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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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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16. 11. 18. 선고 2015노7192 판결
[약사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이승주(기소), 홍보가(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현 담당 변호사 김성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6월, 피고인 2 주식회사를 벌금 10,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 1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2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1) 사실오인: 피고인 1은 다른 의약외품 제조업자나 수집업자가 제조 또는 수입한 의약외품의 포장을 개봉하고 새로이 포장하였을 뿐이고, 의약외품을 제조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의 점에 대한 유죄 부분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 주식회사

1) 사실오인: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의 사용인인 피고인 1의 의약외품 제조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회사를 양벌조항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의 점에 대한 유죄 부분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

1) 피고인 1

의약외품의 제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에 따라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조업 신고를 하여야 하며, 품목별로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하여야 하고, 누구든지 위와 같은 제조업 신고를 하지 않고 제조한 의약외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저장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조업신고를 하지 않고, 2009. 4. 17.경 이천시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 2 주식회사 사업장에서 다른 의약외품 제조업자나 수입업자가 제조 내지 수입한 멸균PE장갑 1쌍씩의 포장을 개봉한 후, 위 장갑 5쌍씩을 위 사업장에서 별도로 제작한 단상자(구급함용 박스)에 넣어 새롭게 포장하고, 다시 이를 위 사업장에서 별도로 제작한 응급키트에 넣어 마치 위 사업장에서 위 장갑 등 구급용품을 제조한 것처럼 명칭, 사용상의 주의사항, 유효기한 등을 임의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멸균PE장갑’을 제조하고, 단가 671원에 36개를 거래업체 ○○○에 판매한 것을 비롯하여 2009. 1. 1.경부터2014. 10. 8.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I 기재와 같이 같은 방법으로 ‘멸균 일자형밴드’, ‘멸균 손가락밴드’, ‘멸균 관절밴드’, ‘멸균 방수밴드’, ‘스탠다드-멸균거즈’ 등 합계 128,668,358원 상당의 의약외품 23개 품목을 제조한 후 이를 항공사, 도매업체,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였다.

2) 피고인 회사

피고인은 재난대비제품개발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인의 실질적인 대표자인 사용인 피고인 1은 위 1)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1)항과 같이 미신고 의약외품을 제조하여 판매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이 의약외품을 제조하였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약사법상 의약품의 “제조”라 함은 일반의 수요에 응하기 위하여 일정한 작업에 따라 약전에 수재된 약품 또는 수재되지 않은 것으로 보건사회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약품을 산출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의약품 등의 원료를 화학적 방법에 의하여 변형 또는 정제하는 것은 물론 의약품의 약간 양과 다른 의약품의 약간 양을 조합하는 등으로 화학적 변화를 가져오지 아니하는 가공까지를 포함하는 것이고, 기존의 각종 의약품을 혼합하지 않고 별개로 구분하여 포장한 후 이것들을 모아 상자에 담아 다시 포장한 것은 위에서 말하는 가공에 해당하지 않으나( 대법원 1992. 9. 8. 선고 92도1683 판결 참조), 형식적으로 각 약재를 분리·포장한 후 이것들을 상자에 모아 담아 다시 포장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의약품의 제조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고, 당해 제조시설 및 제조방법, 제품의 외관 및 성상, 제품의 용법, 판매할 때의 설명 및 선전내용, 사회 일반인의 인식가능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제조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1081 판결 참조).

이 법리는 약사법상 의약외품의 제조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의약외품의 제조인지를 판단할 때는 의약외품의 제조나 판매 등에 대하여 규제의 방법과 정도를 달리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의약외품 제조업자나 수입업자로부터 완제품 또는 반제품 상태의 멸균 장갑, 멸균 밴드 등을 받은 사실, 피고인 1이 멸균 장갑과 멸균 밴드 중 완제품 일부의 포장을 개봉한 후 피고인 회사의 공장에서 위 회사 상호가 새겨진 포장 용기에 재포장하거나, 위 의약외품 중 포장되지 않은 완제품 또는 반제품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포장한 사실, 피고인 1이 위 포장 용기에 사진 등을 부착하는 방법으로 의약외품의 사용법을 설명하거나 유효기간이나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그러나 기록으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 ①항부터 ⑥항까지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2)항의 인정사실만을 들어 피고인 1이 의약외품을 제조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약사법은 봉함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하는 행위를 처벌하 고 있으나( 약사법 제95조 제1항 제8의2호 ), 봉함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약사법은 의약외품을 제조하는 행위와 의약외품의 용기나 포장을 봉함(봉함) 하는 행위를 별개의 행위로 취급하고 있다( 약사법 제66조 , 제63조 ). 즉 약사법은 ‘제조한 의약품’을 일정한 방법으로 봉함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봉함은 제조 중이 아니라 제조 후에 이루어지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③ 공소사실 기재 장갑이나 밴드의 개봉 및 포장은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④ 의약품은 개봉과 포장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피고인이 개 봉 후 포장한 공소사실 기재 장갑이나 밴드는 화학적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낮고, 설령 어떠한 변화가 생기더라도 그 정도가 크지 않다. 그리고 피고인은 포장할 때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의약품 또는 의약외품을 첨가하지도 않았다.

⑤ 피고인 1의 포장 과정에서 일정 포장 단위 안의 장갑이나 밴드의 ‘수량’ 이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장갑이나 밴드의 ‘용량’이 증가하거나 용법이 바뀐 사실은 없다.

⑥ 피고인 1이 장갑이나 밴드의 (재)포장 과정에서 거짓이나 오해할 우려 가 있는 사항을 기재하기도 한 사실은 있지만, 위 행위에 대해서는 원심 판시 제2항의 죄로 처벌받게 되므로, 위 행위를 저지른 사실은 의약외품의 제조 여부와 무관하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의 점에 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원심 판시 제2항 및 제3항의 죄에 대하여 피고인별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2항 및 제3항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1: 약사법 제93조 제1항 제10호 , 제61조 제1항 제1호 , 제60조 제1호 (거짓사항 기재 의약외품 판매목적 저장의 점), 약사법 제95조 제1항 제10호 , 제68조 제1항 (의약외품 거짓, 과장광고의 점), 각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회사: 약사법 제97조 , 제93조 제1항 제10호 , 제61조 제1항 제1호 , 제60조 제1호 (거짓사항 기재 의약외품 판매목적 저장의 점), 약사법 제97조 , 제95조 제1항 제10호 , 제68조 제1항 (의약외품 거짓, 과장광고의 점), 각 벌금형 선택

1. 경합범가중

1. 집행유예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의약외품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오랜 기간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규모도 큰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 1의 나이, 성행, 환경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제2의 가항과 같은데, 이에 대하여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민수(재판장) 이영범 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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