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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누3671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공1996.3.1.(5),689]
판시사항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 구 도시재개발법 제14조 제4항 에 의한 동의자 수 산정의 기준시기

판결요지

구 도시재개발법(1995. 12. 29. 법률 제511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4항 은 사업시행인가의 신청요건을 쉽게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시행인가신청을 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사업수행에 필요한 토지의 취득을 촉진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규정 취지는 사업계획이 변경되었다 하여 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에도 원래의 사업계획결정일을 기준으로 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만약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시점을 기준으로 위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면, 대부분의 동의자는 이미 시행자에게 토지를 매도하였고, 남은 자는 대부분 부동의하는 자들이라는 재개발사업의 실태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변경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출 수가 없거나 매우 어렵게 되어 위 규정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

원고,피상고인

동부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준현)

피고,상고인

중부세무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도시재개발법 제2조 제2호 에서 말하는 재개발사업이란 도시재개발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행하는 건축물 및 그 부지의 정비와 대지의 조성 및 공공시설의 정비에 관한 사업과 이에 부수되는 사업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도시재개발사업은 공익사업이면서도 재개발사업구역 내의 토지소유자 등 관계 당사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통상 그 사업의 계획·준비·공사 등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등 사업의 특수성에 비추어, 법인이 도시재개발법에 의한 재개발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그 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서 재개발지구 내 토지 상의 건물을 철거하고 정지작업을 하는 등의 준비작업을 하여 오는 한편 그 사업수행에 필요한 토지의 매수협의나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 왔다면, 그와 같은 일련의 준비작업도 원칙적으로 재개발사업의 업무범위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법인이 그 재개발사업수행을 고의로 방치하거나 지연하였다고 볼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당해 재개발사업에 제공된 토지를 가리켜 비업무용 부동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환송판결의 취지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재개발사업의 시행인가를 받은 뒤 지상 건물에 대한 철거작업 및 정지작업을 완료하고 교통영향평가를 의뢰하는 등 준비작업을 수행해 오는 한편, 변경된 재개발사업계획에 맞추어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인가를 받기 위하여 토지소유자들로부터 토지를 매수하거나 그 동의를 받으려고 계속 노력해 왔으므로, 그 외에 달리 원고가 재개발사업의 시행을 고의로 방치하거나 지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그 업무에 직접 사용해 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와 같은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에 대한 토지소유자의 부동의로 변경인가신청에 필요한 토지소유자의 동의서를 첨부하지 못해 변경인가를 늦게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수행을 고의로 방치하거나 지연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사업계획결정이 변경되어 일단 인가를 받은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하게 되는 경우에는 사업계획결정이 변경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도시재개발법 제14조 제4항 을 적용하여 그 이후에 사업시행자가 취득한 토지에 대하여만 소유자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인데, 사업계획변경결정을 기준으로 할 때 원고는 토지소유자의 5분의 2의 동의밖에 얻지 못한 상태여서 위 법 제14조 제1항 이 요구하는 토지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 제2항 에서 동의에 갈음하는 결정을 청구할 수 있는 숫자로 요구하는 2분의 1 이상의 동의도 받지 못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그로 인해 변경인가를 늦게 받았다 하여 사업의 시행을 고의로 방치하거나 지연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시재개발법 제14조 제1항 은 " 제12조 에 의한 시행인가를 신청하는 자는 재개발구역 안의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와 토지소유자 총수 및 건물소유자 총수의 각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항 은 "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동의자 수의 산정에 있어서는 시행인가신청을 하고자 하는 자가 사업계획결정일 후에 취득한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하여는 종전 소유자로부터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사업시행인가의 신청요건을 쉽게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시행인가신청을 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사업수행에 필요한 토지의 취득을 촉진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규정 취지는 사업계획이 변경되었다 하여 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에도 원래의 사업계획결정일을 기준으로 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만약 사업계획이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시점을 기준으로 위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면, 대부분의 동의자는 이미 시행자에게 토지를 매도하였고, 남은 자는 대부분 부동의하는 자들이라는 재개발사업의 실태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변경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출 수가 없거나 매우 어렵게 되어 위 규정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서울시장의 사업계획변경결정 후에는 소외 창강산업 주식회사가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에 부동의함으로써 원고는 이 사건 재개발구역 안의 전체 토지면적의 3분의 2에 미달하는 54.8%의 토지소유자의 동의밖에 확보하지 못하여 어차피 사업시행의 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한편 도시재개발법 제14조 제2항 에 의하면 토지소유자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의에 불응함으로써 토지소유자 등의 법정 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 관할 도지사에게 동의에 갈음하는 결정을 청구할 수는 있도록 되어 있으나, 동의에 갈음하는 결정은 토지의 강제취득을 위한 수용절차에 비유될 수 있는 것으로서 민원의 소지 등 현 사회실정에 비추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가 법에 규정된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고 협의매수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 왔다는 점을 들어 재개발사업을 게을리하였다고 비난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원심의 잘못은 판결의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재개발사업을 시행하지 못한다 하여 반드시 구역 내의 토지를 매각하여야 한다거나 매각을 의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이 사건에서 원고가 재개발사업을 시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 역시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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