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법 제401조 제1항에 규정된 주식회사의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어서 단순히 통상의 거래행위로 인하여 부담하는 회사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사의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 위반의 행위로서 위법성이 있는 경우에는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 해당한다.
무릇 대표이사란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업무집행을 총괄하여 지휘하는 직무와 권한을 갖는 기관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회사를 위해 충실하게 그 직무를 집행하고 회사업무의 전반에 걸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지는 자이므로, 대표이사가 타인에게 회사업무 일체를 맡긴 채 자신의 업무집행에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아니하여 급기야 부정행위 내지 임무 해태를 간과함에 이른 경우에는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그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70044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9598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2015년 3월경 자신의 오빠인 F에게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 한다)의 대표자 사내이사 명의를 피고로 사용하는 것을 승낙하였고 그에 관한 법인등기부 등재가 그 무렵 이루어졌지만, 피고는 C의 대표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F이 C의 대내외적 업무를 모두 수행하였다.
나. 원고의 대표이사인 K은 2016년 10월경 F으로부터 축산물을 담보로 하여 대출을 받아야 되니 차주 명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