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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4.7.11.선고 2014고합426 판결
배임수재
사건

2014고합426 배임수재

피고인

1. A

2. B

검사

서영민(기소), 김영미(공판)

변호인

변호사 C, D(피고인 A을 위하여)

변호사 E(피고인 B을 위하여)

판결선고

2014. 7. 11.

주문

피고인 A을 징역 3년에, 피고인 B을 징역 10월에 각 처한다. 피고인 A으로부터 908,087,700원을, 피고인 B로부터 1억 5,000만원을 각 추징한다.

이유

범죄사실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08. 6. 1.경 F{법인명 ㈜G, 이하 'F'}에 신상품 개발팀장으로 입사한 후, 2008. 9.경부터는 생활부문장, 2011. 4.경부터는 방송부문장, 2012. 4.경부터는 패션부 문장으로 각 근무1)하면서, TV 홈쇼핑을 통한 제품 판매개시(이하 '론칭') 등 업무를 총괄하고, 방송지속 여부 판단, 방송시간대 편성 등에 관하여 구매담당자(Merchandiser, 이하 'MD') 등에게 사실상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F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가. H으로부터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08. 12.경 서울 영등포구 I 101동 1108호에 있는 J(이하 'J') 사무실에서, 홈쇼핑 벤더업체 J을 운영하는 H으로부터 J에서 취급하는 'K'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08. 12. 5.경 피고인의 아들 L 명의의 씨티은행 계좌로 300만원을 송금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1. 4. 3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I(H→A) 기재와 같이 총 63회에 걸쳐 합계 5억 4,370만원을 송금 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나. M으로부터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08. 12.경 서울 양천구 N에 있는 F 건물 인근 상호 불상의 식당에서, 홈쇼핑 벤더업체 ㈜(이하 'O')를 운영하는 M으로부터 0에서 취급하는 'P' 제품이 F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09. 1. 6.경 위 식당에서 M으로부터 현금2) 500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1. 4. 15.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II(M→A) 기재와 같이 총 16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이나, 피고인의 아들 L, 아버지 Q 및 처 R 명의의 각 계좌로 송금 받는 방법으로 합계 2억 900만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다. S으로부터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11. 4.경 위 F 사무실에서, 홈쇼핑 벤더업체 T을 운영하는 S으로부터 T에서 취급하는 'U'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11. 10. 25.경 피고인의 전처 V 명의의 씨티은행 계좌로 300만원을 송금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2. 10. 2.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III(S-A) 기재와 같이 총 19회에 걸쳐 합계 101,887,700원을 송금 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라. W으로부터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09. 1. 19.경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내 상호 불상의 음식점에서, 홈쇼핑 벤더업체 ㈜X(이하 'X')를 운영하는 W으로부터 X에서 취급하는 'Y'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W으로부터 10만원권 자기앞수표 10장, 합계 100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1. 7. 21.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IV(WA) 기재와 같이 총 24회에 걸쳐 합계 3,550만원 상당의 수표를 교부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마. Z로부터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10. 7. 1.경 서울 양천구 AA에 있는 'AB' 한식당에서 3), 홈쇼핑 벤더 업체 ㈜AE를 운영하는 Z로부터 당시 AE가 취급하던 'AD'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10만원권 자기앞수표 30장, 합계 300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0. 11. 3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V(Z A) 기재와 같이 총 4회에 걸쳐 합계 1,300만원 상당의 수표를 교부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바. AF 으로부터의 배임수재

피고인은 2012. 4.경 위 F 사무실에서, 홈쇼핑 벤더업체 AG(이하 'AG)를 운영하는 AF으로부터 AG에서 취급하는 'AH'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12. 7.경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홈플러스 주차장에서 AF으로부터 10만원권 자기앞수표 50장 합계 500만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 B

피고인은 2007. 4. 7.경4)부터 2009. 12, 30.경까지 F에서 건강식품 관련 식품 · 주방팀 소속 MD로 근무하면서,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물품의 기획, TV 홈쇼핑을 통한 제품 론칭, 방송지속 여부 판단, 방송시간대 편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2009. 3. 26.경 서울 양천구 AI에 있는 ㈜AK(이후 상호가 ㈜AL, AM로 순차 변경되었다. 이하 상호변경 전후를 구분함이 없이 'AK') 사무실에서, 홈쇼핑 벤더 업체 AK 및 O를 운영하는 M으로부터 AK가 취급하는 'AN'과 O가 취급하는 'P'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자리에서 현금 5,000만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09. 9. 4.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VI(M→B) 중 순번 2~4 기재와 같이 총 3회에 걸쳐 현금 합계 1억 5,000만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법정 진술

1. 증인 H, M의 각 법정 진술 1. AO, S, Z, W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AP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AQ, AF 작성의 각 검찰 진술서

1. 법인등기부등본, 각 인터넷 자료 출력물, G KISLINE 자료, 각 보도자료, 각 기업정보, 각 계좌거래내역, 각 입출금전표, 삼성증권 매매내역 1부, 각 표준대차대조표 및 표준손익계산서, 각 자기앞수표 입금내역, 각 회신자료 및 금융거래 정보제공내역, 각 수표입금 상대방 고객정보 및 수표실물 사본, 각 주민등록등·초본 및 혼인관계증명서, 각 방송효율분석표, 각 압수조서, 자동차등록원부 1부, 각 차적조회서

1.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6, 22, 28, 30, 44, 61, 76, 79, 80, 119, 152, 158, 161, 166, 181, 185, 192, 193, 196, 202, 207, 214, 219, 228, 241, 268)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A각 형법 제357조 제1항(증재자 AF을 제외한 나머지 증재자들에 대하여는 증재자별로 각각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나. 피고인 B포괄하여 형법 제357조 제1항(징역형 선택)

2. 경합범가중(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증재자 H 관련 배임수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3. 추징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의 적용이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요 정상을 고려하되,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직업,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드러난 제반 양형조건과 유사사례에 대한 처벌수위까지 두루 참작하였다.

1. 피고인 A : 징역 3년 및 908,087,700원 추징

가. 처단형의 범위 : 징역 7년 6월 이하

나. 주요 정상【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하는 등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으며, 그동안 동종 또는 벌금형을 넘는 범죄전력도 없었던 점, 피고인은 2010. 7.경 승모판폐쇄부전증으로 심장수술을 받아서 평생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 밖에 고혈압, 만성 위염 등의 지병도 앓고 있어 건강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 점, 2009. 9.경 재혼한 처가 이 사건으로 인하여 피고인을 상대로 협의이혼을 신청하는 등 또다시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는 정신적인 고통까지 함께 겪고 있는 점, 피고인이 고령의 아버지와 이 사건 재판 과정에 지주막하 출혈 등으로 뇌수술까지 받게 된 어머니, 두 번의 결혼생활을 통해 얻은 두 아들을 모두 부양해야 하는 처지인 점, 피고인의 가족들과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거듭 호소하고 있는 점 등 【불리한 정상】 피고인이 F의 생활부문장 등 임원으로서 그 본분을 망각한 채, 제품 론칭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TV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려는 벤더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이어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고인이 이미 회사로부터 고액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었음에도, 약 3년 10개월 동안 총 6개의 벤더업체들로부터 계속 반복적으로 합계 9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수해 온 것인데다가, 가족들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그 범행수법도 치밀하고, 일부 증재자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정황5)마저 엿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말미암아 피고인이 몸담았던 F의 공신력과 평판이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상생과 소비자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도입된 TV 홈쇼핑 제도의 근간이 훼손되고, 홈쇼핑 관계자들의 금품수수로 인한 추가 비용이 결과적으로 최종소비자에게 전가됨에 따라 그 사회적인 비난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은 점, 이른바 갑을관계를 중심으로 한 사적인 영역에서의 부패범죄를 엄단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의 고리를 끊고, 반칙이 통하지 않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기틀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공익상의 요청도 매우 강한 점 등

2. 피고인 B : 징역 10월 및 1억 5,000만원 추징

가. 처단형의 범위 : 징역 5년 이하

나. 주요 정상【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현재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깊이 뉘우치면서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제까지 아무런 범죄전력도 없었던 점, 경마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하고 수차례 자살시도를 한 아버지로 인하여 극심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중 거래업체 관계자의 부적절한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 것일 뿐, 그 과정에 적극적인 금품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의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바가 있는 점, 고령의 부친과 당뇨병 및 우울증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 전업주부인 처와 9살 된 딸을 부양하여야 하는 처지이어서, 피고인에 대한 장기간의 구금은 자칫 가족 전체에 과도한 곤경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가족들과 회사 동료 및 지인들이 이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거듭 탄원하고 있는 점 등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F의 식품 · 주방팀 MD로서 제품 론칭 및 방송지속 여부 판단이나 방송시간대 편성 등의 실무를 책임지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홈쇼핑 벤더업체의 대표자로부터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이어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5개월 남짓 되는 기간 동안 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수수한 금액의 합계가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인데다가, 실제 제품 홍보, 방송시간대 편성 등에 있어 해당 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부정한 업무처리로 나아간 정황마저 엿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TV 홈쇼핑을 통한 제품 판매과정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홈쇼핑 관계자들의 금품수수로 인한 추가 비용이 결과적으로 최종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등 그 사회적 비난가능성도 높은 점, 사적인 영역에 만연한 부패범 죄를 엄단함으로써 공정 경쟁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야 한다는 공익상의 필요성도 매우 큰 점 등

무죄 부분(피고인 B)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7. 4. 7.경부터 2009. 12. 30.경까지 F에서 건강식품 관련 식품 · 주방팀 소속 MD로 근무하면서,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물품의 기획, TV홈쇼핑을 통한 제품 론칭 및 방송 지속 여부 판단, 방송시간대 편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2009. 3. 26.경6) 서울 양천구 AI에 있는 AK 사무실에서 벤더업체 AK 및 O를 운영하는 M으로부터 AK의 'AN' 제품과 0의 'P'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10. 1. 2.경 위 AK 사무실 인근의 상호 불상 식당에서 M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일시, 장소에서 M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교부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M이 그 무렵 인사발령에 의하여 F의 식품 · 주방팀에서 한직인 품질관리팀(Q/A)으로 소속이 변경된 피고인에게, 위 인사이동에 따른 전별금 내지 위로금 명목으로 교부한 것일 뿐,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었다.

3. 판단

가. 먼저 피고인 및 증인 M의 각 일부 법정 진술, M이 작성한 각 방송효율분석표와 현금인출 거래내역을 비롯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이하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7. 4. 7.경부터 2009. 12. 30.경까지 F의 식품. 주방팀 소속 MD로 근무한 사실, M이 운영하는 AK 및 O는 2008. 1.경부터 2009. 12.경까지 당시 식품 · 주방팀 MD이었던 피고인을 통하여 F에 'AN', 'P' 제품 등을 론칭한 후, F 방송을 통하여 위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판매하였던 사실, 한편 그 과정에 피고인은 위 M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09. 3. 26.경부터 9. 4.경까지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현금 합계 1억 5,000만원을 교부받은 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2010. 1. 2.경에도 M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교부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2010. 1. 2.경의 현금 5,000만원이 F을 통한 제품 판매나 방송시간대 배정 및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수수된 것이라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즉, 피고인은 검찰 및 이 법정에서 '2009. 12, 30.경까지 F 식품 · 주방팀 소속 MD로서 영업 일을 하다가, 2009. 12. 31.경부터는 영업과는 무관하고 F 내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품질관리팀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M이 2010. 1. 2.경 먼저 전화를 하여 함께 저녁식사를 마친 후, 그 동안 도와줘서 고맙다. 전별금을 준비했으니 받으라고 하면서 현금 5,000만원을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은 5,000만원의 수수 경위 등 주요 부분에서 그 내용이 일관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그 무렵 이루어진 인사발령에 따라 실제 2009. 12. 31.경부터 2010. 9. 30.경까지 F의 품질관리팀에서 근무하였다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와도 부합하고 있어서, 그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하기 어렵다. 나아가 M도 검찰 및 이 법정에서, 2010. 1. 2.경의 5,000만원은 피고인에게 전별금 명목으로 교부한 것으로, F의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함으로써,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다.

2) 또한, 비록 피고인이 위 5,000만원을 수수하기 전인 2009. 3. 26.경부터 9. 4.경까지 5개월 남짓의 기간 동안 식품 · 주방팀 소속 MD 자격으로 M으로부터 F을 통한 'AN', 'P' 등 홍삼 및 다이어트 제품 판매와 관련한 각종 편의제공에 대한 대가로 3회에 걸쳐 5,000 만원씩, 합계 1억 5,000만원을 교부받은 후, 다시 그때로부터 약 4개월이 경과한 2010. 1. 2.경 5,000만원을 교부받기는 하였으나, 다이어트 제품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은 위 5,000만원 교부 이전에 이미 충분히 제공하였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마진이 있는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공할 생각도 없었다면서, 2010. 1. 2.경의 5,000만원은 그 전에 피고인에게 제공한 현금과는 성격이 다른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M의 법정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위 5,000만원의 수수와 그에 앞선 합계 1억 5,000만원의 수수가 4개월의 시차를 보일 뿐이라거나, 그 액수가 전별금으로서는 다소 과다하고 기존에 지급받아 온 금액과 같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의 5,000만원이 과거 피고인이 식품 · 주방팀 소속 MD로 재직하던 때의 업무와의 연장선상에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수수된 금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나아가 피고인이 2009. 12. 31.경 이후 품질관리팀에서 수행한 주된 업무는, 기존에 식품·주방팀 소속 MD로서 수행한 그것과 달리, F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처리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가 M이 취급하던 홍삼 및 다이어트 제품의 방송 판매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인 데다가, 피고인이 품질관리팀으로 소속을 옮긴 이후에도 M에게 제품 론칭 등의 업무 담당자를 소개해 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거나, M으로부터 제품 판매와 관련한 어떠한 청탁을 받은 정황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만큼, 피고인이 품질관리팀으로 소속을 옮긴 후 건네어진 위 5,000만원이 향후 홈쇼핑을 통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 각종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4) 한편, M은 검찰에서, '5,000만원을 교부할 당시 품질관리팀으로 인사발령을 받은 피고인이 식품 · 주방팀 MD로 복귀하면,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식품 · 주방팀 MD로 근무하던 2008년경 및 2009년경 최하등급인 D등급의 근무평정을 받는 등 위 인사발령 전의 영업실적이 매우 저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 그 후 식품 · 주방팀 MD로 복귀하지 못한 채 2012. 1. 30.경 퇴사하였던 점, 이에 관하여 피고인 및 M은 일치하여 홈쇼핑 업체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다가 물러났을 경우, 다시 영업직으로 복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M의 검찰 진술만으로는 M이 당시 피고인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위 5,000만원을 교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설령 M이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피고인에게 5,000만원을 교부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배임수재죄에 있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4.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겠으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에 대한 판시 배임수재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면소 부분(피고인 B)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7. 4. 7.경부터 2009. 12, 30.경까지 F에서 건강식품 관련 MD로 근무하면서,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물품의 기획, TV홈쇼핑을 통한 제품 판매개시 및 방송지속 여부 판단과 방송시간대 편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2007. 8.경 서울 양천구 N에 있는 F 사무실에서, 벤더업체 AK 및 이를 운영하는 M으로부터 AK의 'AN' 제품)이 F 방송을 통해 판매될 수 있도록 해 주고, 방송시간대 배정이나 편성횟수 등에 있어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2007. 8~9.경 부천시 원미구 AR아파트 인근의 상호 불상 술집에서 M으로부터 시가 2,800만원 상당의 그랜저TG 승용차(이하 '이 사건 승용차')를 받음으로써,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2. 판단.

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동일인으로부터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수수한 경우, 그것이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반복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때에는 이를 포괄일죄로 볼 것이지만, 그러한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할 수 없을 때에는 각 범행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서 경합범으로 처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에서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장의 별지 범죄일람표 VI(M-B) 중 순번 1의 이 사건 승용차 수수로 인한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4차례의 현금 수수 부분 공소사실 전부를 포괄일죄로 보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피고인이 M으로부터 이 사건 승용차를 제공받은 시점은 2007. 8~9.경인데, 현금을 교부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9. 3. 26.경이어서, 그 사이에 적어도 1년 6개월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실물 승용차를 제공받는 것과 현금을 교부받는 행위 사이에는 그 범행의 태양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하는 점, 2) M은 이 사건 승용차를 수수할 무렵인 2007. 8.경 F에 AK의 'AN' 제품을 론칭하여 판매하고 있었으나, 그 후 2009. 1.경 별개의 업체인 0의 운영자로서 F에 'P' 제품을 새롭게 론칭하여 판매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2009. 3. 26.경 이후 피고인에게 현금을 제공하였다면 그 청탁의 내용에 새롭게 론칭한 제품의 판매와 관련한 편의제공도 포함시켰을 것이므로, 각각의 청탁 내용에도 간과할 수 없는 변화가 있었던 점, 3) M 역시 이 법정에서 위 각 현금 교부의 경위에 관하여, '2009년경 P 제품을 추가로 론칭하였고, 마진율도 10% 이상으로 기존에 론칭한 홍삼 제품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그에 관한 구체적인 편의를 제공받고자 피고인에게 추가적으로 현금을 제공하였을 뿐, 당시에는 홍삼 제품에 대한 별다른 편의를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함으로써, 이 사건 승용차의 제공과 이후 현금 교부 당시 각 그 청탁의 내용 및 동기가 다른 것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증재자가 M으로 모두 동일하고 F을 통한 일련의 제품 판매과정에 이루어진 금품 제공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승용차의 수수와 나머지 각 현금의 수수 부분 사이에는 그 시간적 간격, 행위 태양, 청탁의 내용 및 동기 등에 있어 질적인 차이가 있어서, 이들을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 하에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공소사실은 포괄일죄가 아니라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 그런데 형법 제357조 제1항에 의하면, 배임수재죄는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 있어서 형사소송법 제250조, 형법 제50조, 형사소송법 부칙(2007, 12. 21.) 제3조,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공소시효가 5년인데, 이 부분 공소는 피고인이 M으로부터 이 사건 승용차를 교부받음으로써 그 범죄행위가 종료된 2007. 8~9.경으로부터 5년이 경과된 2014. 4. 14.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3.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에 따라 면소를 선고하여야 하겠으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포괄일죄로 공소 제기된 피고인에 대한 판시 배임수재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면소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정석

판사손영언

판사박민

주석

1) 피고인 A에 대한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A의 F 근무 경력에 관한

공소사실 기재 부분은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위와 같이 바로 잡는다.

2) 피고인 A에 대한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M에 대한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A은 M으로부터 수표가 아니라 모두 현금을 교부받았을 뿐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

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수표' 부분 및 별지 범죄일람표 Ⅱ(M→A)의 순번 1, 3, 14, 15 중 각 범행

방법란의 '수표' 부분은 각각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모두 '현금'으로 고쳐 쓴다.

3) Z에 대한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Z는 2009. 1.경 그가 운영하던 벤더업체

㈜AC을 통하여 'AD' 제품을 F의 자사브랜드(PB)로 론칭하여 판매하였고, 그 후 2009. 10.경 ㈜AE를

설립한 후부터 비로소 AE를 통하여 직접 'AD' 제품을 취급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

분 공소사실 중 청탁의 일시와 장소인 '2009. 1. 초순경 위 F 사무실에서' 부분은 오기로 보이고, 별

지 범죄일람표 V(ZA)의 순번 1 기재 금품수수 일시 장소에서 관련 청탁이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위와 같이 바로 잡는다.

4) 피고인 B에 대한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B은 2007. 4. 7.경부터 F

식품 · 주방팀 MD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2007. 7.경' 부분은 오기

임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 및 아래 '무죄 부분'과 '면소 부분'에서의 각 해당 부분 기재를 모두 '2007.

4. 7.경'으로 바로 잡는다.

5) H의 법정 진술, H에 대한 제2, 3회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A에 대한 제1회 검찰 피의자신

문조서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 A은 H에게 피고인의 전처인 V에 대하여 매월 일정액의 생활

비를 송금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송금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H에게 '입금이 안 되었다고 하는데 무

슨 일 있느냐'고 독촉하기까지 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6) 검사가 제출한 2014. 6. 2.자 피고인 B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 의견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부분

5,000만원은, 피고인 B이 식품 · 주방팀 MD로 근무하면서 M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각종 편의

를 제공한 다음, 품질관리팀으로 소속을 옮긴 후 그 대가로 수수한 것이어서, 2009. 3. 26.경부터 9.

4.경까지 사이에 수수된 1억 5,000만원과 동일한 성격의 금원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그 공소 제기

의 취지에 따라 위 5,000만원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이 이루어진 시점을 공소사실 기재의 최초 현금

이 수수된 2009. 3. 26.경으로 보았다.

7) M에 대한 제3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제에 의하면, M이 0의 운영자로서 'P' 제품을 F에 론칭한

시기는 2009. 1.경이어서, 이 부분 승용차가 제공된 2007. 8.~9경에는 위 P 제품에 대한 청탁은 없었

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위P 제품 론칭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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