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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591 판결
[구상금][공2000.7.1.(109),1410]
판시사항

주차장 이용시간이 제한된 주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차관리상의 편의를 위하여 예비열쇠를 보관시켰는데 이용시간이 아닌 야간에 자물쇠를 절단하고 사무실에 침입한 도둑이 책상서랍에 넣어 둔 열쇠로 열쇠보관함을 열고 예비열쇠를 훔쳐 승용차를 타고 간 경우, 주차계약에 부수하여 예비열쇠에 관한 보관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면서도 주차장 관리인이 예비열쇠 보관에 대한 선관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주차장 이용시간이 제한된 주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차관리상의 편의를 위하여 예비열쇠를 보관시켰는데 이용시간이 아닌 야간에 자물쇠를 절단하고 사무실에 침입한 도둑이 책상서랍에 넣어 둔 열쇠로 열쇠보관함을 열고 예비열쇠를 훔쳐 승용차를 타고 간 경우, 주차계약에 부수하여 예비열쇠에 관한 보관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면서도 주차장 관리인이 예비열쇠 보관에 대한 선관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달희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와 소외 1 사이의 이 사건 월 단위 주차계약은 주차장 이용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을 제한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이 사건 자동차 도난사고가 발생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사이(이하 '야간'이라 한다)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주차계약에 부수하여 주차관리상 편의를 위하여 소외 1이 피고에게 맡긴 예비열쇠에 관한 보관계약 내지 예비열쇠 보관에 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도 야간에는 없고, 예비열쇠에 대하여는 야간에도 계속하여 보관 또는 감시하기로 하는 별도의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으며, 가정적으로 예비열쇠 보관계약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주차계약의 구체적 내용, 주차장의 관리현황, 차량의 주차상황 및 점유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자동차 도난과 예비열쇠의 도난과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월 단위 주차계약의 내용, 소외 1이 피고에게 예비열쇠를 맡긴 경위, 예비열쇠의 보관상태 등이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와 같다면, 주차계약과는 별도로 그에 부수되는 약정으로서 예비열쇠에 대하여 주차장 이용시간은 물론 야간에도 피고가 이를 보관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예비열쇠의 보관계약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피고가 예비열쇠의 보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면 이 사건 자동차 도난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비열쇠의 용도, 보관상태 및 도난경위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주차장 관리인 소외 2는 소외 1 등 장기주차 계약자들로부터 예비열쇠를 받아 주차계약기간동안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반환하지 않고 주차장 이용시간에 주차차량의 위치를 변경하는 등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데 사용하고 야간에는 빌딩 안에 있는 주차장 관리사무실 책상서랍의 시정된 열쇠보관함에 넣어 보관하고 주차장 관리사무실 출입문은 자물쇠로 잠가 함부로 침입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었는데, 야간에 출입문 자물쇠를 절단하고 사무실에 침입한 도둑이 책상서랍에 넣어 둔 열쇠로 열쇠보관함을 열고 예비열쇠를 훔쳐 소외 1의 승용차를 타고 가버리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예비열쇠를 도난당하기는 하였지만 피고가 취한 위와 같은 조치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예비열쇠의 보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자동차 도난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외 1과 피고 사이에는 주차계약에 부수하여 예비열쇠에 관한 보관계약이 따로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 점에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지 아니하나, 피고의 책임을 부인한 결론에서는 정당하므로, 원심판결에 주차계약에 부수되는 예비열쇠 보관계약 또는 예비열쇠의 도난과 자동차 도난과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는 결국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이임수 송진훈(주심) 윤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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