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명의상 사업자라도 부과처분이 당연무효는 아님
요지
원고가 명의상사업자에 해당될지라도 부가가치세 등 신고행위와 과세관청의 처분은 그 하자가 외관상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당연무효로 볼 수 없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08. 10. 1.자 2008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예정) 20,169,160원, 2008. 12. 1.자 2008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41,144,670원, 2009. 3. 9.자 2008년 제2기분(확정) 부가가치세 12,264,880원, 2009. 3. 1.자 2008. 11.분 원천세(퇴직소득세) 853,160원, 2009. 4. 1.자 2008. 12.분 원천세(퇴직소득세) 13,660원, 원천세(갑근세) 37,820원, 2009. 5. 1.자 2008. 5.분 원천세(퇴직소득세) 14,550원, 2009. 6. 5.자 2009년 제1기 부가가치세 4,418,610원, 2009. 6. 1.자 2009. 2.분 원천세(갑근세) 26,390원, 2009. 8. 5.자 2008년 귀속 종합소득세 1,433,390원, 2009. 11. 2.자 2009년 귀속 종합 소득세(중간예납) 716,690원 합계금 81,092,980원의 부과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처분의경위
가. 원고는 2007. 1. 30. 천안시 서북구 EE동 729-6에서 "DD시그널테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라는 상호로 전자부품 제조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로 사업자 등록된 자이다.
나. 피고는 원고가 2007년 제1기부터 2009년 제1기 부가가치세 과세기간까지의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및 원천세를 피고에 대하여 원고 명의로 신고하였으나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2008. 10. 1. 2008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예정) 20,169,160원, 2008. 12. 1. 2008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41,144,670원, 2009. 3. 9. 2008년 제2기분(확정) 부가가치세 12,264,880원, 2009. 3. 1. 2008. 11.분 원천세(퇴직 소득세) 853,160원, 2009. 4. 1. 2008. 12.분 원천세(퇴직소득세) 13,660원, 원천세(갑근세) 37,820원, 2009. 5. 1. 2008. 5.분 원천세(퇴직소득세) 14,550원, 2009. 6. 5. 2009년 제1기 부가가치세 4,418,610원, 2009. 6. 1. 2009. 2.분 원천세(갑근세) 26,390원, 2009. 8. 5. 2008년 귀속 종합소득세 1,433,390원, 2009. 11. 2. 2009년 귀속 종합소득세(중간 예납) 716,690원 합계 금 81,092,980원을 각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강AA이 임의로 원고의 명의를 도용하여 사업자등록 및 임대차계약 등을 한 것일 뿐,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사업주가 아니고, 원고는 당시 이 사건 사업장이 아닌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등에서 근무하였으며 위 강AA도 원고의 명의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또한 스스로 직원들에 대한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 사정 등에 비추어 강AA이 실제 사업자임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처분은 실제 사업자가 아닌 자에 대한 것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명의위장사업신고서를 제출하려 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거부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실질과세의 원칙상 납세의무자의 확정은 외관이 아닌 법적 실질에 의하여야 하므로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ㆍ수익ㆍ재산ㆍ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보아야 하나, 다만 과세의 대상이 되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그 거래가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갑 제3호증 내지 갑 제5호증, 갑 제12호증 내지 갑 제15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07. 1.경 강AA으로부터 DD시그널테크의 사업자 등록 명의를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받아들여 2007. 1. 25. 원고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마쳤던 사실, 원고는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서 2006. 6. 9.부터 2007. 8. 20.까지 근무하였고, 주식회사 CC바이오텍에서 2008. 10. 23.부터 2009. 9. 21.까지 근무하였던 사실, 강AA은 원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진 이후에 실제로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하였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사 업장을 실제 운영한 것은 강AA으로서 원고는 강AA에게 그 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강AA이 원고 명의를 도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나 일반적으로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소득 또는 행위 등의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과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지만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그와 같이 과세 요건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두7268 판결 참조), 또한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는 신고납세방식의 조세로서 이러한 유형의 조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므로,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당연무효로 된다거나 징수처분 자체에 어떠한 위법이 없는 한, 신고행위에 의하여 확정된 세액의 납부를 명하는 징수처분이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고,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4)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6호증,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의 인장이 날인된 사업자등록신청서에 기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하여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졌고, 당시 사업자등록자를 면담한 세무법인 서한 측은 원고의 인적사항을 확인하였으며,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부동산 임대차계약서는 전임차인 강AA의 임대계약을 원고가 승계하는 것으로 작성된 사실, ②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원고의 종합소득세 신고는 세무대리인 이현우, 이원식이 하였는데, 모두 원고 명의로 신고되었음은 물론, 종합소득세에 대하여는 원고가 운영한 보험대리점 소득 등과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소득을 합산하여 신고한 사실, ③ 이 사건 사업장과 거래한 김BB는 2009. 9. 2. 원고의 고충처리신청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으며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자는 원고이고,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 ④ 세금계산서, 견적서, 결제실적증명서 등 이 사건 사업장 운영과 관련하여 작성된 각종 서류에는 원고가 대표자로 기재되어 있고 거래처인 대한냉열공업 주식회사는 2007. 2. 9. 대금을 지급하면서 원고 명의의 통장으로 송금한 사실, ⑤ 이 사건 사업장은 원고 명의로 전자고지 방식으로 납세고지서가 송달되는 국세청 홈택스 시스템에 가입되었는데, 납세고지서가 발송될 때마다 원고의 휴대전화로 그 사실이 통지되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5) 따라서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실제 사업자로 볼 만한 충분한 객관적 사정이 있는바,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사업자가 누구인지 여부는 사업 운영을 함에 있어 의사결정을 누가 하였는지, 이익은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것으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고의 과세표준 신고행위 및 피고의 이 사건 처분에 있어 그 하자가 중대하고 외관상 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등의 과세표준과 세액신고는 원고 측 세무대리인들이 하였고, 그 과정에서 과세관청이 관여하거나 개입한 적이 없으며, 외관상 그 신고행위 자체에 하자가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이 사건 사업장 이외에서 발생한 원고의 소득은 원고의 도움없이는 강AA이 이를 파악하여 신고할 수는 없는 것이다), ③ 이 사건 처분은 2008. 10. 1.부터 2009. 11. 2.까지 부과된 것인데, 원고가 명의를 도용당하였다면 처분 즉시 이의를 제기하였어야 함이 상당함에도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2009. 3.경에야 명의위장사업자임을 신고하려 하였다는 것인바, 원고의 명의 도용 주장을 선뜻 믿기 어려운 점[원고는 고충처리신청 당시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에 제출한 호소문 및 사실확인서(을 제7호증의 1, 2)에는 강AA에게 사업자 명의를 대여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이 사건에서는 명의를 도용당하였다고 주장을 바꾸었고, 강AA에 대하여 형사고소 등의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사업자가 아니라 강AA이 실제 사업자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등의 신고행위와 이에 따른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외관상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이를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