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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법 2008. 1. 18. 선고 2007가합1415 판결
[당첨금] 항소[각공2008상,539]
판시사항

[1] 즉석식 복권에서 당첨금을 지급하지 않고 다른 복권으로 교환하여 주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 ‘인쇄상 하자’의 의미

[2] 즉석식 복권 “스피또 2000”의 세부당첨기준에서 복권면에 인쇄된 검증번호와 제조업체가 제공한 검증번호 등이 일치하는 경우에만 당첨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한 조항은, 복권의 거래형태와 위 내용이 복권면에 인쇄되어 있지는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 불공정 약관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즉석식 복권의 뒷면에 기재되어 있는 “이 복권을 분실, 오염 또는 훼손하였을 경우에는 당첨금을 받을 수 없으며, 인쇄상 하자가 있는 복권은 다른 복권으로 교환하여 드립니다”라는 문언의 취지와 즉석식 복권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쇄상 하자’는 오염, 훼손에 버금갈 정도의 외관상 하자 즉, 아라비아 숫자로 인쇄되어야 하는데 기호글자 또는 도형으로 인쇄된 경우, 글자를 구별할 수 없는 경우, 당첨금이나 숫자가 중복으로 인쇄된 경우 등 외관상 정상적인 복권이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의 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인쇄업자의 실수로 게임데이터가 한 칸씩 밀려서 인쇄되었다거나 내부의 인쇄지침에 맞지 않게 인쇄되어 나올 수 없는 당첨금이 발생한 경우 등 단지 복권발행업무 관련자만 알 수 있는 내부적인 인쇄 오류로서 외관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

[2] 즉석식 복권 “스피또 2000”의 세부당첨기준에서 복권면에 인쇄된 검증번호와 제조업체가 제공한 검증번호 등이 일치하는 경우에만 당첨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한 조항은, 복권의 거래형태와 위 내용이 복권면에 인쇄되어 있지는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 불공정 약관으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원고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석진)

피고

연합복권사업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성 담당변호사 권용숙)

변론종결

2007. 11. 27.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0,000,000원씩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6. 9. 22.부터 2008. 1.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주문 제1항 및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0,000,000원씩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정정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당첨금 지급의무의 발생

가. 인정 사실

(1) 피고는 즉석식 복권인 제1회 “스피또 2000” 2,000만 장을 발행하기로 하고 그 중 일부를 판매하였는데, 위 복권의 게임방법은 게임 1의 경우 행운숫자와 게임란의 ‘나의 숫자’ 4개 중 1개가 일치할 경우, 게임 2의 경우 가로 방향으로 같은 그림이 3개일 경우, 게임 3의 경우 두 주사위의 합이 7이 될 경우, 게임 4의 경우 가로 방향으로 같은 숫자가 3개일 경우, 게임 5의 경우 가로 방향으로 같은 그림이 3개일 경우 각 해당란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2) 원고들이 위 복권을 구입하여 게임을 하였더니 원고 1은 위에서 본 게임 4란에서 같은 숫자 8이 3개 있고 당첨금이 1억 원으로 표시된, 원고 2도 게임 4란에서 같은 숫자 6이 3개 있고 당첨금이 1억 원으로 표시된 복권이 각 1매씩(이하 ‘이 사건 복권’이라고 한다) 있음을 확인하고 2006. 9. 21.경 피고에게 각 당첨금의 지급을 요청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게임 4란에서 같은 숫자가 3개이면 해당 당첨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당첨금 계약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해당 당첨금 1억 원씩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하자복권에 관한 주장

(1) 주 장

즉석식 인쇄복권인 제1회 “스피또 2000” 2,000만 매를 인쇄업자인 주식회사 UEC에게 인쇄하도록 하였는데, 주식회사 UEC가 이 사건 복권을 (2개의 헤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인쇄하면서 별지와 같이 각 헤드별로 입력된 인쇄간격 수치의 컴퓨터상의 조작 실수로 헤드(H4) 수치를 변경함으로써 헤드(H4)의 게임데이터가 한 칸씩 밀려 인쇄되었고, 피고의 주식회사 UEC에 대한 제조지시서에 의하면 게임 1란에서는 1등(10억 원), 게임 2란에서는 2등(1억 원), 게임 3란에서는 3등(1,000만 원), 게임 4란에서는 4등(100만 원), 게임 5란에서는 5, 6등(4,000원, 2,000원)이 각 당첨되도록 되어 있는데 위와 같은 인쇄 잘못으로 4등만 당첨되도록 예정된 게임 4란에서 원고들이 모두 2등인 1억 원에 당첨되었으므로, 이 사건 복권은 그 자체로 인쇄상의 하자가 있는 복권이다.

그리고 이 사건 복권의 뒷면에는 ‘인쇄상 하자가 있는 복권은 다른 복권으로 교환’해 주도록 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의도한 인쇄내용이 아닌 형태로 제조된 이 사건 복권에 관하여 피고는 다른 복권으로 교환해 줄 의무만이 존재할 뿐 정상적으로 인쇄ㆍ제조된 복권임을 전제로 한 당첨금은 지급할 수 없다.

(2) 판 단

(가)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복권의 위 인쇄상의 오류가 다른 복권으로 교환해 주도록 되어 있는 인쇄상의 하자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복권의 뒷면에는 “6. 이 복권을 분실, 오염 또는 훼손하였을 경우에는 당첨금을 받을 수 없으며, 인쇄상 하자가 있는 복권은 다른 복권으로 교환하여 드립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들이 모두 게임 4란에서 2등인 1억 원에 당첨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하지만, 즉석식 복권의 특성, 위 문언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복권에서 말하는 인쇄상 하자는 오염, 훼손에 버금갈 정도의 외관상 하자 즉, 아라비아 숫자로 인쇄되어야 하는데 기호글자 또는 도형으로 인쇄된 경우, 글자를 구별할 수 없는 경우, 당첨금이나 숫자가 중복으로 인쇄된 경우 등 외관상 정상적인 복권이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의 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과 같이 단지 피고만 알 수 있는 내부적인 인쇄 오류가 있을 뿐 외관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또한, 인쇄업자의 실수로 게임데이터가 한 칸씩 밀려서 인쇄되었거나 피고와 인쇄업체 사이의 내부적인 지침에 불과한 제조지시서에 위배되어 당해 게임란에서 나올 수 없는 당첨금이 발생된 경우의 문제는 점검 등을 게을리 한 피고의 책임영역일 뿐,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고 이 사건 복권과 같이 외관상 아무런 하자가 없는 복권을 구입한 원고들에게 당첨금의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피고는 스크래치용 커버로 인해 위 인쇄오류를 점검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두 개의 헤드에 각각 점검용 일련번호를 두는 방법 등에 의하여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으므로 점검이 반드시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나. 당첨기준에 관한 주장

(1) 주 장

이 사건 복권의 당첨금 지급기준에 따르면, 복권면에 인쇄된 검증번호와 제조업체가 제공한 검증번호 및 농협이 보관하고 있는 검증번호가 일치한 경우에만 당첨된 복권으로 인정하고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사건 복권의 경우 검증번호가 일치하지 않으므로, 당첨금을 지급할 수 없다.

(2) 판 단

(가) 앞서 본 증거 및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복권의 뒷면에는 ‘세부 당첨기준은 수탁사업자 연합복권사업단이 별도로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되어 있고(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고 한다), 이에 따른 피고의 복권 당첨금 지급기준 제4조 가호에는 “즉석식 복권의 경우에는 복권면에 인쇄된 검증번호와 제조업체가 제공한 검증번호와 농협이 보관하고 있는 검증번호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일치한 경우에만 당첨된 복권으로 인정하고 지급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이하 위 지급기준을 ‘이 사건 지급기준’이라고 한다).

(나) 먼저, 연합복권사업단이 별도로 정한 기준, 특히 검증번호가 일치할 경우에만 당첨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복권에 관한 당첨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복권 뒷면에 인쇄된 “세부 당첨기준은 수탁사업자 연합복권사업단이 별도로 정한 기준에 의한다”는 취지의 문구는 같은 면에 인쇄된 ‘당첨금 지급내역’, ‘게임방법’ 등의 글자크기에 비하여 훨씬 작은 글씨로, 맨 하단에만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지급기준이 복권판매소에 비치되어 있다거나 홈페이지를 통하여 언제라도 열람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입증자료가 없는 점, ③ 이 사건 복권과 같은 즉석식 복권은 추첨식 복권과는 달리 최종구매자가 구입하는 즉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지급기준에 규정되어 있는 ‘당첨금의 지급처’, ‘지급기한’, ‘오염ㆍ훼손의 경우의 교환규정’ 등은 이 사건 복권의 뒷면에도 동일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검증번호가 일치하는 경우에만 당첨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은 이 사건 복권에는 아무런 기재가 없고 위 지급기준에서만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관 특히, 검증번호가 일치하는 경우에만 당첨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은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복권에 관한 당첨금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다) 또한, ① 이 사건 지급기준은 ‘당첨금의 지급처’, ‘위조ㆍ변조의 확인’, ‘지급기한’ 등을 주요한 내용으로 한 것으로 보아 당첨 여부에 관한 기준을 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당첨자에게 당첨금을 지급하기 위한 내부적인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검증번호에 관한 규정은 당첨 여부에 관한 적극적인 기준을 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위조ㆍ변조된 복권 등을 식별함으로써 부당한 당첨자에게 당첨금이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소극적인 기준을 정한 것으로 이 사건과 같이 내부적인 지침에 위배되어 인쇄되었거나 단순한 조작상의 오류로 인하여 검증번호가 일치하지 않게 되는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규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검증번호에 관한 피고의 내부규정은 이 사건과 같은 인쇄상의 오류가 있는 경우에 있어서까지 당첨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거꾸로 위와 같이 검증번호를 당첨 여부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 사건과 같은 인쇄상의 오류로 인하여, 인쇄상의 오류가 없었더라면 당첨되었을 복권 즉, 검증번호는 일치하지만 복권에 표시된 당첨기준에는 해당하지 않게 되는 경우에 당첨금이 지급되어야 할지도 의문이고, 특히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는 복권구매자가 복권면에 당첨되지 않은 사실이 명백하여 당첨사실을 알지 못하고 당첨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가 절대다수일 것이어서 복권발행자의 책임영역에서 발생한 오류로 인하여 오히려 발행자에게 이중의 이익이 돌아가게 되는 셈이 된다).

3. 결 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당첨금 1억 원씩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이 피고에게 당첨금 지급을 청구한 다음날인 2006. 9. 22.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08. 1.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다.

판사 이종언(재판장) 권오천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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