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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3. 10. 24. 선고 2012나70465(본소), 2012나70472(반소)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미간행]
원고(반소피고), 항소인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지스 담당변호사 석경회 외 2인)

피고(반소원고), 피항소인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로 담당변호사 김계환 외 1인)

변론종결

2013. 9. 24.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별지 1. 기재 사고로 피고에게 발생한 상해로 인하여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별지 2.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아래 나.항에서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7,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12. 10.부터 2013. 10.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다.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10%는 원고(반소피고)가, 90%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본소 : 별지 1. 기재 사고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발생한 상해로 인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의 피고에 대한 별지 2.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120,3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9. 12. 10.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본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보험업자인 원고는 2008. 4. 17.경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피고로 하여 별지 2. 기재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보험계약 보통약관 중 주요 내용은 별지 3. 보험약관(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 한다) 기재와 같다.

나. 피고는 2009. 5. 22.경 부천시 소재 피고 경영의 노래방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져 제4, 5 및 제6, 7 경추간판 탈출증, 경추척수증, 우측 상지 불완전 마비 등의 상해를 입는 별지 1. 기재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다. 피고는 2009. 11. 23.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제4, 5 및 제6, 7 경추간판 탈출증 및 경추척수증의 후유장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보험금지급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2009. 11. 25.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험가입금액 일반상해(기본계약) 1억 원 및 일반상해후유장해 5,000만 원 합계 1억 5,000만 원에 이 사건 보험약관 별표1 장해분류표(이하 ‘이 사건 장해분류표’라고 한다)상 심한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의 지급률 20%와, 이 사건 사고의 기여도 60%를 곱하여 계산한 후유장해보험금 1,800만 원(1억 5,000만 원 × 20% × 60%)을 지급하였다(이하 ‘제1차 보험금지급’이라 한다).

라. 그 후 피고는 2009. 12. 4. 위 제4, 5 및 6, 7 경추간판 탈출증 및 경추척수증에 더하여 우측 상지 불완전마비 상태로 인한 이 사건 장해분류표 13. 신경계 장해를 평가하는 일상생활 기본동작(ADLs)제한 장해평가표 상의 다음과 같은 장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재차 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험금지급을 청구하였다.

〈다음〉

1. 음식물섭취 중 독립적인 음식물 섭취는 가능하나 젓가락을 이용하여 생선을 바르거나 음식물을 자르지는 못하는 상태(지급률 5%)

2. 배변배뇨 중 빈번하고 불규칙한 배변으로 인해 2시간 이상 계속되는 업무(운전, 작업, 교육 등)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지급률 5%)

3. 목욕 중 다른 사람의 계속적인 도움없이는 샤워 또는 목욕을 할 수 없는 상태(지급률 10%)

4. 옷 입고 벗기 중 착용은 가능하나 다른사람의 도움없이는 마무리(단추 잠그고 풀기, 지퍼 올리고 내리기, 끈 묶고 풀기 등)는 불가능한 상태(지급률 3%)

마. 이에 원고는 2009. 12. 14. 자문의의 소견에 따라 위 청구항목 중 2. 배변배뇨장해는 1차로 지급한 경추간판 탈출증과 중복되어 제외하고, 3. 목욕 항목은 위 일상생활 기본동작(ADLs)제한 장해평가표상 샤워는 가능하나 혼자서는 때밀기를 할 수 없는 상태(지급률 5%)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급률을 13%(음식물섭취 5% + 목욕 5% + 옷 입고 벗기 3%)로 결정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상 일반상해(기본계약) 및 일반상해후유장해 보험가입금액 합계 1억 5,000만 원에 위 지급률 13%와 이 사건 사고 기여도 60%를 곱하여 계산한 후유장해보험금 1,170만 원(1억 5,000만 원 × 13% × 60%)을 추가로 지급하였다(이하 ‘제2차 보험금지급’이라 한다).

바. 관련 의학지식

1) 경추척수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결과적으로 경추부 척수가 압박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심한 경추 추간판 탈출증도 경추척수증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2)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경추 사이에 존재하는 추간판(디스크)이 탈출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추간판이 주위를 둘러싼 조직의 어느 부분으로 탈출하느냐에 따라 중추신경계인 척수 쪽으로 탈출되어 척수를 압박하면 척수병증이, 말초신경계인 신경근쪽으로 탈출되어 신경근이 눌리면 신경근병증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척수병증보다는 신경근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3) 경추척수증은 주로 손의 근력 약화, 부자연스러운 손놀림과 감각이상, 하지의 근력 약화로 인한 보행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20%의 환자에서 요저류를 동반하는 방광기능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경추부의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신경증상은 척수 보다는 척추 신경을 눌러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 한쪽 상지에 신경증상(저림, 감각저하, 근력저하)이 나타나게 된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후유장해보험금을 모두 수령하였음에도 양팔과 양손가락의 장해가 남아있다며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다. 그러나 ① 양 팔과 손가락의 장해는 제2차 보험금지급의 원인인 경추척수증에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어 그 중 높은 지급률인 손가락의 장해의 지급률 30%만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후유장해보험금은 2,250만 원(보험가입금액 1억 5,000만 원 × 지급률 30% × 이 사건 사고의 기여도 50%)인데, 원고가 피고에게 이를 초과하는 2,970만 원을 지급하였고, ②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제2차 보험금지급 당시 지급률을 13%로 하기로 합의하여 2차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추가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피고는 이 사건 후유장해가 이 사건 장해분류표상 지급률 100%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바, 피고의 후유장해는 이 사건 장해평가표상 지급률 30%에 해당하므로 지급률 80% 이상의 후유장해 발생을 지급 요건으로 하는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설령 경추척수증을 경추 추간판 탈출증과 구별하고 상지 장해는 경추척수증에서 파생되었음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에 대한 지급률은 심한 추간판 탈출증의 지급률 20%와 경추척수증에 의한 장해 중 가장 높은 상지 장해로 인한 지급률 30%를 합한 50%에 불과하다.

(4) 결국 상해 담보에 대해서는 피고에게 정당한 보험금을 초과하여 지급하였고, 질병사망 보험금은 그 지급 요건에 해당되지 않음이 명백한 바, 피고의 반소청구는 기각되고 원고의 본소청구가 인용되어야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에게 발생한 후유장해는 이 사건 장해분류표상 ① 척추 : 심한 추간판탈출증(지급률 20%), ② 우측 팔 : 한팔의 3대 관절 중 1관절의 기능에 심한 장해를 남겼을 때(지급률 20%), ③ 우측 손가락 : 한손의 5개 손가락 모두의 손가락뼈 일부를 잃었을 때 또는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지급률 30%), ④ 좌측 상지 : 한손의 5개 손가락 모두의 손가락뼈 일부를 잃었을 때 또는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지급률 30%)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보험약관 제17조 제6항에 의하면 하나의 사고로 2가지 이상의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 각 휴유장해 지급률을 합산하여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위 지급률을 모두 합산하면 100%(심한 추간판 탈출증 20% + 우측 팔의 장해 20% + 우측 손가락의 장해 30% + 좌측 손가락의 장해 30%)가 된다. 이 사건 보험약관 제17조 제1항에 따라 후유장해의 지급률이 80% 이상인 경우 보험가입금액 전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상 일반상해(기본계약) 및 일반상해후유장해 보험가입금액 합계 1억 5,000만 원 전액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기여도 60%를 적용한 9,000만 원(1억 5,000만 원 × 60%)을 후유장해보험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나아가 이 사건 보험약관 중 질병관련 특별약관에 따르면 원고는 피보험자인 피고가 보험기간 중 질병으로 인하여 장해분류표에서 정한 지급률이 80% 이상에 해당하는 후유장해가 남았을 경우, 피고에게 질병사망보험금 6,000만 원(보험가입금액 3,0000만 원 × 2건)을 지급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피고의 후유장해는 지급률 80% 이상에 해당하고, 위 후유장해의 발생원인 중 이 사건 사고의 기여도 60%를 제외한 나머지 40%는 피고가 이미 가지고 있던 일종의 질병인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므로 결국 질병으로 인하여 지급률 80% 이상의 후유장해가 남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질병사망보험금 6,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합계 1억 5,000만 원(후유장해보험금 9,000만 원 + 질병사망보험금 6,000만 원)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2,970만 원(제1차 보험금지급 1,800만 원 + 제2차 보험금지급 1,17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1억 2,03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2009. 12. 4.로부터 3영업일이 경과한 2009. 12. 10.부터 이 사건 반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 단

가. 후유장해보험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각 부위별 후유장해에 대한 인정 지급률

갑 제3, 7호증, 을 제1 내지 3, 7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이화여자대학교의과대학 목동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제1심 법원의 연세대학교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2011. 5. 17.자)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고에게 제4, 5 및 6, 7 경추간판 탈출증 및 경추척수증, 양측 상지 불완전마비 등의 후유장해가 발생하였고, 위 후유장해는 이 사건 보험약관상 ① 척추의 경우 심한 추간판탈출증(지급률이 20%), ② 우측 팔의 경우 한 팔의 3대 관절 중 1관절의 기능에 심한 장해를 남겼을 때(지급률이 20%), ③ 우측 손가락의 경우 한손의 5개 손가락 모두의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지급률이 30%), ④ 좌측 손가락의 경우 한손의 5개 손가락 모두의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지급률 주1) 30%) 에 각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전체 지급률의 계산

(가) 이 사건 경추간판 탈출증과 경추척수증이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지

살피건대, ① 이 사건 보험약관에는, 같은 사고로 두 가지 이상의 후유장해가 생긴 경우에는 후유장해 지급률을 합산하여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보통약관 제17조 제6항), 다만 동일한 신체부위에서 둘 이상의 장해가 발생하거나 관찰방법에 따라서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그 중 높은 지급률만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이 사건 장해분류표 총칙 3. 1)항}, 이는 두 장해가 의학적으로는 별개의 장해라 하더라도 사실상 하나의 장해로 볼 수 있는 경우 이를 중복 평가하여 단순히 산술적으로 합산하게 되면 그 지급률이 지나치게 높아져 보험계약자 사이의 형평을 해치게 되는 결과를 막기 위한 예외적인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그 적용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엄격히 해석함이 타당하고, ② 나아가 보험약관의 내용은 개개 계약체결자의 의사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 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6830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해석을 거친 후에도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60305 판결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81633 판결 등 참조), 이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통약관에서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라 함은 구체적인 사례에서 단순히 하나의 장해가 다른 장해와 의학적 인과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하나의 장해가 다른 장해의 당연한 결과로 수반되며 장해가 발생한 신체부위 및 기능에 있어서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사회통념상 굳이 별개의 장해로 취급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에 터잡아 이 사건 경추 추간판 탈출증과 경추척수증이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지 살펴본다.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연세대학교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2011. 5. 17.자) 및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당심 법원의 전문심리위원 소외 3의 의견서 포함)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래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이 있었고 그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충격이 가해져 경추부의 추간판이 중추신경계인 척수 쪽으로 탈출됨으로써 척수를 압박하여 경추 척수손상을 입게 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에게 양측 상지 불완전 마비 등의 여러 가지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경추척수증은 척수손상의 일종으로서, 경추 신경근병증을 주로 하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과는 임상적으로 구분되는 질환인 점, ② 심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 경추척수증의 하나의 원인이 될 수는 있으나,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 있다고 해서 항상 경추척수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바, 이 사건에 있어서도 피고는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였는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충격이 가해지니 바로 척수에 손상이 가 경추척수증이 발생하게 된 점, ③ 이 사건 장해분류표 상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신경근의 장해로 ‘척추(등뼈)의 장해’ 항목에, 경추척수증은 척수손상의 하나로 ‘신경계·정신행동 장해’ 항목에 달리 분류되고 있는 점, ④ 한편 피고의 일상생활 기본동작이 제한된 것은 주로 신경계의 장해인 경추척수증에 의한 것인 주2) 점, ⑤ 당심 법원의 전문심리위원 소외 3은 심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때때로” 경추척수증을 동반하므로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다는 의학적 견해를 보였으나, 현재의 장해상태(심한 추간판 탈출증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추척수증이나 경추 척수병증에 의한 양측 상지의 후유장해)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척추의 장해가 아닌 신경계 장해의 판단기준에 의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경추척수증이 경추 추간판 탈출증을 의학적 원인으로 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만으로 전자가 후자에서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경추 추간판 탈출증과 경추척수증의 발생 시기, 발생 원인, 발생 부위 및 두 기관의 기능적 독립성 등에 비추어 보면 양자는 동일한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서로 다른 장해일 뿐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의 후유장애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후유장애 지급률과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후유장애 지급률은 이를 합산함이 상당하다.

(나)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후유장해 지급률에 대한 판단

피고의 장해 상태(팔 및 손가락의 장해)가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당심 법원의 전문심리위원 소외 3은 팔 및 손가락의 각 운동장해가 신경계 장해인 경추척수증에서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다는 의학적 견해를 제시하고 있는바,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후유장해 지급률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에서 피고의 장해 상태(팔 및 손가락의 장해)를 그 직접적 상해부위인 척수손상의 측면에서 보면 이 사건 장해분류표 ‘13. 신경계 장해’를 평가하는 일상생활 기본동작(ADLs) 제한 장해평가표 소정의 ‘5가지 기본동작 중 하나 이상의 동작이 제한되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위 상해로 인하여 신체 각 부위에 발생한 개별적 장해의 측면에서 보면, ‘8. 팔의 장해’와 ‘10. 손가락의 장해’가 경합된 상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전자의 경우 그 지급률이 13%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그 지급률이 우측 팔 20%, 우측 손가락 30%, 좌측 손가락 30%인 사실, 한편 이 사건 장해분류표에서는 하나의 장해가 관찰방법에 따라서 장해분류표상 두 가지 이상의 신체부위 또는 동일한 신체부위에서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그 중 높은 지급률만을 적용하고, 동일한 신체부위에 2가지 이상의 장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합산하지 않고 그 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함을 원칙으로 하나, 각 신체부위별 판정기준에서 별도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장해분류별 판정기준 13. 나. 1) ③항에서는 신경계의 장해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눈, 귀, 코, 팔, 다리 등)는 해당 장해로도 평가하고 그 중 높은 지급률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그 지급률을 제한한 규정취지 및 약관의 해석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당해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개 계약 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보험약관은 관찰방법에 따라서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그 중 가장 높은 후유장해 지급률만을 적용하도록 정하면서, 신경계의 장해에 다른 신체부위의 장해가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정하고 있다고 해석되는바,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경우 팔 및 손가락의 각 운동장해가 서로 다른 신체부위이기는 하나 위 팔 및 손가락의 장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발생된 장해가 아니고 척수손상으로 인한 신경계 장해에서 후발적으로 생긴 파생 장해라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에 대하여는 척수손상에 의한 신경계 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 13%와 그 파생 장해인 우측 팔의 운동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 20%, 우측 손가락의 운동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 30% 및 좌측 손가락의 운동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 30% 중 가장 높은 후유장해 지급률인 (우측 또는 좌측) 손가락의 운동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 30%만을 위 네 가지 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로 적용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주3) 것이다.

(다) 소결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피고의 후유장애의 지급률을 계산하면, 경추 추간판 탈출증의 후유장해 지급률 20%와 경추척수증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한 팔 및 손가락의 장해로 인한 후유장애 지급률 30%를 합산한 50%(20% + 30%)가 된다.

(3) 후유장해보험금액의 산정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후유장해의 지급률이 50%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17조 제2항에서 정한 ‘일반후유장해’에 해당하고(결국 피고의 후유장해 지급률이 100%로서 이 사건 보험약관 제17조 제1항에서 정한 ‘고도후유장해’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제1심 법원의 이화여자대학교의과대학 목동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제1심 법원의 연세대학교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2011. 5. 17.자)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후유장해에 대한 이 사건 사고의 기여도는 50%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후유장해보험금으로 3,750만 원{1억 5,000만 원[= 일반상해(기본계약) 1억 원 + 일반상해후유장해 5,000만 원] × 지급률 50% × 기여도 50%}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 후유장해보험금으로 2009. 11. 25. 1,800만 원, 2009. 12. 14. 1,170만 원 합계 2,97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후유장해보험금은 780만 원(3,750만 원 - 2,970만 원)이 된다.

(4) 원고의 지급률 합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제2차 보험금지급 당시 상지 후유장해에 따른 지급률을 13%로 합의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추가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질병사망보험금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보험약관 중 2-1. 질병사망 특별약관 제2조 제1항에서는, ‘회사는 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이 특별약관의 피보험자가 이 특별약관의 보험기간 중에 질병으로 인하여 보험기간 중에 사망하거나 그 질병이 치유된 후 직접결과로서 신체의 일부를 잃었거나 그 기능이 영구히 상실(이하 ’후유장해‘라 한다)되어 별표1 장해분류표에서 정한 지급률이 80% 이상에 해당하는 후유장해가 남았을 경우에는 이 특별약관의 보험가입금액을 질병사망보험금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질병사망보험금은 피보험자가 이 사건 장해분류표 상 지급률이 80% 이상에 해당하는 후유장해를 입은 경우 위 질병사망 특별약관의 보험가입금액이 지급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따라서, 피고의 후유장해의 지급률이 50%에 불과한 이 사건에서 위 질병사망 특별약관은 피고에게 적용되지 않으므로, 위 약관이 적용됨을 전제로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피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보험약관 제33조 제1항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한 후 3영업일 안에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78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우측 상지 불완전마비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한 2009. 12. 4.부터 3영업일이 경과한 2009. 12. 주4) 10. 부터 원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3. 10.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사고를 원인으로 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위 금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의 원고 패소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상준(재판장) 김지숙 주진암

주1) 가) 장해분류표에 의하면, 손가락의 장해 중 ‘한 손의 5개 손가락 모두에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에 해당하려면, 손가락의 생리적 운동영역이 정상운동 가능영역의 1/2 이하가 되어야 하고, 이때 운동영역은 손가락 관절의 굴신운동 가능영역으로 측정한다. 나) 좌측 상지의 기능장해 유무 및 정도에 대하여, 제1심 감정의(정형외과의) 소외 1은, 주관절 및 손목관절의 근력은 3등급 이상, 수부 파악력은 2등급 이상, 운동범위는 정상의 1/2 이상인 상태로 장해분류표의 장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2011. 11. 22.자 사실조회회신서), 감정의 소외 1의 위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더라도 현재 경추척수증으로 인하여 좌측 상지의 근력 저하와 수부의 내재근 위축 소견이 관찰된다는 것이고, 이에 더하여 이 사건과 동일한 사고를 원인으로 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단66515 보험금 청구사건의 감정의(정형외과의) 소외 2은, 2012. 4. 30. 시행한 근전도검사 결과에 의하면 좌측 상지의 신경전도 이상과 감각저하(제7, 8 경추 신경 영역) 소견이 관찰되고 있으며, 양측 상지의 근력 약화, 양측 수부의 갈퀴손 변형과 내재근 위축 소견이 동반되어 있어 장해분류표상 ‘한손의 5개 손가락 모두의 뚜렷한 장해를 남긴 때(지급률이 30%)’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보이는 있는 점(을 제7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현재 양손의 관절이 굳어지고 주관절, 손목관절, 수부의 근력저하의 정도가 심해져 좌측 상지의 운동 범위가 1/2 이하로 감소되는 장해를 갖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좌측 상지의 기능장해가 장해분류표의 장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제1심 감정의 소외 1의 판단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2) 손의 근력 약화, 부자연스러운 손 놀림과 감각이상 등 운동장해는 경추척수증의 특이적 증상 중 하나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주3) 앞서 든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68302 판결에서, 대법원은 ‘좌하지 족관절 및 좌하지 발가락의 각 운동장해가 좌하지 비골신경손상으로 인한 신경계 장해에서 통상 파생하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좌하지 비골신경손상에 의한 신경계 장해와 그 파생장해인 좌하지 족관절 및 좌하지 발가락의 각 운동장해의 각 후유장해 지급률을 모두 산정한 다음 그 중 가장 높은 후유장해 지급률만을 세 가지 장해의 후유장해 지급률로 적용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해석론이 약관 해석에 있어서의 약관의 객관적·획일적 해석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주4) 5일과 6일은 토, 일요일이어서 2009. 12. 10.을 지연손해금 기산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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