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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3.17. 선고 2021다210720 판결
임대차보증금
사건

2021다210720 임대차보증금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승운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해주종합개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

담당변호사 오종윤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28. 선고 2020나32533 판결

판결선고

2022. 3. 17.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의 승계

가. 사건의 경위와 원심의 판단

1) 피고는 △△서부연립 재건축주택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이 재건축사업으로 신축하는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신축 아파트 부분을 공사대금조로 분양받기로 하였다.

2) 직접 분양계약을 체결할 형편이 되지 않는 피고는 대표이사의 인척인 소외인의 승낙을 얻어, 소외인이 이 사건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아 2002. 1.경 소외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이후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관리하는 등 실질적인 권리를 행사하여 왔다.

3) 원고는 2011. 1.경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한 후 그 무렵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을 갱신해 왔다.

4) 피고는 2015년경 이 사건 조합 및 소외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와 소외인이 계약명의신탁 약정을 체결하였고 소외인과 분양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조합도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소외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다.'라는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소외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 이 사건 조합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었고, 피고는 2018. 11.경 위 확정판결에 기하여 소외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고, 매매를 원인으로 한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판단

1)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로부터 명의신탁의 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명의신탁약정 및 그에 따른 물권변동의 무효를 대항할 수 없는 제3자에 해당하므로 명의수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됨으로써 등기명의를 회복하게 된 매도인 및 매도인으로부터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에 대해 자신의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고, 이 경우 임차인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 목적 및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때의 임차주택 소유자로 하여금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의 개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위의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

2) 이는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가 계약해제로 인하여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 임대인으로부터 그 계약이 해제되기 전에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계약해제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제3자에 해당하므로 임대인의 임대권원의 바탕이 되는 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차권을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 이 경우 계약해제로 소유권을 회복한 제3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12717 판결 등 참조)과 마찬가지이다.

3)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주택의 명의수탁자인 소외인으로부터 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대항요건을 갖춘 원고는, 무효인 계약명의신탁약정에 기한 등기임을 이유로 소외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고 매도인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인 피고에 대해서 자신의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소외인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항,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소의 이익

가. 원심의 가정적 판단

원심은 설령 피고가 임대인 소외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이미 2017. 6.경 소외인을 상대로 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이상, 그 후 피고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면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의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 해당하여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므로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보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도 부동산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일체로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에게 이전되고 양도인의 보증금반환채무는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변론종결 후 임대부동산을 양수한 자는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의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1. 30.자 2001그35 결정 등 참조).

2) 승계집행문은 그 승계가 법원에 명백한 사실이거나 증명서로 승계를 증명한 때에 한하여 내어 줄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31조 제1항), 승계를 증명할 수 없는 때에는 채권자가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제33조).

3) 따라서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의 승소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이후 주택 양수인을 상대로 이를 반환받고자 할 경우 승계가 명확하지 않거나 임대인 지위의 승계를 증명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이 양수인을 상대로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를 제기하여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음이 원칙이나, 이미 임차인이 양수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양수인과 사이에 임대인 지위의 승계 여부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공격방어 및 법원의 심리가 진행됨으로써 사실상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가 제기되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면, 그럼에도 법원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후소를 각하하고 임차인으로 하여금 다시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을 무위로 돌리고 사실상 동일한 소송행위를 반복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당사자들에게 가혹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분쟁해결이나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경우 소의 이익이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4)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미 소외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그 승소판결이 확정된 후 피고가 소외인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였으나,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에 대해 피고가 계속하여 임대인 지위 승계를 부정하면서 다투어 왔고 이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공격방어와 법원의 심리가 이루어진 점, 이제 와서 굳이 이 부분 소의 이익을 부정하고 원고로 하여금 승계집행문 부여의 소를 제기하여 다시 피고와 다투도록 하는 것이 당사자들 모두에게 가혹할 뿐만 아니라 소송경제 등의 측면에서도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임대인 지위의 승계를 주장하면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소의 이익이 없다고 단정하는 가정적 판단을 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권리보호의 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부분 역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어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조재연

주심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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