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법조경합의 판단 기준
[2]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상 무등록영업행위와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영업행위의 관계(=실체적 경합범)
[3]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 및 같은 법률 제45조 제2항 제1호의 각 위반죄와의 관계(=실체적 경합범)
판결요지
[1] 법조경합은 1개의 행위가 외관상 수개의 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1죄만을 구성하는 경우를 말하며, 실질적으로 1죄인가 또는 수죄인가는 구성요건적 평가와 보호법익의 측면에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상 무등록영업행위와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영업행위는 각 그 구성요건이, 등록을 하지 않고 다단계판매업을 하거나(제28조 제1항) 다단계조직을 이용하여 금전거래만을 하는 행위(제45조 제2항 제1호)로서 서로 상이하고, 나아가 그 하나의 행위가 다른 하나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 그 보호법익 또한 다른 전혀 별개의 행위로서 별개의 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어느 한쪽의 죄가 다른 한쪽의 죄에 흡수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어서 위 두 가지 죄는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
[3]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은 "다단계판매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률 제45조 제2항 제1호는 "누구든지 다단계판매조직 또는 이와 유사하게 순차적·단계적으로 가입한 가입자로 구성된 다단계조직을 이용하여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만을 하거나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를 가장하여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그 각 행위들 자체를 사기행위라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무등록영업행위나 금전거래를 통한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 및 같은 법률 제45조 제2항 제1호의 각 위반죄는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며, 또 각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서로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어 양 죄를 각 상상적 경합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로 봄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1] 형법 제37조 [2] 형법 제37조 ,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 , 제45조 제2항 제1호 [3] 형법 제37조 , 제347조 제1항 ,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 , 제45조 제2항 제1호
피고인
피고인 1 외 3인
상고인
피고인 1, 2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박현근 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2의 상고에 대하여
가. 변호인 정춘용의 상고이유 및 변호인 김용철, 주진학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이 원심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출자금이나 투자금을 교부받더라도 그 원리금을 제대로 반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판시 사기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변호인 김용철, 주진학의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법조경합은 1개의 행위가 외관상 수개의 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1죄만을 구성하는 경우를 말하며, 실질적으로 1죄인가 또는 수죄인가는 구성요건적 평가와 보호법익의 측면에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상 무등록영업행위와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영업행위는 각 그 구성요건이, 등록을 하지 않고 다단계판매업을 하거나 (법률 제28조 제1항) 다단계조직을 이용하여 금전거래만을 하는 행위 (법 제45조 제2항 제1호) 로서 서로 상이하고, 나아가 그 하나의 행위가 다른 하나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 그 보호법익 또한 다른 전혀 별개의 행위로서 별개의 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어느 한쪽의 죄가 다른 한쪽의 죄에 흡수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위 두 가지 죄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의율한 것은 정당 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원심판결문에 의하면, 원심은 위 피고인들의 무등록영업행위죄와 금전거래영업행위죄에 대하여 '공모하여'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이나, 적용법령을 설시함에 있어서는 공동정범에 관한 형법 제30조는 누락하고, 무등록행위(제28조 제1항), 금전거래행위(제45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조문 외에 그와 같은 행위들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보이는 제30조(다단계판매원의 등록 등에 관한 조문)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문의 내용에 비추어 위 '30조'는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30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법 제30조'의 오기로 보이고, 그와 같이 원심판결문상 '제30조'가 '형법 제30조'의 오기로 보이는 이상 원심판결문에 표현상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변호인 김용철, 주진학의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은 "다단계판매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률 제45조 제2항 제1호는 "누구든지 다단계판매조직 또는 이와 유사하게 순차적·단계적으로 가입한 가입자로 구성된 다단계조직을 이용하여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만을 하거나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를 가장하여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그 각 행위들 자체를 사기행위라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무등록영업행위나 금전거래를 통한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제28조 제1항 및 같은 법률 제45조 제2항 제1호의 각 위반죄는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며, 또 각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서로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어 양 죄를 각 상상적 경합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로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도1899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죄와 사기죄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사기의 범행이 사기의 습벽이 발현된 결과로서 피고인들이 반복하여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들에게 사기의 습벽을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은 무죄라고 판시하고, 피고인들의 각 사기행위를 단순사기죄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의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사기죄에 있어서 상습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