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컨테이너가 손괴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인에게 도주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컨테이너의 손괴 여부 ‘손괴’라 함은 재물 또는 문서의 전부 또는 일부에 직접 유형력을 행사하여 물질적 내지 물리적으로 훼손함으로써 그 원래의 효용을 멸실시키거나 감손시키는 것을 말하고, 반드시 물건의 중요한 부분을 훼손함을 요하지 않으며 간단히 수리할 수 있을 정도의 경미한 것이라도 손괴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에서 컨테이너의 손괴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나 피해액의 확정 등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피해 물품의 물질적ㆍ물리적 상태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의 조수석쪽 앞범퍼 부분과 컨테이너의 모서리 부분이 서로 충돌하였는데 컨테이너의 해당 충돌 부위가 찌그러진 점, ② 컨테이너의 소유자인 F이 이 사건 사고로 컨테이너가 찌그러졌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로 컨테이너가 직접 유형력을 받아 경미하게나마 물리적으로 일부 훼손되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의 도주의사 유무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사고 직후 피해자 F에게 조금 있다가 차량을 치우겠다고 말하고 현장을 이탈하여 인근 식당에 간 사실, 피고인은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소주 2병을 마신 사실, 피해자는 피고인을 기다렸으나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