이 6센티미터 가량이나 되었으므로 아궁이에서 연탄가스가 마루밑으로 새어나올 경우 그 틈으로 스며 올라올 염려가 있으니 임차인인 위 박억근으로서는 문틈을 세밀히 관찰하여 스스로 위 문턱과 마루 사이의 틈을 막고 문짝과 문틀사이의 문틈을 빈틈없이 조치하거나 임대인인 피고인에게 수선하여 달라고 의뢰하거나 하였어야 했던 점, 사고당일 1979.9.24 사고가 일어난 방에는 연탄불을 피우지 아니하였었는데 피해자가 찾아오자 비어있는 그 방에서 자고 가게 하면서 방이 춥다고 하여 그날 23:30경 다른 방에서 피우던 연탄불을 갈아넣어 주었으며 그 날은 이슬비가 내려 날씨가 약간 춥고 축축한 날씨이므로 연탄가스가 행여 스며들지 않을까 염려하고 문틈이나 문턱과 마루사이를 무엇으로 막든지 하는 조치를 취하였어야 할 터인데 그 전날까지 어머니가 거처하던 방이고 무사하였었다 하여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사실 등이 각 인정되므로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가옥을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던 위 박억근이가 통상의 수선의무와 관리의무를 해태하여서 발생하지 아니하였는가 하는 의심이 가는데도 이 사건 가옥의 문틈의 하자보수의 필요한 정도나 위 박억근의 과실에 대하여는 자세한 심리도 없이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방문과 문틀사이의 틈이나 문턱과 마루사이의 틈의 하자보수가 임차인의 통상관리에 속하는 것이 아니고, 임대인인 피고인에게 수선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미진하였거나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 이므로 논지는 이유있어 파기를 면치못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정철(재판장) 김중서 강우영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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