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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10.17.선고 2012가합100370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2가합100370 손해배상(기)

원고

1. A

2. B

3. C.

피고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4. 9. 12.

판결선고

2014. 10. 17.

주문

1. 피고는 원고 B에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2. 13.부터 2014. 10. 17.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 A, C의 청구 및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 C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9/10는 원고 B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 C에게 각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원고 B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2. 13.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들은 부산 기장군 D에 거주하는 주민들이고, 피고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1978. 4. 29.부터 가동), 2호기(1983. 7.경부터 가동), 3호 기(1985. 9.경부터 가동), 4호기(1986. 4.경부터 가동), 신고리 1호기(2011. 2.경부터 가동), 신고리 2호기(2011. 12.경부터 가동) 등 6기의 원자력발전소(이하 통틀어서 '이 사건 발전소'라 한다)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B의 거주 이력

원고 B은 1990. 2. 25. 경남 양산군(1995년 양산군이 부산 기장군으로 이관됨) E에 전입하여 1993년경까지 인근에서 거주하다가 1993. 10. 16. 성남시로 전입하였으나 1996. 3. 30. 다시 부산 기장군 F(이 사건 발전소에서 약 7.689km 떨어짐)에 전입한 후로 현재까지 위 지역 및 부근의 G, H 등지에 거주하여 왔다.다. 이 사건 발전소에서의 방사선 방출이 사건 발전소의 제한구역(방사선관리구역 및 보전구역의 주변 구역으로서 그 구역 경계에서의 피폭방사선량이 원자력위원회가 정하는 값을 초과할 우려가 있는 장소를 말한다.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제2조 제7호) 경계에서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은 다음과 같다.

〈고리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 연간 피폭선량(경계지역 기준)

단위 : msv/년

라. 원고 B의 갑상선암 진단

(1) 원고 B은 2012. 2.경 병원에서 갑상선암(갑상선의 악생신성물) 진단을 받고 2012. 2. 2. 입원하여 2012. 2. 3. 갑상선 전절제술 및 중심부 림프절 청소술을 받고 2012. 2. 14. 퇴원하였다.

(2) 원고 B은 앞으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으며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평생 복용하여야 하는 상태이다.

마. 관련 의학지식 및 통계

(1) 갑상선암의 특징갑상선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치료적 방사선 노출과 환경재해로 인한 방사선 노출이며, 노출된 방사선 용량에 비례하여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성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갑상선암 발생 확률이 높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판한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이후 여성들에게서 갑상선암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방사선 노출과 갑상선암이 용량 반응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역학조사 결과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원자력 영향 · 역학연구소에서 2011. 4.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지역 주민 역학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에서 거리가 멀수록 갑상선암 발생률은 감소하였으며,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원자력 발전소에서 5mm 이내) 여자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원거리 대조지역 (원자력발전소에서 30㎞ 이상 떨어진 지역) 여자 주민의 2.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기장군 건강검진 결과 병원과 부산 기장군은 공동으로 2010. 7.경부터 2013. 12.경까지 '기장군민 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기장군민 4,910명을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암 검진을 받은 기장군민 총 3,031명 중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주민은 41명이었다. 한편,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암 진단율(대장암, 폐암, 전립선암 등 모든 종류의 암 포함)은 1.06%, 삼성서울병원은 1.04%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 1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한직업환경의학회에 대한 진료기록감 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I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B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B의 주장

원고 B은 이 사건 발전소 주변에서 20년 이상 거주하면서 피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발전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발전소에서의 방사선 노출로 인하여 원고 B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위자료 2억 원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발전소에서 방출한 방사선과 원고 B의 갑 상선암 발병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① 이 사건 발전소에서 발생된 방사선량은 관련 법령 및 고시에서 규정한 한도치를 하회하고 있어 피고가 이 사건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의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의 방사능을 배출하지 않았다.

②) 원고 B이 거주한 지역(이 사건 발전소에서 약 7.689㎞ 떨어짐)은 원전 주변 지역 주민 역학조사에서 갑상선암 발병률과 상관관계를 보인 지역(원자력발전소에서 5km 이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발전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다.

③ 원전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에서도 갑상선암 발병 여성들의 원자력발전소 주변 거주기간과 암 발생률이 비례하지 않고 남성의 경우는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갑상선 암 이외의 다른 암의 증가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가해행위와 손해발생 간 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청구자인 피해자가 부담하나,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에 의한 공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서는 기업이 배출한 원인물질이 대기나 물을 매체로 하여 간접적으로 손해를 끼치는 수가 많고 공해문제에 관하여는 현재 과학수준으로도 해명할 수 없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가해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고리를 자연과학적으로 증명한다는 것이 매우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러한 공해소송에서 피해자에게 사실적인 인과관계의 존재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엄밀한 증명을 요구한다는 것은 공해로 인한 사법적 구제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반면에, 가해기업은 기술적·경제적으로 피해자보다 훨씬 원인조사가 용이한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원인을 은폐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가해 기업이 어떠한 유해한 원인물질을 배출하고 그것이 피해자에게 도달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 측에서 그것이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사회형평의 관념에 적합하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09다84608, 84615,84622, 8463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어느 시설을 적법하게 가동하거나 공용에 제공하는 경우에도, 그로부터 발생하는 유해 배출물로 인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고 그 유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다면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1다7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갑상선암의 발생에는 방사선 노출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② 피고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서 총 6개 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원고 B은 그로부터 약 10km 이내 또는 10m 남짓 떨어진 지역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하여 오면서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되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B의 갑상선암 발병에 이 사건 발전소에서 방출된 방사선 외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볼 뚜렷한 자료는 없는 점, ④ 이 사건 발전소에서 방출된 연간 방사선량(제한구역 경계 기준)은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별표 1에서 규정한 연간 유효선량한도 (imSv),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제2012-29호제 16조 제2항 제2호에서 규정한 제한구역 경계에서의 연간 유효선량(0.25mSv)에 미치지 못하고, 원전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 결과 갑상선암과는 달리 위암, 간암, 폐암은 원자력발전소로부터의 거리와 발병률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기는 하였으나, 관련 법령에서 정한 연간유효선량은 국민 건강상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한 최소한도의 기준으로서, 인체가 노출되었을 경우 절대적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5 원전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결과 근거리 대조지역인 원자력 발전소에서 5mm 이상 30km 이내 떨어진 지역에서도 원거리 대조지역에 비하여 1.8배의 높은 갑상선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고, 원고 B이 거주해온 지역이 이 사건 발전소의 방사선 유출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6 다른 암과는 달리 갑상 선암의 경우에 원자력발전소로부터의 거리와 발병률 사이에 상과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기장군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수도권 지역에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 ⑦ 원고 B이 침해당한 이익은 신체의 건강과 관련된 것으로서 재산상 이익 기타 다른 이익보다 중요할 뿐 아니라 공공의 필요에 쉽게 희생되어서는 안 되는 법익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 B은 이 사건 발전소 부근에서 거주하면서 상당한 기간 이 사건 발전소에서 내보내는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발전소를 운영하는 피고는 방사선 방출로 인하여 원고 B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갑상선암의 일반적인 예후(갑상선암은 다른 장기에 퍼질 경우에도 장기 생존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치료 내용, 피고도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연간 유효 방사선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왔으며 이 사건 발전소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기장군 주민들의 종합건강검진을 지원해온 점, 원고 B이 그동안 지출한 치료비용, 원고 B이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만을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 B에 대한 위자료를 1,500만 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위자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방사선 방출로 인한 손해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2. 2. 1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4. 10. 17.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A, C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 A, C의 주장

위 원고들은, 원고 A이 대장암(직장암) 진단을, 원고 C가 선천성 자폐성장애 진단을 각 받았는데, 이는 피고가 이 사건 발전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방출한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된 결과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발전소에서의 방사선 노출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위자료 각 5,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A, C는 이 사건 발전소 주변에서 오랫동안 거주하여 왔고, 원고 A이 대장암(직장암) 진단을, 원고 C가 선천성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한편 이 법원의 내한직업환경의학회에 대한 진료기복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대장암의 발병 요인으로는 50세 이상의 연령, 붉은 육류 및 육가공품의 다량 섭취, 비만, 음주, 가족력 등이 있고 기존 연구에서 방사선 노출과 직장암 발생 사이의 용량-반 응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진 점, 자폐증의 원인은 현재까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1년에 1mSv 이하의 방사선 노출 하에서 선천성 자폐증 발생이 증가된다.는 연구는 아직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원고들의 위 각 병의 진단과 이 사건 발전소의 방사선 방출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B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A, C의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최호식

판사이영림

판사김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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