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① 피고인은 사고 후 고의로 도주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차량의 고장으로 제동이 되지 않고 시동이 꺼지지 않아, 또 다른 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아 진행한 것뿐이다.
② 또한, 피해자들은 이 사건 사고로 외관상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미한 상해를 입었을 뿐이어서, 사고 당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고, 피고인은 차량을 이동시킨 후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죄와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즉, 피고인 차량이 피해자 D의 차량을 충격한 후 다시 피해자 F의 차량을 충격하고 완전히 멈춘 사실, 피해자 F가 차량에서 내리려고 하자, 피고인 차량이 갑자기 다시 움직이면서 피해자 D의 차량을 밀고 지나가 상당한 속도로 현장을 벗어난 사실, 피해자 F가 차량을 운전하여 경적을 울리며 쫓아갔으나, 피고인 차량은, 피해자 F가 이를 추월하거나 피고인 차량 번호판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삼거리교차로에 이르자 속도를 줄여 좌회전까지 한 사실, 피해자 F가 계속 쫓아가자, 피고인은 결국 사고지점으로부터 1~2km의 거리를 진행한 지점에서 도로 오른편 식당 앞 주차장 공간으로 진로를 바꿔 바로 정차한 사실, 위 정차 당시 피고인이 차량 시동을 끄지 않았으나, 바로 정차하였고, 이후 위 정차 장소에 출동한 경찰관이 차량을 운전하여 다른 주차공간으로 이동시킬 때에도 제동에는 문제가 없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