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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04. 8. 26. 선고 2003나7096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김재인외 25인

원고(선정당사자), 피항소인

김경범외 1인

피고, 항소인

현대캐피탈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치오)

변론종결

2004. 7. 15.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과 원고(선정당사자)들 및 선정자들(이하 통틀어 원고들이라 한다)에게 별지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소외 1 주식회사(이하 ‘ 소외 1 주식회사’라 한다)은 2000. 8.경부터 광고전단지, 지역 생활정보지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 등에 “VIP 회원으로 가입하십시오. 하루 20분 클릭으로 노트북·컴퓨터 등을 무료로 사용하십시오. VIP 회원으로 가입하면 가입 후 일주일 안으로 제품을 받을 수 있고, 일일 광고 보기로 한 달 적립금이 쌓이며, 한 달 광고 보신 적립금으로 최고급 PC 할부금을 대신합니다. 광고보기만으로 최고급 PC, 노트북을 장만하고 단 한푼의 비용도 회사가 보장합니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하였다.

나. 소외 1 주식회사는 원고들이 위 광고를 보고 소외 1 주식회사의 본사나 지사를 방문하자 ‘신용카드 또는 할부금융회사와의 할부금융약정에 의하여 할부로 컴퓨터 등을 구매하는 사람에 한하여 소외 1 주식회사의 VIP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VIP 회원은 소외 1 주식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배너광고 1개를 보고 클릭을 하면 개당 50원씩 계산하여 적립되고, 매일 100개를 보면 5,000원씩 적립되어 매달 150,000원을 계좌로 송금 받을 수 있으며, 이 돈으로 위 할부금을 납부하면 결국 컴퓨터 등을 무료로 받게 된다’며 VIP 회원으로 가입할 것을 권유하였다.

다. 이에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의 말을 믿고 별지 표의 ‘회원가입일’란 기재 날짜에 가입비 30,000원을 지급하고 소외 1 주식회사가 인쇄하여 놓은 VIP 회원 가입 청약서에 원고들이 구입하고자 하는 컴퓨터 모델과 원고들이 적립금을 송금 받을 수 있는 거래은행의 계좌번호, 적립금 이체일, 제품대금 결제방법 등을 기재하여 제출함으로써 소외 1 주식회사의 VIP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라. 위 VIP 회원 가입 청약서에 첨부된 VIP 회원 가입약관의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회원은 소외 1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를 무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가 있고, 소외 1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광고를 구독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광고구독 수익금을 소외 1 주식회사와 계약된 이체일에 약정된 은행계좌로 이체 받을 권리가 있다(제2조 제1항)

(2) 소외 1 주식회사는 회원의 구매계약 후 회원이 주문한 제품에 대하여 납품예정일까지 납품하여야 하며 변동시에는 즉시 회원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납품 후 회원에게 1년간의 무상 A/S를 제공하여야 하며, 무상기간 후에는 유상으로 A/S를 제공하여야 하고, 회원과의 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하여 소외 1 주식회사의 인터넷사이트의 유지보수 및 운영을 24시간 성실히 하여 회원이 소외 1 주식회사의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제2조 제2항)

마. 한편, 소외 1 주식회사는 2000. 9. 26.경 할부금융업을 경영하고 있는 피고와 사이에 소외 1 주식회사가 컴퓨터를 판매함에 있어서 매수인의 위임을 받아 그 판매대금에 관하여 피고와 매수인 사이에 할부금융약정을 체결하면 피고가 그 판매대금 상당의 할부금융자금을 매수인을 대신하여 소외 1 주식회사에 직접 지급하는 한편 그 융자금에 대한 할부금을 매수인으로부터 매월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할부금융제휴계약을 체결하였다.

바.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의 VIP 회원으로 가입한 후 별지 표의 ‘할부거래 계약일’란 기재 해당일자에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위 표의 ‘할부금융원금’란 기재 해당 금액에 컴퓨터 1대씩를 구입함과 동시에 소외 1 주식회사를 통하여 피고와 사이에 위 할부금융원금에 이자를 가산한 할부금을 일정 기간 동안 균등분할하여 매월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할부금융약정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위 할부금융제휴계약에 따라 소외 1 주식회사에게 각 컴퓨터 판매대금 상당의 할부금융자금을 지급하였다.

사. 원고들이 지급한 컴퓨터대금은 시중가보다 약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비싼 가격이었다.

아. 그런데 광고주들로부터 광고수주가 안 되어 2000. 7.경부터 2001. 4.경까지 소외 1 주식회사의 광고수주로 인한 수익금은 합계 98,700,000원 정도로 월 평균 16,450,000원 정도에 불과하였으나 같은 기간 동안에 1,389명이 VIP 회원으로 가입하여 그 기간 동안 VIP 회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광고구독료의 합계가 890,850,000원으로 월 평균 148,475,000원에 달하자, 소외 1 주식회사는 원고들을 비롯한 VIP 회원들에게 2001. 4. 25.경까지만 광고구독료를 지급하고 그 후에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자. 그러자 원고들은 각 별지 표 ‘매매계약 해제일’란 기재 해당일자 무렵 소외 1 주식회사에게 광고구독료 미지급을 이유로 각 컴퓨터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를, 각 별지 표 ‘지급거절 통지일’란 기재 해당일자 무렵 피고에게 각 나머지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각 발송하여 그 무렵 위 각 통지가 소외 1 주식회사와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차. 원고들의 위 나머지 할부금 지급거절의사 통지 이후로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잔여 할부금을 청구하여 2003. 3. 17. 현재 원고들로부터 각 별지 표 ‘통지일 이후 인출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을 자동이체 형식으로 인출하거나, 금융상 불이익을 우려한 원고들로부터 이를 지급받았는데, 위 ‘통지일 이후 인출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 중 별지 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은 늦어도 이 사건 소장 송달 이전에 이미 인출하거나 지급받은 것이다.

카. 한편, 소외 1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소외 2는 ‘사실은 컴퓨터구입자들에게 약정한 할부금을 지원해 줄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VIP 회원으로 가입하여 인터넷광고만 보면 컴퓨터가 무료라고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시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컴퓨터할부구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컴퓨터매매대금 상당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서울지방법원 (사건번호 생략)호로 기소되어 2002. 6. 21.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과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9 내지 11호증, 갑 제13호증, 을 제1 내지 96호증(각 가지 번호가 붙은 서증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위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에 체결된 컴퓨터매매약정은 위 회원가입계약과 별도의 계약에 의하여 체결된 것이 아니라 VIP 회원가입청약서에 회원가입청약과 함께 구매하고자 하는 컴퓨터 장비와 종류, 결제방법, 할부기간 등을 기재하여 할부계약을 청약함으로써 회원가입과 동시에 할부계약이 체결된 점, 소외 1 주식회사는 고객인 원고들에게 컴퓨터를 무료로 구입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하였고, 그 방법은 우선 컴퓨터를 할부로 구매하면 그 컴퓨터 대금을 광고구독료의 지급 방법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 점, 그러므로 반드시 컴퓨터를 구입하여야만 소외 1 주식회사의 VIP 회원에 가입하여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을 수 있는 점, 소외 1 주식회사가 판매한 컴퓨터의 매매대금은 시중가보다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높은 가격이어서 원고들로서는 광고구독료를 지급 받을 수 없다면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컴퓨터를 구입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컴퓨터를 구입하기로 한 약정과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광고보기를 한 데 대한 광고구독료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서로 독립적인 별개의 약정이 아니라 VIP 회원가입 약정이라는 하나의 상위 약정에 따른 구체적인 권리·의무를 이루는 하위 약정이라 할 것인바,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 사이에 체결된 VIP 회원가입 약정의 주요한 내용은 첫째,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컴퓨터를 구입하고, 원고들의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거나 소외 1 주식회사를 통하여 피고와 할부금융약정을 맺는 방법으로 대금을 결제한다는 것과, 둘째, 소외 1 주식회사는 원고들이 할부대금을 완납할 때까지 1일 약 5,000원씩 한 달에 약 150,000원씩의 광고구독료를 적립할 수 있도록 원고들이 볼 수 있는 광고를 제공하여야 하고, 원고들이 그 광고를 보아 광고구독료가 적립되면 이를 원고들의 계좌로 입금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할 것인데, 소외 1 주식회사가 위 VIP 회원가입 약정상의 주요한 의무를 확정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한 이상 원고들은 위 VIP 회원가입 약정을 해제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원고들이 한 컴퓨터매매계약 해제의사표시는 위 VIP 회원가입 약정 해제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VIP 회원가입 약정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나. 한편,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 사이의 VIP 회원가입 약정 중 컴퓨터를 할부구매하기로 한 약정(이하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이 부분만을 가리켜 컴퓨터매매약정이라 하고, 광고구독료 지급에 관한 부분을 가리켜 광고구독료약정이라 한다)은 할부거래에관한법률(이하 ‘할부거래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2호 에서 정한 이른바 간접할부거래이다.

다. 그러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은 할부거래법 제12조 제1항 제1호 또는 제4호 , 제2항 의 규정에 따라 할부거래의 신용제공자인 피고에 대하여 위 VIP 회원가입 약정의 해제를 이유로 나머지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라. 나아가 원고들이 피고에게 그러한 의사를 통지한 이상, 원고들은 위 지급거절의사 통지 이후에는 더 이상 위 할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각 통지 이후에도 원고들로부터 나머지 할부금을 지급받아 그 금액만큼 이득을 얻고 원고들은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부당이득반환청구와 함께 선택적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할부거래법에 따른 지급거절권 행사를 무시하고 할부금 명목으로 원고들의 계좌에서 할부금을 인출하거나, 원고들에게 할부금의 지급을 종용하여 금융상 불이익을 우려하는 원고들로부터 할부금을 지급받은 행위는 불법행위라면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중 지연손해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인용하고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인용금액이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인용금액을 넘지 않으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는 그 당부를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에 대한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 적용 여부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 사이에 VIP 회원가입 약정이 체결된 사실이나 컴퓨터매매약정과 VIP 회원가입 약정간의 관계를 알지 못한 채 컴퓨터매매약정만이 이루어진 것을 전제로 원고들과 사이에 할부금융약정을 체결하였을 뿐 아니라 할부거래법 제4조 제1항 은 할부계약에 관한 주요내용을 서면으로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광고구독료약정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한 할부금융약정서에 기재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가 위 각 광고구독료약정에 따른 광고구독료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컴퓨터매매약정을 해제하였더라도 이를 가지고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 의 규정을 내세워 피고에게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2) 판단

(가) 할부거래법 제2조 제1항 제2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매수인이 신용제공자에게 목적물의 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고 그 대금의 완납 전에 매도인으로부터 목적물의 인도를 받기로 하는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 있어서, 위 법 제12조 제2항 에서 매수인의 신용제공자에 대한 할부금의 지급거절권을 인정한 취지는 할부거래에 있어서 물품매매계약과 할부금융약정이 그 성립ㆍ이행 및 존속에 있어서 서로 밀접한 의존관계에 있음을 감안할 때 그 물품매매계약이 해제되어 더 이상 매매대금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할부거래의 일방 당사자인 매수인에게만 그 할부금의 지급을 강제하는 것이 형평의 이념에 반하므로 매수인으로 하여금 신의칙에 반하지 아니한 범위 내에서 매도인에 대한 항변사유를 들어 신용제공자에 대하여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한 것이라고 볼 것이고,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 있어서 매수인은 신용제공자가 물품매매계약상의 그 해제의 원인이 된 약정 내용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매도인과 체결한 물품매매계약을 해제하면서, 신용제공자에게도 그와 같은 계약해제에 따른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할부금 지급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나) 또한, 할부거래법 제4조 제1항 에서 할부계약의 주요 내용을 서면으로 하도록 한 취지는 할부거래에 있어서는 대금의 지급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기 때문에 계약내용이 복잡하고 소비자의 충동구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여, 주로 매수인이 할부계약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계약체결의 신중성을 기하여 매수인을 부당하게 불리한 특약으로부터 보호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한 데에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서면에의 기재를 계약의 성립요건이나 효력요건, 또는 신용제공자에 대한 지급거절권의 행사요건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할부금융약정서에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 사이의 광고구독료약정이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할부금 지급거절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견해인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가 선의의 제3자인지 여부

(1) 피고의 주장

소외 1 주식회사가 VIP 회원가입 약정상의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VIP 회원가입 약정은 컴퓨터를 구매하는 데 있어 그 동기에 불과할 뿐이고 민법 제109조 제2항 , 제110조 제3항 에 의하면 착오 또는 사기를 이유로 한 계약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바, 피고는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간의 위 VIP 회원가입 약정내용을 전혀 몰랐으므로 원고들이 소외 1 주식회사의 기망 또는 원고들의 착오를 이유로 컴퓨터매매약정을 취소하였더라도 VIP 회원가입 약정의 내용을 알지 못한 선의의 제3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어, 결국 피고에게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2) 판단

원고들은 원고들과 소외 1 주식회사 사이의 컴퓨터매매약정을 포함한 VIP 회원가입 약정을 해제하였음을 이유로 지급거절권을 행사하고 있고, 취소를 이유로 지급거절권을 행사한다고 보는 경우에도 소비자는 할부거래법의 요건을 충족하는 한 할부거래법에 따른 지급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고가 선의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의 행위가 상행위를 목적으로 한 것인지 여부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이 컴퓨터를 할부 구입한 동기가 위 컴퓨터를 이용하여 소외 1 주식회사에게 광고구독이라는 용역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기 위한 것이므로, 결국 원고들은 이러한 상행위를 목적으로 컴퓨터매매약정을 체결한 것이고, 특히, 원고 이상철, 임덕묵, 정진희가 2000. 12.경 또는 2001. 1.경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광고구독료를 입금받았고, 원고 정진선, 정진희, 최병분, 정진욱, 조성자 등은 소외 1 주식회사 이외에 유사업체인 팁스정보통신 등으로부터도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위 원고들에게 있어서는 상행위를 목적으로 한다고 할 것이므로, 할부거래법 제2조 제2항 에 따라 할부거래법의 적용이 배제된다.

(2) 판단

할부거래법 제2조 제2항 이 정하는 ‘매수인이 상행위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라 함은, ‘매수인이 신용제공자의 여신으로 매수한 물건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물건을 할부로 구입한 경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넓게 ‘자신의 소비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영리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대외적인 이윤추구나 영업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소외 1 주식회사의 보상마케팅 방식에 따라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광고구독의 대가로 광고구독료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컴퓨터구입대금을 돌려받는 데 그친 것인바, 원고들의 이러한 광고구독행위가 영리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고, 일부 원고들이 타 회사와 사이에 비슷한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고 광고 구독료를 지급받았다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지급거절권 포기 여부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할부거래약정을 체결하면서, 원고들이 소외 1 주식회사가 부도가 나는 등의 사유로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광고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를 이유로 피고에 대한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것으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지급거절권 행사 주장은 이유가 없고, 또한, 신용제공자인 피고와 원고들간에는 할부거래법 제13조 가 적용될 여지가 없는바, 위 약정이 원고들에게 불리한 약정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는 여전히 효력이 있다.

(2) 판단

(가) 갑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할부금융약정 당시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피고에 대한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약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할부거래법 제13조 는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의 할부계약 내용 중 할부거래법 제12조 등과 관련하여 매수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할부계약의 원칙적인 유형인 할부거래법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직접할부계약을 염두에 둔 규정으로 보이는 점, 매도인과는 달리 신용제공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매수인에게 불리한 약정의 효력을 인정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규정은 이 사건과 같은 위 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삼면적인 간접할부계약에도 적용 내지 유추적용되어야 할 것인바(더구나 피고 스스로 피고는 소외 1 주식회사가 매도인의 지위에서 갖는 권리 일체를 인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렇다.), 위와 같은 약정은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 의 규정에 반하여 매수인에게 불리함이 명백하므로 효력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신의칙 내지 금반언 원칙 위배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할부금융약정 체결 당시 피고에게 제품구매특약 사항을 제출하여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지 못한 것을 이유로 할부금지급을 거절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이를 신뢰하여 피고가 이 사건 할부금융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할부금융계약을 통해 컴퓨터를 구매하여 지금까지 소유ㆍ사용하여 오면서 이제 와서야 종전에 약속한 제품구매특약과 달리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할부금융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에 위배된다.

(2) 판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위 제품구매특약이 할부거래법 제13조 에 의하여 무효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이 위 할부금융계약을 통해 컴퓨터를 구매하였으면서 위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항변권을 행사하는 것만으로는 원고들의 위 항변권 행사가 신의칙이나 금반언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바. 비채변제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항변권 행사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할부금을 납부하였는바, 원고 권영대의 경우에는 자동이체방식으로 입금을 하다가 CMS 방식, 즉, 전화나 인터넷을 통합 입금으로 일종의 타행환 송금을 하였고, 일부 원고들은 피고 회사 지점을 직접 방문하여 입금을 하기도 하였는데 원고들의 위와 같은 입금 경위에 비추어 원고들은 할부거래법상의 항변권행사를 포기하였거나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법 제742조 에서 정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유효하다.

(2) 판단

원고들이 위 항변권 행사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할부금을 입금한 것만으로는 이로써 원고들이 위 항변권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채무 없는 자가 착오로 인하여 변제한 것이 아니라면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요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고 할 것인바,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들 대부분의 경우에는 위 항변권 행사 이후에도 자동이체방식으로 피고가 원고들 계좌에서 할부금을 이체해 갔던 사실, 원고들 중 일부가 계속적으로 할부금을 입금한 이유는 원고들이 할부금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신용불량자로 등록될 우려가 있었고, 항변권행사의 효력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할부금에 대한 고율의 지연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할부금을 입금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은 채무 없음을 모르고 변제하였거나 채무 없음을 알고서도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그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부득이 변제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로서는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사. 부당이득반환청구채권과의 상계 주장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각 할부금융약정에 의하면,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가 매도인의 지위에서 갖는 권리 일체가 위 약정시점에서 피고에게 이전됨을 승낙하였으므로, 위 약정에 따라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권리는 피고가 보유하게 되고,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컴퓨터매매약정을 해제하면,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의 권리를 인수한 피고에게 위 컴퓨터매매약정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게 되며, 그 범위는 위 각 컴퓨터를 인도받아 사용한 약 2년간의 컴퓨터사용이익 및 이 사건 각 컴퓨터 또는 그 컴퓨터의 중고가격 상당 및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각 광고구독료 등의 이익이라고 할 것인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각 부당이득반환청구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한다.

(2) 판단

(가) 을 제3호증의 1 내지 50, 을 제95호증의 1 내지 3, 을 제9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들이 소외 1 주식회사를 통하여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각 할부금융약정을 체결할 때 사용된 할부금융약정서 뒷면의 ‘할부금융약정조항’ 제16조에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가 매도인의 지위에서 갖는 권리 일체가 위 약정시점에서 피고에게 이전됨을 승낙한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사실, 원고들은 위 해제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 원고들 중 일부는 계속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나) 그러나, 채무자의 승낙이 없는 한 동시이행항변권이 부착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원고들이 소외 1 주식회사와 사이의 VIP 회원가입 약정 혹은 그 속에 포함된 컴퓨터매매약정을 해제함에 따라 원상회복의 하나로서 컴퓨터사용에 따른 이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소외 1 주식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원상회복의무, 즉,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이미 지급받은 컴퓨터매매대금 및 이에 대한 위 대금을 받은 날 이후의 이자 상당을 반환할 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할 것인데, 원고들의 승낙이 없는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이 동시이행항변권이 부착된 원상회복청구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원고들의 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동시이행항변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아. 불법행위채권과의 상계 주장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소외 1 주식회사의 기망행위에 가담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만약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청구가 인용되어 지급거절통지 이후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지급받은 할부금을 반환하여야 할 경우 피고가 입게 되는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각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한다.

(2) 판단

을 제4호증의 3, 48, 49, 57, 76, 117-1, 183, 196, 199, 200, 201, 202, 206, 을 제5호증의 2, 3, 을 제6호증의 1, 4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보아도 원고들이 소외 1 주식회사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지급거절의사 통지일 이후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할부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별지 표 ‘통지일 이후 인출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의 범위 내에서 원고들이 일부 청구임을 명시하여 구하는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02. 1. 23.부터 2003. 5. 3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원고들은 지연손해금으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2. 1. 23.부터 갚는 날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에 따라 연 25%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헌법재판소가 2003. 4. 24. 위 규정에 관하여 위헌결정을 하여, 위 규정은 효력을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의 기간에 대하여 민법이 정한 연 5%의 지연손해금을 적용하되, 다만,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 이후로서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시행된 2003. 6. 1.부터 갚는 날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위 법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적용한다},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선정자 목록 및 표 생략]

판사 신동윤(재판장) 강두례 정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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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천안지원 2003.6.27.선고 2002가단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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