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0다9320 판결
[손해배상(기)][공2012상,772]
판시사항

[1]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 소유 매립장 부지에 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던 중 인접 토지 소유자인 병의 지시에 따라 정 주식회사가 인접 토지에 있던 기존 배수로를 매립하고 현존 배수로를 새로 만들었는데, 현존 배수로가 기존 배수로보다 통수단면 면적이 감소한 탓에 수일간 내린 비로 월류(월류)가 발생하여 매립장이 침수되는 등 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병과 정 회사의 위법행위가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민법 제229조 제2항 의 취지 및 수류지 소유자가 수로와 수류의 폭을 임의로 변경하여 범람을 일으킨 경우에도 위 규정에 따라 면책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 소유 매립장 부지에 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던 중, 인접 토지 소유자인 병의 지시에 따라 정 주식회사가 인접 토지에 자연적으로 흐르는 물이 유입되면서 형성되어 오랫동안 배수로 역할을 해 온 기존 배수로를 매립하고 매립장 부지 경계 부근에 현존 배수로를 새로 만들었는데, 현존 배수로가 기존 배수로보다 통수단면 면적이 감소한 탓에 수일간 내린 비로 월류(월류)가 발생하여 매립장이 침수되는 1차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 후 갑 회사가 현존 배수로의 보수와 확장을 요청하였음에도 병과 정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아 다시 내린 비로 월류한 물이 매립장 안으로 유입되어 굴착사면이 붕괴하는 등 2차 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기존 배수로를 매립하고 그보다 통수능력이 부족한 현존 배수로를 새로 설치함으로써 자연히 흘러오던 물의 일부를 막은 병과 정 회사의 행위는 민법 제221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고, 1차 사고발생 후 후속사고 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존 배수로의 보수와 확장 요청을 거부한 채 사고발생 위험을 계속 방치한 행위 역시 위법하며, 이러한 위법행위가 1, 2차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민법 제229조 제2항 이 ‘양안(양안)의 토지가 수류지(수류지) 소유자의 소유인 때에는 소유자는 수로와 수류의 폭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대안(대안)의 수류지 소유자 관계에서 수류이용권(수류이용권)을 규정한 것으로서, 이는 위와 같은 경우 수류지 소유자는 수로와 수류의 폭을 변경하여 물을 가용 또는 농·공업용 등에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함에 그치고, 더 나아가 수로와 수류의 폭을 임의로 변경하여 범람을 일으킴으로써 인지(인지) 소유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도 면책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용보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우 앤 이우 담당변호사 김덕진 외 1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성림산업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이충상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피고들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매립장 부지는 주식회사 에프엠미래테크(이하 ‘에프엠미래테크’라고 한다)의 소유로서 에프엠미래테크는 2005. 5. 16. 원고에게 이 사건 매립장 부지에 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는 공사를 17억 6천만 원에 도급주어 원고가 그 설치공사를 하여 온 사실, 이 사건 매립장 부지의 북동쪽 면에 인접하고 있는 피고 2 소유의 토지(이하 ‘이 사건 피고 측 토지’라고 한다)에는 폭 하부 4.6m, 상부 7.95m, 깊이 0.75m 가량의 배수로(이하 ‘이 사건 기존 배수로’라고 한다)가 있었는데, 이는 1980년대에 환경관리공단이 간척지를 개간하여 이 사건 매립장 부지를 조성한 이후 형성된 것으로서 그곳으로 자연적으로 흐르는 물이 유입되면서 배수로 역할을 하게 되었으며, 인근 토지의 이해관계인들은 이러한 상태를 기초로 하여 오랫동안 수리(수리)에 관한 생활관계를 형성·유지하여 온 사실, 피고 2가 이사로 있던 피고 성림산업 주식회사는 피고 2의 지시를 받아 2006. 6.경 이 사건 기존 배수로를 매립하고, 이 사건 피고 측 토지와 이 사건 매립장 부지의 경계 부근에 폭 1m 내지 1.2m, 깊이 1m 내지 1.2m의 배수로[그 양안(양안)이 모두 이 사건 피고 측 토지 안에 위치하는 것은 이 사건 기존 배수로와 같다. 이하 ‘이 사건 현존 배수로’라고 한다]를 새로 만든 사실, 이 사건 1차 사고발생 당시 이 사건 매립장 인근에는 2006. 7. 16. 169.5㎜, 같은 달 17일 32㎜, 같은 달 18일 21.5㎜, 같은 달 26일 24㎜, 같은 달 27일 105.5㎜, 같은 달 28일 168.5㎜, 같은 달 29일 37.5㎜의 비가 내렸는데, 이 사건 현존 배수로는 이 사건 기존 배수로에 비하여 통수단면의 면적이 감소한 탓에 위와 같이 급격히 유입되는 수량을 원활하게 배수하지 못하여 그 수위가 상승하고 전반적인 월류(월류)가 발생하였으며, 그 물이 이 사건 매립장 안으로 유입되어 이 사건 매립장이 침수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1차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1차 사고발생 후 피고들에게 이 사건 현존 배수로의 보수 및 확장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들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매립장 인근에 2007. 8. 4. 50.5㎜, 같은 달 7일 37㎜, 같은 달 8일 72㎜, 같은 달 9일 14㎜, 같은 달 14일 10.5㎜의 비가 내림에 따라 이 사건 현존 배수로로 유입되는 수량이 증가하였고, 이 사건 현존 배수로의 중간 부분에서 월류한 물이 당초 오르막이었다가 이 사건 1차 사고로 내리막으로 변한 이 사건 매립장 방향의 경사면을 따라 집중적으로 이 사건 매립장 안으로 유입되면서 인근의 토사 유실을 가속시킨 사실, 위와 같이 월류한 물의 집중적인 유입 및 그로 인한 토사의 유실은 원고가 이 사건 매립장 내에 지하 8m 깊이로 박아 둔 시트파일 부근 지반의 약화를 초래하였고 결국 시트파일이 이 사건 매립장 쪽으로 전도되면서 이 사건 매립장 북동쪽 굴착사면 중 35m 내지 45m 가량이 붕괴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2차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기존 배수로를 매립하고 그보다 통수능력이 부족한 이 사건 현존 배수로를 새로 설치함으로써 자연히 흘러오던 물의 일부를 막은 피고들의 행위는 민법 제221조 제1항 의 규정을 위반된 것으로서 위법하고, 또한 이 사건 1차 사고발생 후 후속 사고의 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이 사건 현존 배수로에 대한 보수 및 확장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들이 이를 거부한 채 사고발생의 위험을 계속 방치한 행위 역시 위법하며, 피고들의 이러한 위법행위가 이 사건 1, 2차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그리고 민법 제226조 제1항 은 고지소유자가 침수지를 건조하기 위하여 또는 가용이나 농·공업용의 여수를 소통하기 위하여 공로, 공류 또는 하수도에 달하기까지 저지에 물을 통과하게 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서, 피고들이 자연히 물이 흘러오던 이 사건 기존 배수로를 매립하고 통수능력이 부족한 이 사건 현존 배수로를 설치한 이 사건에는 적용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은 위 규정을 근거로 과실 없음을 주장할 수 없다.

또한 민법 제229조 제2항 이 양안(양안)의 토지가 수류지(수류지) 소유자의 소유인 때에는 소유자는 수로와 수류의 폭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대안(대안)의 수류지 소유자와의 관계에서의 수류이용권(수류이용권)을 규정한 것으로서, 이는 위와 같은 경우 수류지 소유자는 그 수로와 수류의 폭을 변경하여 그 물을 가용 또는 농·공업용 등에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함에 그치고, 더 나아가 그 수로와 수류의 폭을 임의로 변경하여 범람을 일으킴으로써 인지(인지) 소유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도 면책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들은 위 규정을 근거로 과실 없음을 주장할 수 없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민법 제221조 제1항 , 제223조 , 제226조 제1항 , 제229조 제2항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오해나 불법행위 책임에서의 주의의무위반 및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 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 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2항 참조),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재다218 판결 ,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6다2487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 사건 1, 2차 사고로 인하여 손상된 이 사건 매립장을 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 상당의 손해를 피고들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에프엠미래테크가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지 못하여 이 사건 매립장이 용도 폐기되고 철거될 예정에 있으므로 그 보수비용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음이 명백하고, 관계 법령과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매립장이 용도 폐기되어 철거될 예정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에프엠미래테크가 관할 관청으로부터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에프엠미래테크로부터 이 사건 매립장 설치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시행하다가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배척될 것임이 분명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의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대법원 2002. 1. 18. 선고 2001다62251, 62268 판결 ,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7994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창수 이상훈(주심) 김용덕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