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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5539 판결
[공무상표시무효][공2007하,1987]
판시사항

[1] 가처분의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가처분상의 부작위 명령을 위반한 것이 가처분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온천수 사용금지 가처분결정이 있기 전부터 온천이용허가권자인 가처분 채무자로부터 이를 양수하고 임대차계약의 형식을 빌어 온천수를 이용하여 온 제3자가 위 금지명령을 위반하여 계속 온천수를 사용한 행위가 공무상표시무효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가처분은 가처분 채무자에 대한 부작위 명령을 집행하는 것이므로 가처분의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그 부작위 명령을 위반한 행위는 그 가처분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온천수 사용금지 가처분결정이 있기 전부터 온천이용허가권자인 가처분 채무자로부터 이를 양수하고 임대차계약의 형식을 빌어 온천수를 이용하여 온 제3자가 위 금지명령을 위반하여 계속 온천수를 사용한 경우, 위 제3자가 위 가처분 사건 당사자 사이의 권리관계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거나 그가 실질적으로는 가처분 채무자와 같은 당사자 위치에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 하여도 위 위반행위가 공무상표시무효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동호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가처분은 가처분 채무자에 대한 부작위 명령을 집행하는 것으로 그 가처분의 채무자로 되지 아니한 피고인의 그 부작위를 위반한 행위는 그 가처분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 대법원 1976. 7. 27. 선고 74도1896 판결 , 대법원 1999. 7. 23. 선고 98도215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피고인이 주식회사 철원관광호텔(이하 ‘철원관광호텔’이라 한다)로부터 온천이용허가권을 양수받았으나 그 명의변경이 여의치 않자 임대차계약의 형식을 빌려 2002. 7. 1.부터 이 사건 온천수를 이용하여 온 사실, 공소외 1이 2004. 12. 30. 공소외 2로부터 그가 철원관광호텔로부터 매수한 이 사건 온천수 이용권 등을 양수받은 다음, 2005. 6.경 철원관광호텔을 상대로 온천수 등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2005. 10. 25. “온천수 양수시설에 관한 사용권이 공소외 1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철원관광호텔은 공소외 1에게 2005. 12. 31.까지 금 3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는데, 그 가처분 심문기일에 피고인이 2차례 참석하였고, 철원관광호텔 대표이사가 위 조정에 응하면서 피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동의를 구하기도 한 사실, 공소외 1은 위 조정내용이 이행되지 아니하자 다시 철원관광호텔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하여 2006. 4. 6. ‘철원관광호텔은 이 사건 온천수 양수시설을 사용하여 온천수를 인양하거나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있었고, 같은 달 17. 그 현장에 온천수 사용금지에 관한 이 사건 고시판이 설치된 사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집행되었음에도 2006. 7. 24.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온천수 양수시설을 사용하여 온천수를 인양하여 사용하여 온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가처분의 채무자로 되지 아니한 피고인이 그 가처분에서 명한 부작위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가처분집행 표시의 효용을 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할 것이고,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 즉 피고인이 온천허가권의 명의변경이 여의치 않아 임대차계약의 형식을 빌어 이 사건 가처분 이전부터 온천수를 계속 사용하여 온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가처분 전에 공소외 1이 제기하였던 가처분 사건에서 임의조정이 성립된 과정을 알고 있었던 점, 결국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온천수 사용료 청구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온천수 사용료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된 점 등을 종합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들만으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가처분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는 없고, 또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가처분 채무자인 철원관광호텔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하였다거나 또는 피고인이 철원관광호텔의 기관으로서 이 사건 범행을 하였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이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가처분 채무자인 철원관광호텔과 같은 당사자 위치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무상표시무효죄의 공소사실에 대해 제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한 것은 공무상표시무효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어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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