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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4.15.선고 2015다252969 판결
정정보도청구등
사건

2015다252969 정정보도청구 등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1. 주식회사 문화방송

2. 주식회사 B

3. C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1. 20. 선고 2015나2030761 판결

판결선고

2016. 4. 15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언론보도가 증거에 의하여 그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관계의 주장 ( 이하 ' 사실적 주장 ' 이라 한다 ) 을 다룬 경우에 그것이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거나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는 「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 ( 이하 ' 언론중재법 ' 이라 한다 ) 제14조에 의하여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고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그 중 정정보도청구를 청구할 수 있는 피해자는 해당 보도내용에서 지명이 되거나 그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정정보도청구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허용되므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려면 정정보도의 대상인 원보도가 사실적 주장에 관한 것인지 단순한 의견표명인지를 먼저 가려보아야 한다. 양자를 구별할 때에는 원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과 문맥의 의미,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및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 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1. 9. 2 . 선고 2009다5264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 .

한편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고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피해자의 특정은, 사람의 성명 등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기사나 영상 그 자체만으로는 피해자를 인식하기 어렵게 되어 있더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면 그 보도가 나타내는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충분하다. 또한 텔레비전 방송 보도의 경우에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부는 그 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방송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 보도내용의 전체적인 흐름, 화면의 구성방식,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와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보도내용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5199 판결 등 참조 ) .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 ( 1 ) 원고는 D 방송된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의 패션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인 ' E ' 최종회에서 우승하여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현재 국외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하고 있( 2 ) 피고 주식회사 문화방송은 F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 G ' 의 방송시간에 피고 주식회사 B을 통해 제작한 ' H ' 라는 제목의 방송보도 ( 이하 ' 이 사건 방송보도 ' 라 한다 ) 를 방영하였고, 피고 C은 주식회사 B의 연출자로서 이 사건 방송보도의 제작담당자이다 . ( 3 ) 이 사건 방송보도는 19분 30초 정도의 분량으로 유명연예인인 이 사석에서 만난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동석하였을 당시 촬영한 I의 음담 패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고소한 사건 ( 이하 ' 관련 고소사건 ' 이라고 한다 ) 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

( 4 ) 이 사건 방송보도의 내용은 시간순서에 따라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도입 부분, I의 활동 및 결혼에 관한 부분, I의 고소내용과 경찰수사 상황에 관한 부분 , 관련 고소사건 피의자들의 신원에 관한 부분, 관련 고소사건에서 언급된 동영상에 관한 부분, 관련 고소사건 피의자들의 구속에 관한 부분, I의 고소 이유에 관한 부분, 다른 연예인의 유사 사례에 관한 부분, 연예인 사생활 유포 협박사건의 원인에 관한 부분,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마무리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 5 ) 이 사건 방송보도는 남녀진행자들의 영상 또는 음성, 취재 영상, 자료 영상, 자료 사진, 진행 보조 자막, 인터뷰 자막, 배경음악 등으로 구성 · 편집되어 있다 . ( 6 ) 이 사건 방송보도 중 관련 고소사건 피의자들의 신원에 관한 부분은 6분 19초부터 7분 22초까지 이어지는데, 구체적인 보도의 내용과 구성은 아래와 같다 .

① 6분 19초부터 25초까지 " I씨를 협박한 두 명의 여성 과연 누구일까요 " 라는 남자진행자의 음성이 나오고, 그때의 화면은 1의 자료 사진을 배경으로 오른쪽에 빨간색 물음표가 삽입된 검은색 여성 이미지 2개가 위아래로 나란히 위치하고 가운데 아랫 부분에 ' I을 협박한 두 명의 여성은 누구 ? ' 라는 진행 보조 자막이 표시되었다 .

② 6분 26초부터 34초까지 화면에 J가 속한 걸그룹의 뮤직비디오 자료 영상이 나오는 상태에서 남자진행자가 " 그런데 협박 여성 중 1명이 걸그룹 멤버로 활동 중인 J씨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 라고 하면서 화면 가운데 아랫부분에 ' 그들 중

한 명은 K 걸그룹 멤버 J ' 라는 진행 보조 자막이 표시되었다 .

③ 6분 35초부터 화면이 연예부 기자에 대한 J 관련 인터뷰 취재 영상으로 변경되고 6분 50초까지 인터뷰 음성이 계속되는데 그 동안 화면은 잠시 J의 자료 사진으로 변경되었다가 다시 위 인터뷰 취재 영상으로 돌아왔다 .

④ 6분 51초부터 7분 15초까지 화면에 J의 가수활동 자료 사진과 J가 출연한 드라마 자료 영상이 차례로 나타나며 " 2년차 신인가수이자 연기자로 한 케이블 드라마에서 반항아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J씨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라는 남자진행자의 음성이 나온다 .

⑤ 7분 16초부터 22초까지 관련 고소사건의 또 다른 피의자의 신원에 관한 방송보도가 나오는데, 그 부분에 ' E ' 최종회 자료 영상이 삽입되어 있다 .

⑥ 이 부분 방송에 삽입된 영상은, 7분 16초부터 17초까지는 개인이 누구인지 식별되지는 않는 4명의 모델들이 무대 위에서 걷고 있는 패션쇼 장면 전체를 촬영한 영상 ( 이하 ' 이 사건 패션쇼 영상 ' 이라 한다 ) 이고, 7분 18초부터 22초까지는 하늘색 상의, 갈색 재킷, 갈색 바지를 입고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모습으로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왔다가 방향을 돌려 되돌아가는 원고를 정면 등 여러 방향에서 촬영한 영상 ( 이하 ' 이 사건 모델 영상 ' 이라 한다 ) 으로 되어 있다. 그 중 이 사건 모델 영상에 있는 원고의 모습은 일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약하여 대략적인 얼굴 윤곽, 머리스타일, 의상의 종류와 색, 걷는 자세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

⑦ 이 부분 방송의 음성은, 이 사건 패션쇼 영상이 사라지고 이 사건 모델 영상이 시작되는 무렵부터 끝나는 장면까지 남자진행자가 " 또 다른 한 명은 모델이라고 알 려졌지만 정확한 정보는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 라고 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

⑧ 마지막으로 이 부분 방송에 삽입된 자막 구성은, 전체적으로 화면의 왼쪽 윗 부분에 빨간색 직사각형 안의 하얀색 글씨로 ' 자료화면 ' 이라는 자막이 표시되고, 위와 같은 남자진행자의 음성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화면의 가운데 아랫부분에 ' 또 다른 피의자는 모델 L양 ' 이라는 진행 보조 자막이 추가되었는데, 위 ' 자료화면 ' 이라는 글씨의 크기는 진행 보조 자막의 글씨보다 훨씬 작았다 . ( 7 ) 그 후 이어진 이 사건 방송보도의 화면에서 다른 피의자 1명은 ' 모델 L양 ' 으로 지칭되었고 J의 사진과 함께 모델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검은색 여성 이미지가 3회 나타났다 .

( 8 ) 이 사건 방송보도가 방영되기 전인 2014. 9. 2. 부터 여러 언론에서 관련 고소 사건의 피의자들 2명에 관한 보도가 있었는데, 그 내용은 J에게 초점이 맞추어졌고, 나머지 피의자에 관하여는 언론사별로 ' 25세 모델 M씨 ', ' 25세 모델 N양 ', ' 20대 여성 모델 M씨 ', ' 24세 모델 M씨 ' 정도로만 언급되었을 뿐이다 . ( 9 ) 한편 원고는 A씨이고 관련 고소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이 사건 방송보도가 방영될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 ( 1 ) 먼저 원고가 이 사건 방송보도 중 이 사건 모델 영상이 삽입된 부분의 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을 가지거나 위 영상에서 특정이 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

이 사건 모델 영상은 ' E ' 최종회에서 무대를 걷는 원고의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모자이크 처리가 이루어진 후 원고의 성명, 영상의 출처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로 이 사건 방송보도에 삽입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방송보도에서 이 사건 모델 영상 바로 전에 삽입된 이 사건 패션쇼 영상을 통해 ' E ' 최종회의 전체적인 무대 구조가 나타났고, 이 사건 모델 영상은 등장인물인 원고에 대한 모자이크 처리에도 불구하고 얼굴 윤곽, 의상의 종류와 색, 걷는 자세, 머리스타일의 구분이 가능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다 참가자들의 얼굴, 의상, 걷는 자세, 스타일 등에 주안점을 두고 순위를 매겨 우승자를 가리는 패션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을 감안해 보면, 적어도 원고의 주변 사람들 또는 ' E ' 최종회의 제작진, 참가자, 시청자들은 이 사건 방송보도에 삽입된 이 사건 모델 영상 속 등장인물이 원고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방송보도 중 이 사건 모델 영상이 삽입된 부분의 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을 가지거나 그 영상에서 특정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 ( 2 ) 다음으로 이 사건 방송보도 중 이 사건 모델 영상이 삽입된 부분의 표현이 원고에 관하여 진실하지 아니한 사실적 주장 또는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

이 사건 방송보도에서는 관련 고소사건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는 직업이 모델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 사건 모델 영상이 나오는 동안 계속하여 화면 왼쪽 윗 부분에 ' 자료화면 ' 이라는 자막을 표시하여 원고를 직접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

그러나 이 사건 모델 영상이 나오기 직전 부분의 방송내용을 보면, 관련 고소사건의 피의자 중 1명이 걸그룹 소속 가수 겸 연기자인 J라고 밝히면서 그 걸그룹의 뮤직 비디오 자료 영상, J의 가수 활동 자료 사진, J가 출연한 드라마 자료 영상 등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머지 피의자 1명의 신원에 관한 보도를 하면서, 이 사건 패션쇼 영상과 이 사건 모델 영상이 나타나고 그 장면에서 진행자는 계속하여 또 다른 피의자 한 명은 모델이라고 하고, 화면 중앙 하단에 ' 또 다른 피의자는 모델 L양 ' 이라는 자막이 표시되고 있어서, 이러한 일련의 방송 내용을 보는 일반 시청자로서는 , 직전에 나온 걸그룹 가수의 영상 자료가 피의자 중 1명이 J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패션쇼 영상과 이 사건 모델 영상도 나머지 1명의 피의자에 관한 것으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비록 그 화면이 방영되는 동안 왼쪽 윗 부분에 ' 자료화면 ' 이라는 표시가 있었지만 동시에 그 화면 아래쪽 가운데 부분에 큰 글자로 표시되어 있던 ' 또 다른 피의자는 모델 L양 ' 이라는 자막이 훨씬 눈에 잘 뜨일 뿐 아니라, ' 자료화면 ' 이라는 문구 자체로도 그 화면에 나타난 인물과는 상관없는 일반적인 모델 선발대회 영상이라기보다는 당해 보도의 주제인 관련 고소사건에서 아직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특정 피의자 ' 모델 L양 ' 에 관한 과거 영상자료라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인다. 그 밖에 ' 이 사건 모델 영상은 보도내용과 관련이 없다 ' 는 등 당해 보도와 무관한 자료화면이라는 표시도 없었던 점, 이 사건 방송보도는 취재를 기초로 사실관계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점, 이 사건 방송보도 이전

의 언론보도에서는 주로 J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나머지 1명의 피의자에 관하여는 언론사별로 일치되지 않은 나이와 성씨 정도만 언급되었을 뿐이었던 점 등을 함께 감안해 보면, 일반 시청자들은 이 사건 모델 영상을 관련 고소사건의 나머지 피의자 1명을 지목 · 암시하는 영상으로 받아들였을 개연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

따라서 이 사건 방송보도 중 이 사건 모델 영상이 삽입된 부분의 표현은 일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방송보도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할 때, 관련 고소사건의 피의자들 중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피의자 1명의 직업이 모델이라는 사실을 주장 또는 적시함에 그치지 않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관련 고소사건과 전혀 상관이 없는 원고가 그 피의자 중 1명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사실적 주장 또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 3 ) 결국 이 사건 방송보도 중 이 사건 모델 영상이 삽입된 부분의 표현은 그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을 가지는 원고에 관한 진실하지 아니한 사실적 주장 또는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방송보도에서 I을 협박한 여성 2명 중 J 외의 다른 여성 1명이 원고라는 사실을 적시하거나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정정보도청구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언론중재법 제14조에 의한 정정보도청구권의 성립요건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4.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김 신

주 심 대법관 1 박병대

대법관박보영

대법관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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