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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2020. 9. 24. 선고 2019노3357 판결
[가. 약사법위반, 나. 약사법위반방조, 다. 의료법위반][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항소인

검사

검사

박상선(기소), 박재호(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오른하늘 외 1인

주문

피고인 1.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2.

원심판결 중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돈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나머지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피고인 1에 대하여

양형과경 (원심: 300만 원)

나. 피고인 2(항소심 판결의 피고인)에 대하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여 의료법을 위반하고, 약국개설자가 아닌 피고인 1의 판매 목적 전문의약품 취득행위를 방조한 사실이 각기 인정됨에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의료법 위반의 점

구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1항 본문 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이하 ‘의사 등’이라 한다)가 아니면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전자처방전을 포함한다)을 작성하여 환자(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 직계존비속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말한다) 또는 형사소송법 제222조 제1항 에 따라 검시를 하는 지방검찰청검사(검안서에 한한다)에게 교부하거나 발송(전자처방전에 한한다)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89조 제17조 제1항 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이는 진단서·검안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이 의사 등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인으로서의 판단을 표시하는 것으로서 사람의 건강상태 등을 증명하고 민·형사책임을 판단하는 증거가 되는 등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그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직접 진찰·검안한 의사 등만이 이를 작성·교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도1013 판결 등 참조).

또한, 의사 등과 약사 사이의 분업 내지 협업을 통한 환자의 치료행위는 의사 등에 의하여 진료를 받은 환자와 약사에 의한 의약품 조제와 복약지도의 상대방이 되는 환자의 동일성을 필수적 전제로 하며 그 동일성은 의사 등이 최초로 작성한 처방전의 기재를 통하여 담보될 수밖에 없으므로, 의사 등이 의료법 제18조 에 따라 작성하는 처방전의 기재사항 중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환자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는 치료행위의 대상을 특정하는 요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의사 등이 의료법 제17조 제1항 에 따라 직접 진찰하여야 할 상대방은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사람을 가리키고, 만일 의사 등이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한 사람이 아닌 제3자를 진찰하고도 환자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를 허위로 기재하여 처방전을 작성·교부하였다면 그러한 행위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 에 위배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도1469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와 같은 관련 의료법 규정의 문언 및 체계에 의하면, 처방전은 어디까지나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진찰 대상자(작성 상대방)에게 교부하여야 하는 것인바, 결국 의료법 원칙상 처방전의 ① 작성 상대방과 ② 교부 상대방이 동일할 것이 요구된다. 즉 의료법 제17조 의 진찰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처방전의 ① 작성 상대방 + ② 교부 상대방의 성격을 모두 가지는 자인 이상, 의료법 제17조 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의사로서는 ①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되는 작성 상대방으로서의 환자와 ② 교부 상대방인 환자를 모두 직접 진찰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진찰이 전제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급한 이상 교부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의료법 제17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① 실재하는 사람이 아닌 허무인을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하였고, ②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아닌 피고인 1에게 처방전을 교부하였다. 의료법 일반 원리에 따라 처방전의 ① 작성 상대방과 ② 교부 상대방이 동일할 것이 요구됨에도, 피고인이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자가 아닌 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하여 ① 작성 상대방과 ② 교부 상대방이 달라진데다가 처방전 발급 및 교부의 전제가 되는 진찰행위 자체가 없었던 이상,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재하지 않는 허무인이라고 하여 달리 평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결국 피고인은 의료법 제17조 제1항 을 위반하여 진찰하지 않은 환자에게 처방전을 작성·교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의료법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본 원심판결에는 의료법 제17조 제1항 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는바, 이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논지를 받아들인다.

나. 약사법위반방조의 점

항소심의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고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위 처방전 발급을 요청할 당시 이를 이용하여 의약품을 판매할 예정이라는 점을 피고인 2에게 알렸다거나 피고인 2가 이를 알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2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아래 사정 및 형법 제51조 소정의 사항을 종합하여 선고형을 정하였다.

○ 가중인자: 취득한 의약품의 양이 적지 않아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운 점 등

○ 감경인자: 자백,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이고,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원심의 양형을 존중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2의 약사법위반방조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의 의료법위반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피고인 2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하여 교부하지 못한다.

피고인은 2016. 4. 30.경 위 시안의원에서, 허무인인 ‘△△△’ 명의의 포미스터정 200정에 관한 처방전을 발급하여 피고인 1에게 교부한 것을 비롯하여 위 일시경부터 2016. 7. 22.경까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7회에 걸쳐 7장의 허무인 명의의 처방전을 피고인 1에게 발급해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직접 진찰 없이 허무인 명의의 처방전을 발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당심 일부 법정진술

1. 허무인 명의의 처방전 7장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 가중인자: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점, 처방한 의약품의 양이 적지 않은 점 등

○ 감경인자: 범행의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과거에 동종의 또는 벌금형을 넘는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

○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별지 생략)

판사 오원찬(재판장) 김진영 최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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