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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7.8.31. 선고 2017고합53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건
피고인

A

검사

장려미(기소), 추혜윤(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D

법무법인(유) E

담당변호사 F G

판결선고

2017. 8. 31.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1. 모두사실

가.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은 H비행단에서 2009. 12, 30.까지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2012. 11. 19. 주식회사 (이하 'J'이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본부장 K, 실장 L(각 2015. 3. 23. 구속 기소) 등으로 구성된 J 신사업본부 소속 기술전문위원으로서 M(이하 'M'라고 한다) 조립, 국방기술품질원의 수검 및 납품, A/S 업무 등을 담당한 사람이다.

나, M 납품 계약 체결 J은 2011. 12. 29. 화성시 N에 있는 J 본사 사무실에서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접속하여 "2013. 10. 30.까지 납품가 23,535,492,192원에 M 54대를 납품한다"는 요지로 방위사업청과 M 납품 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의 계약일반조건은 납품기일, 규격, 수검 등에 대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모든 물품의 규격은 구매목적에 맞는 신품이어야 한다고 정하고(제13조), 계약 특수조건을 통하여 물품의 감독 검사를 품질보증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이라 한다)이 정한 규정에 따라 검사를 받으며, 시제품 1대를 생산하여 기품원의 성능 검사를 거친 후에 후속물량 생산에 착수하도록 하는 한편[제7조, 제47조1), 물품 적용규격에 대하여 계약명세서상의 규격에 합치하여야 하고, 모든 기술 자료는 계약체결시점에 확정된 최신판이어야 하며 이 사양서 및 업체의 제안서를 충족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제31조, 제50조).

또한, 양측은 계약특수조건의 '사양서'(제50조)를 통하여 크기와 중량, 장치의 형태는 물론 온도, 압력, 출력, 내구성, 전기 계통 허용범위 등 구체적인 성능검사의 합격기준을 정하였고, 국방품질경영업무규정 제18조에 따른 자체 검사결과에 합격한 완성품의 검사성적서를 기품원에 제출하여 감사를 의뢰하고, 2013. 10. 30.까지 감사를 통과한 M 4대를 P비행단에 납품하고, 나머지 50대는 추후 지정하는 부대에 납품하기로 계약하였다.

2. 범죄사실

피고인은 위 K, L 등과 함께, 아래와 같이 사실은 정상적으로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 내구성 시험을 거치지 않고, 양산품에 대한 성능검사와 관련하여 M 운전시간을 허위로 작성한 시험 성적서를 제출하여 성능검사를 통과하거나 일부 M에 대하여 명판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양산품별 성능검사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마치 정상적으로 시제품 성능검사 및 양산품별 성능검사를 마친 것처럼 피해자 방위사업청 담당 직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013. 9. 27. J으로 하여금 선금 명목으로 2,670,000,000원 2)을 교부받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3. 12. 31.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M 54대에 대한 물품대금 명목으로 합계 13,134,674,810원을 교부받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K, L 등과 공모하여 피해자 방위사업청을 기망하여 J으로 하여금 재물을 교부받도록 함으로써 이를 편취하였다.

가. 시제품 성능검사 관련 기망행위

피고인은 위 본부장 K, 실장 L과 함께, 2013. 5. 8.부터 6, 24. 사이에 화성시 N에 있는 J 본사에서, 국제공인시험기관인 '한국에스지에스㈜ Q' 소속 R으로부터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내구성 시험'을 받던 중, 시험시작 358시간이 지난 2013. 5. 25. 11:02경 엔진 구성품인 감속기어박스의 기어 등이 파손되자 다른 M로 교체하였음에도, 마치 정상적으로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내구성 검사가 이루어진 것처럼 위 R을 속이고 받은 한국에스지에스㈜ Q 명의의 시험성적서를 기품원에 접수하여 신뢰성/내구성 시험을 통과하였다.

나. 양산품별 성능검사 관련 기망행위

1) 명판 교체를 통한 미수검 M 납품 피고인 3)과 본부장 K, 기술전문위원 S, 팀원 T 등은 2013. 9. 13. 양산품 4대(J : 2~5호기), 2013. 10. 2. 양산품 8대(J : 6~13호기) 등 M 12대에 대한 양산품별 성능검사를 받음에 있어, 이미 성능검사를 통과한 6호기의 기체 명판, 엔진 명판, 발전기 명판을 미수검품인 15호기에 부착하여 마치 정상적으로 성능검사를 받은 6호기인 것처럼 2013. 10. 15. 충북 U에 있는 H비행단에 납품하고, 6호기 기체에는 15호기 명판을 부착하여 기품원의 감사를 통과한 다음 15호기의 기체 명판 등을 미수검품인 26호기에 부착하여 마치 정상적인 성능검사를 받은 15호기인 것처럼 2013. 10. 29. V에 있는 W비행단에 납품하였다.

피고인은 위 K 등과 공모하여 그때부터 2013. 12. 30.까지 위와 같이 성능검사를 통과한 M의 명판 등을 미수검품에 옮겨 부착하여 납품하고, 성능검사를 통과한 M의 기체에는 미수검품의 명판 등을 부착하여 성능검사를 재차 받게 하는 방식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미수검 M 17대를 납품하였다.

2) 환경시험 성적서 허위 작성 본부장 K는 2013. 10. 하순경 J 본사 사무실에서, 14호 M의 'M 시험성적서' 검사 항목 중 장기전압안정률 작동시험과 관련하여 사실은 1시간 밖에 시험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4시간을 시험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여 이를 양산품 성능검사를 받으면서 제출하였다.

위 K는 그때부터 2013. 12. 23.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허위 내용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M 41대를 납품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및 L, K, X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S, T, Y, R, Z의 대질조사 중 각 진술기재 포함)

1. AA, AB, AC, AD, AE, T, Y, S, Z, AF, R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1차 입찰공고, 계약특수조건, 이 사양서, 계약일반조건, 사양서 변경내용, 공군본부 군수품 조달관리규정, 물품구매계약서, 물품제조·구매계약 특수조건(일반), 물품제조·구매계약 일반조건, 품질보증활동 계획서, 업체품보계획서, 품보활동 일지(2013. 3. 14. ~ 2013.12.27.), 품보활동 결과보고서, 검사 및 납품조서, 출력전원 결함 발생통보, M A/S 현황, 항공기 54대에 대한 명판(페인트번호) 실사 결과, J 대여 장비반납 후 비교결과(이메일 자료), 대여 후 회수한 불용장비 부속 장탈 확인 결과 사진, 대금 지급 현황 자료, 엔진 고유번호 철제 명판 및 페인트 번호 비교사진(1~54호기), M 납품 기지별 하자처리 진행 및 계획사항, 비행단별 사용자 불만 발생 보고서, J 회계자료(공구구입비용), 전표, 공구구입 영수증(엔진 수리용 인치 렌치 구입), 기안지(엔진 수리용 공구 긴급 구매), 합격품과 미수검품 바꿔치기 일람표, AG 엔진에 대한 물품독점 계약서, J이 의뢰한 54대의 엔진 견적서, 시험 평가 신청서, 내구성 시험 절차서, M별 합격품, 미수검품의 명판 바꿔치기 요도, 1,000시간 내구성 시험근무 카렌다, 1,000시간 내구성 시험근무일지, Y 업무노트 사본, 양산품 시험 성적서 허위 작성 현황, 명판 교체한 M 납품 현황, 신뢰성/내구성 시험 성적서, 각 M시험 성적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J에서 비상근 기술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 K 등의 지시에 따라 현장에서 M 조립 등의 작업을 수행하였을 뿐이고, 판시 범죄사실 기재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에 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2. 판단

1)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의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범죄를 공동실행할 의사가 있는 공범자 상호 간에 직·간접적으로 그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충분하며, 공모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은 모든 공범자가 스스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그 실현 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그 행위결정을 강화하도록 협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 결과에 대한 각자의 이해 정도, 행위 가담의 크기, 범행지배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2905 판결 등 참조).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J에서 M 조립 등의 업무를 담당한 M 관련 기술전문가로서 M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내구성 시험' 진행 중 파손된 시제품을 다른 M(이하 'M 2호기'라고 한다)와 교체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하고, K의 지시에 따라 미수검 M의 명판을 교체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등 K 등과의 의사연락 하에 구체적 실행행위를 분담하면서 이 사건 범행 실현에 본질적 기여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 관하여 K 등과 공동정범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J에서 M 관련 사업을 담당한 부서인 신사업본부는 본부장인 K, 실장 L, 책임연구원 Z, 기술 전문위원 S, Y, 피고인, X, 직원 T, AE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신사업본부의 구성원 중 M의 조립, 수리, 김수 등에 관한 기술적 업무는 주로 기술전문위원들이 담당하였는데, S은 최연장자로서 기술전문위원 팀장 지위에 있기는 하였으나 M에 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행정 업무, 대외협력 업무, 물품구매와 조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M에 장착된 엔진 내부의 감속기어박스를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는 정도의 전문적 기술력을 갖춘 사람은 피고인과 X, Y 3명뿐이었다.

나) J은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M 물품구매계약(이하 '이 사건 구매계약'이라고 한다)에 따라 2013. 2.경 M 시제품을 제작하여 2015. 5. 9.부터 M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 /내구성시험을 시작하였고, J은 S과 T, 피고인과 AC, Y와 AD, X과 AH 등 기술전문위원 1명과 직원 1명을 짝을 지어 4개조를 편성한 후 3교대(근무시간 오전조 07:00부터 15:00까지, 오후조 15:00부터 23:00까지, 야간조 23:00부터 07:00까지)로 신뢰성/내구성시험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3. 3.경 K, L에게 M 시제품 검사 중 엔진이상 등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여 추가로 M 시제품을 조립해 둘 것을 제안한 후, M 시제품과 별도로 M2호기를 제작하여 두었다.

다) 그런데 2013. 5. 25. 오전 11시경(아워미터 수치로는 약 407) M 시제품 내부에서 엔진 소리가 아니라 부서지는 소음이 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오전 근무조는 S, T 조였는데, S은 기술전문위원이긴 하나 M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 M 시제품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T은 일단 M 시제품의 작동을 정지시킨 후, S과 함께 K, L, 피고인 등에게 비상연락을 하였다. J 시험장에 도착한 피고인은 L과 상의하여 M 시제품을 전력분석기와 분리한 다음 시험장에서 조립장으로 옮겼고, M 시제품에 문제가 생겨 수리가 안 될 경우 M2호기로 다시 신뢰성/내구성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T 등에게 지시하여 이미 조립 완성 상태에 있던 M 2호기를 시험장으로 옮기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S, T 등은 M 2호기를 시험장으로 이동시켜 전력분석기 등과 연결해 두었고, 피고인이 M 시제품 상부의 커버를 열어 M 시제품의 상태를 확인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오전조 근무시간이 끝나 퇴근하였다. 이후 야간조인 X, AH 조가 출근하는 23:00 무렵까지는 피고인이 전적으로 M 시제품에 관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였다.

이처럼 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M 시제품과 M 2호기가 교체되었을 무렵 피고인이 담당 근무조로서 M 시제품에 관한 기술적 조치를 전담하고 있었던 점, ② J 신사업본부 구성원 중 M에 장착된 엔진 내부의 감속기어박스를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는 정도의 전문적 기술력을 갖춘 사람은 피고인과 X, Y 3명뿐인데, 2013. 5. 25. 당시 Y는 근무조가 아니어서 현장에 없었고, X은 사건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인 23:00경에 야현장으로 출근하였던 점, ③ 피고인과 같은 근무조에 속한 AC는 수사기관에서 "오전반은 아침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반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야간반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근무한 것으로 기억된다. 한두 시간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1,000시간인가 몇 시간을 계속 돌리면서 무슨 측정을 한다고 하였는데 결국 중간에 기계가 나자빠졌다. 시험이 절반 정도, 그보다 조금 적게 운전하였을 때 오후반이라 오후에 출근하여 보니 M가 고장이 나 있었고, 시험장에 있던 M를 4~5명이 밀고 조립장으로 이동시켰으며, 똑같이 만들어 놓은 M를 끌고 시험장에 가져다 놓았다. 연료를 주입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고장이 난 M에서 몇 가지 부품을 떼어내 새로 가져다 놓은 M의 부품과 바꾼 기억이 난다. M 맨 위쪽의 부품이었던 것 같다. 시간적 데이터가 기록된 부품을 바꾸는 것으로 생각했다. 장비가 고장이 나서 바꾸는 행위에 대하여 속으로는 안 좋은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급하니까 시키는 대로만 했다. 야간 근무조의 기술자들까지 소집하고 높은 사람들도 나와 보고 분주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K, L 등과 상의하여 M 시제품의 아워미터 등을 M 2호기로 바꾸어 설치하는 등 M 시제품을 M 2호기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주요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J은 M 시제품에 대한 신뢰성/내구성 검사를 통과한 후 이 사건 구매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2013. 9.경부터 M 양산품 납품을 위한 성능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위 성능검사 과정에서 일부 M가 주파수 과도특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였고, 납품기한 내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자 K는 S, Y, 피고인, X 등 기술전문위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주파수 과도특성 검사에 합격한 M 양산품의 명판을 불합격한 M 양산품에 부착하도록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을 비롯한 기술 전문위원들은 함께 M 양산품의 명판을 교체하는 등 정상적인 성능검사를 거치지 않은 M 양산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주요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

양형의 이유

1. 처단형의 범위 : 징역 2년 6월 이상 15년 이하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일반 사기 > 제4유형(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특별감경인자] 손해발생의 위험이 크게 현실화되지 아니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3년 ~ 6년

3. 선고형의 결정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K, L 등과 함께 부정한 방법으로 M 시제품 및 양산품 성능검사를 통과하도록 하고 이를 공군 각 비행단에 납품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방위사업청을 기망하고 J으로 하여금 재물을 교부받도록 한 사안으로, 그 편취금액이 약 13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M와 같은 군수품 대금은 국가의 국방 예산으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재산상의 피해는 결국 국민들의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방위산업과 관련된 범행은 재산상의 피해만을 주로 야기하는 일반적인 사기 사건과는 달리 우리 군의 전체적인 군사력 저하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비난가능성 또한 크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범죄행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J의 기술전문위원으로 M에 관한 기술적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을 뿐 의사결정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았고, 상급자인 K, L 등의 결정과 지시에 소극적으로 동조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범행으로 달리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J이 납품한 M 중 상당수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현재까지 위 M의 A/S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하한보다 낮추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태업

판사김건우

판사정지원

주석

1)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제14조'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는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위와 같이 정정하여 기재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1,438,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별지 범죄일람표 (1)의 기재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는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위와 같이 정정하여 기재한다.

3)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명판 교체를 통한 미수검 M 납품의 행위주체를 '본부장 K, 기술전문위원 S, 팀원 T 등이라고만 기재하여 피고인을 별도로 명시하고 있지 않으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명판 교체 등을 분담하여 실행한 행위 주체로서 팀원 T '등'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이러한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표시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정정하여 기재한다.

4)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를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J의 기술전문위원으로, J이 취득한 M 매매대금이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적용법조의 기재에 오기나 누락이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않는 한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고, 법원으로서도 공소장 변경의 절차를 거침이 없이 곧바로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법조를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도12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피고인에게 형법 제347조 제2항을 적용하기로 한다.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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