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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4. 21. 선고 2005나61579 판결
[위자료등][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손난주)

피고, 항소인

피고 학교법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김성수외 1인)

변론종결

2006. 3. 24.

주문

1. 제1심 판결 중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2004. 1. 14.부터 2006. 4.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4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6, 12, 29, 44호증, 갑 제2, 4, 32호증의 각 1, 2, 갑 제5호증의 1, 2, 3, 갑 제7호증의 3, 4, 갑 제20호증의 1 내지 7, 을 제3호증의 3, 을 제10, 12, 17, 18, 29호증, 을 제25호증의 1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1의 증언 및 제1심 증인 소외 2의 일부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피고 법인은 (이름 생략)대학교, (이름 생략)대학원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1998. 3. 1. (이름 생략)대학교에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2000. 4. 1. 조교수로 승진한 이래 아래의 1차 직위해제처분을 받기까지 (이름 생략)대학교 인문사회학부 경영학과에 소속되어 사회복지학 관련 강의를 담당하여 오는 한편, 임의단체인 (이름 생략)대학교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이라 한다)의 부회장 직위에 있던 사람이며, 소외 3은 피고 법인 소속 교원으로서 교수협 회장, 소외 4는 같은 교원으로서 교수협 총무의 직위에 있던 사람들이다.

나. 1, 2차 직위해제처분의 경위

(1) 원고 등 교수협 소속 교수 10명과 (이름 생략)대학교 총학생회장 등이 주축이 되어 2001. 3. 27.경 (이름 생략)대학교 교내에서 ‘교수탄압규탄대회 및 학원민주화 투쟁결의’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고, 교수재임용탈락, 예술관 및 학생복지관 신축기부금 유용 등의 의혹을 제기하여 학내분규가 시작되었고, 당시 학내분규를 주도하는 일부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면서 본관, 예술관 등의 강의실에 있는 책상과 의자 등 500여개를 강의실 밖 현관 앞에 쌓아 놓고 피고 법인측과 팽팽한 대결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2) 그런 와중인 2001. 5. 6. 22:30경 피고 법인측으로부터 위 책상과 의자를 안으로 옮겨 줄 것을 의뢰받은 경비용역업체 소속의 검은색 양복을 착용한 일부 직원들의 움직임이 학생들과 원고를 포함한 교수들에게 발견되어, 같은 날 24:00경 (이름 생략)대학교 교내에서 학생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름 생략)경찰서 소속 경찰관, (이름 생략)대학교 비서실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위 직원들이 집회를 방해하기 위하여 피고 법인측으로부터 고용된 폭력배인지 여부를 두고 시비를 가리던 중, 그들이 집회방해를 위해 고용된 폭력배가 아니라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적법하게 허가를 받은 경비용역업체의 직원들인 사실이 밝혀졌다.

(3) 그런데, 원고, 소외 3, 4 등은 2001. 5. 7. 02:00경 인터넷사이트 ‘프리챌’ 내에서 교수협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제목 ‘보도자료’, 번호 ‘114’, 작성자 ‘ 소외 3’이라 표시하여, ‘학교측 100여명의 용역깡패까지 동원’이라는 제목 하에 ‘5. 6. 20:30경부터 다음날 02:00경까지 남총장 비서실장의 지휘아래 100여명의 용역깡패까지 동원하여 교내에 진입하여 교수, 학생들과 대치 중 경찰이 출동하자 사라졌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을 비롯하여, 2001. 5. 6. 23:00경부터 2001. 5. 8. 21:00경까지 사이에 총 6회에 걸쳐 같은 사이트에 소외 3 또는 소외 4를 작성자로 하여 유사한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다.

(4) 또한, (이름 생략)대학교 총장 직무대리직을 수행하고 있던 부총장 소외 5는 2001. 5. 1.경부터 2001. 5. 20경까지 (이름 생략)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소재 대학교 등과 학사교류심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협의차 일시 미국에 체류하였는데, 원고를 포함한 교수협 소속 교수 18명은 2001. 5. 11.경 연명으로 수천명의 (이름 생략)대학교 학부모들에게 그때까지의 학내분규사태를 설명하면서 ‘학내분규문제의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총장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금년 4월 사표가 수리되고, 소외 5 부총장은 현재 미국도피 중입니다’라는 내용의 서신문 2500여 부를 작성하여 (이름 생략)대학교 학부모들의 주소지로 우편 발송하였고, 2001. 5. 23. 위 교수협 사이트에 소외 4 명의로 같은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다.

(5) 원고는 2001. 7. 30. 소외 3, 4와 공모하여 위 ‘(3), (4)항’과 같은 방법으로 피고 법인 및 소외 5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소외 3 등과 함께 수원지방법원(2001고단5220호) 에 불구속 기소되었고, 피고 법인은 이를 이유로 2001. 8. 17. 이사회를 열고 피고 법인의 정관 제4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해 직위해제를 결의한 뒤, 2001. 8. 22.자로 직위해제처분(이하 ‘1차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6) 그런데, 위 법원은 2002. 4. 26. 원고 등이 초범이거나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위와 같은 글을 작성할 당시 일부 교수의 재임용탈락과 기부금 유용의혹의 제기로 촉발된 (이름 생략)대학교 학내분규가 심화되어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등 첨예한 대결양상을 보이던 때였던 점, 피고 법인측이 일요일 밤에 경비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하였고 그들이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어 이에 대항하는 원고 등으로서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에 빠져 위와 같은 글을 게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소외 5는 극심한 학내분규상황에서 급박한 현안이 아닌 학사교류심화 명목으로 미국에 출장 중이어서 원고 등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하여, 원고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같은 법원 2002노1304)은 2002. 9. 17.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7)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2002. 10. 15., 10. 29. 및 11. 7. 등 3회에 걸쳐 피고 법인에 대하여 복직인사명령을 공표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2002. 11. 22. 위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02. 9. 17.자로 소급하여 원고에 대해 (이름 생략)대학교 관광복지경영학부 사회복지학과(이하 ‘사회복지학과’라 한다) 조교수로의 복직을 명하였다가, 2003. 2. 12. 원고가 위와 같이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이로 인하여 2003. 1. 28.자로 교원징계위원회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의결이 요구되었다는 이유로 사립학교법 제58조의2 제1항 제3호 ( 제2호 의 오기로 보인다) 및 피고 법인 정관 제44조 제2항 제2호의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해 재차 직위해제처분(이하 ‘2차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을 하고, 2003. 3. 13.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한 뒤, 2003. 3. 27. 다시 사회복지학과 조교수로의 복직을 명하였다.

(8) 피고 법인은 그 정관 제44조 제4항에 따라 1, 2차 직위해제처분일로부터 처음 3개월간은 평소 지급하던 급여의 20%, 그 이후는 50%를 각 차감하여 지급하였다.

다. 2차 직위해제처분 이후의 경과

(1) 원고는 수원지방법원(2002가단96691호) 에 피고 법인을 상대로 1차 직위해제처분으로 인하여 차감 지급된 급여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3. 6. 13. 위 법원으로부터 위 처분이 명백히 부당하고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승소의 판결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피고 법인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같은 법원 2003나12028)은 2004. 1. 28. 동일한 이유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피고 법인은 위 ‘나.의 (7)항’과 같이 2003. 3. 27.자로 원고에 대해 복직을 명한 이후에도 2003학년도 2학기 강의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가 2003. 8. 13. 원고로부터 위 2학기 개설과목의 목록 등을 통보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나서, 2003. 8. 18. 사회복지학과장인 소외 2 명의로 원고에게 2학기 강의가 이미 배정되어 있음을 통보하였는데, 당시 원고에게 배정된 강의과목은 사회복지학과 전공과목이 아니라, (이름 생략)대학원의 야간과목으로서 원고가 한 번도 강의를 해보지 않은 비전공의 ‘사회복지정책론’, ‘사회복지윤리와 철학’, ‘사회복지현장실습’ 등 3과목이었다.

(3) 이에 원고는 자신이 이전부터 강의해 온 ‘지역사회복지론’, ‘자원봉사론’ 등의 과목에 강사가 정해져 있지 아니한 것을 확인하고 2003. 8. 19. 소외 2에게 위 과목들의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소외 2는 2003. 8. 21 및 8. 23. 강의의 재배정은 곤란하다고 각 대답하였다. 원고는 다시 2003. 8. 28. (이름 생략)대학교 교무처장에게 강의를 재배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위 교무처장은 2003. 9. 3. 재배정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하는 한편, 위 과목들에 대한 강의를 보건학을 전공한 시간강사인 소외 6에게 배정하였다.

(4) 원고는 결국 자신에게 배정된 위 3과목 중 비교적 전공과 관련 없이 수업이 가능한 ‘사회복지현장실습’ 1과목만을 강의하고 나머지 2과목은 준비를 하지 못함으로써 강의를 포기하였다.

(5) 이에 앞서 피고 법인은 2003. 8. 26. 이사회를 개최하여, 교원인사위원회 회의결과에 따라 원고의 소속을 2003. 8. 14.자로 사회복지학과에서 (이름 생략)대학원으로 변경한다고 의결하였다.

(6) 위와 같이 원고의 소속이 변경되기 전 사회복지학과 소속 교수로는 학과장인 소외 2와 원고 2인밖에 없었고, 피고 법인의 2003학년도 2학기 시간표 작성 기본지침에 의하면, 학부 소속의 전임교원은 학부수업에 우선배정한 후, 대학원 수업을 지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피고 법인은 통상의 경우 강의배정에 있어 종전과 다른 강의 혹은 전공과 관련이 없는 강의를 맡기는 경우에는 그 당사자와 연락하여 상의해 왔다.

라. 관련규정

(1) 헌법 제31조 제6항 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교원의 보수와 근무조건 등을 포함한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에 따라 사립학교법은 제56조 에서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또는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하고’( 제1항 ), ‘권고에 의하여 사직을 당하지 아니한다’( 제2항 )고 규정하고 있고, 제61조 에서는 ‘교원에 대한 징계는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으로 하되’( 제2항 ), ’정직은 1월 이상 3월 이하의 기간으로 하고, 정직처분을 받은 자는 그 기간 중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의 3분의 2를 감하고’( 제3항 ), ‘감봉은 1월 이상 3월 이하의 기간, 보수의 3분의 1을 감한다’( 제4항 )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8조의2 제1항 제2 , 3호 에서는 사립학교 교원이 ‘징계의결이 요구중인 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한다)에 해당할 때에는 당해 교원의 임면권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과거 사립학교법제58조의2 제1항 단서에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의 경우 필요적으로 직위를 부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헌법재판소의 1994. 7. 29.자 93헌가3,7 결정 으로 위 단서규정에 대한 위헌결정이 있은 후, 1997. 1. 13. 법률 제5274호로 개정되면서 위 단서규정이 삭제되었다).

(3) 한편, 피고의 정관 제44조 제1항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 한다’고 규정하여 소속 교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필요적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피고의 교원인사규정 제29조 제1호는 위와 같이 개정된 사립학교법의 취지에 맞게 ‘교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에는 직위해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위 정관 제44조 제2항 제2호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에 대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 같은 조 제4항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가 해제된 자에 대하여는 봉급의 8할을 지급한다. 다만, 제1항 또는 제2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해제된 자가 직위해제일로부터 3월이 경과하여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할 때에는 그 3월이 경과한 이후의 기간 중에는 봉급의 5할을 지급한다’, 제46조 제1항은 사립학교법 제56조 의 취지에 맞게 ‘교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사립학교법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또는 면직 등 부당한 처분을 당하지 아니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는, 1, 2차 직위해제처분과 강의의 임의배정 등은 원고를 교수업무로부터 배제 또는 축출하기 위한 목적에서 자행된 불법행위이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 5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은 사립학교법과 피고 법인의 정관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강의배정 역시 원고가 인터넷게시판을 검색하거나 소속 학과장에게 문의하여 미리 준비를 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결과이므로 피고로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다툰다.

3. 판 단

가. 1, 2차 직위해제처분에 관하여

앞서 본 관련규정에 의하면, 직위해제처분은 교원을 직무집행에서 배제하고 급여를 차감하여 지급하는 처분으로서, 실질상 징계처분 중 하나인 정직과 유사한 면을 가지는 교원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그 행사가 임면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 재량권이 남용되거나 일탈된 경우 그 직위해제처분은 무효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 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1169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한편,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을 달리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등 참조), 직위해제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고 등 징계처분의 경우보다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1, 2차 직위해제처분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사립학교법 제58조의2 제1항 제3호 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어떤 교원이 일단 정식기소된 경우 사립학교법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교원의 당연퇴직사유가 되는 금고 이상 또는 자격정지 등의 형을 선고받을 개연성이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아직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그 교원에게 계속하여 그 직위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교직에 부적합한 자를 교직에서 배제한다는 위 법률규정의 입법취지에 반하거나 그 취지가 희석될 우려가 있으며, 따라서 그와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어차피 교직에서 배제되어야 할 자를 가처분적으로 미리 교직에서 배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라 할 것이므로(위 헌법재판소 결정 참조), 위 규정에 의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그 사안이 심각하고 그에 대한 증거도 확실하여 해당 교원이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 금고 이상 또는 자격정지 등의 형을 선고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와 공소제기로 인하여 해당 교원이 교원으로서 계속적인 업무활동을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혹은 피교육자에게 구체적으로 피해를 줄 위험이 있는 것인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검토하여 그 적용에 있어 목적에 따라 필요최소한의 범위로 제한하는 등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피고 법인측과 대립하게 된 원인이 학내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과정에서 기인하였고,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도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인 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하여 필요적으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는 피고 법인의 정관 규정에 비추어 피고 법인 이사회가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의함에 있어 원고가 형사재판에서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은 이유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하여 그 직위를 유지하면서 강의를 계속하는 것이 피교육자들에게 구체적으로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직위해제처분에는 기한의 제한이 없으므로 형사재판이 장기화하는 경우 징계처분으로 행하는 정직보다 더 불이익한 처분이 되는 점(실제 이 사건에서도 원고는 형사사건이 확정될 때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위가 해제되어 있었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명예훼손행위에 비하여 1차 직위해제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무겁다 할 것이므로, 1차 직위해제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고, 1차 직위해제처분이 위와 같이 무효인 이상, 사실상 이와 동일한 사유에 기하여 이루어진 2차 직위해제처분 또한 당연히 무효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앞에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또 다른 사정, 즉 원고는 1차 직위해제처분 당시에는 피고 법인 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불구속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었고, 2차 직위해제처분 당시에는 교원징계위원회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의결이 요구되어 있었는데, 사립학교법이나 피고 법인의 정관 및 교원인사규정상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 및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해제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법률전문가도 아닌 피고 법인에 대하여 원고의 명예훼손행위와 직위해제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을 엄밀하게 비교·형량하여 판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여겨지고, 잠정적 조치로서의 보직해제를 의미하는 직위해제처분의 본질에도 반할 수 있는 점, 2차 직위해제처분은 1개월 남짓의 단기간에 그친 점, 원고는 1, 2차 직위해제처분의 실질적인 이유가 된 명예훼손행위로 인하여, 형사재판에서는 벌금형의 선고유예라는 유죄판결을 받았고, 징계절차에서도 감봉 2월의 징계가 확정된 점, 원고는 1차 직위해제처분의 효력을 다투면서 그 처분기간 동안 차감지급된 급여의 추가 지급을 구하는 소를 별도로 제기하여 일부승소의 판결을 받음으로써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는 일부 보전을 받은 점 등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통상의 징계처분에 비하여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을 감안할 때, 1, 2차 직위해제처분에 대해 피고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강의의 임의배정에 관하여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자신의 업무지휘권·업무명령권의 행사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사용자는 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고(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등 참조), 한편, 대학교의 교원은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학문연구를 보다 발전시키는 것이 그 인격권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교원의 사용자인 학교법인이 그 업무지휘권 등의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그 소속 교원의 의사에 반하여 전공분야와 관련 없는 과목의 강의를 배정하는 것은 교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학교법인은 이로 인하여 그 교원이 입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돌아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법인이 2003. 3. 27.자로 원고에 대해 사회복지학과 조교수로서의 복직을 명함으로써 2차 직위해제처분이 실효되고, 사회복지학과 소속의 교수로는 소외 2와 원고 2인밖에 없었음에도, 피고 법인은, 원고에게 수개월간 2003학년도 2학기의 강의배정과 관련하여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아니하다가 전격적으로 원고의 소속을 변경시키고, 원고의 거듭된 요청을 묵살한 채, 원고가 이전부터 강의해온 전공과목에 대하여 아직 강사가 배정되어 있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통상의 경우와는 달리 원고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전공과 관련이 없는 강의를, 그것도 신학기가 시작되기 불과 수일 전에 원고에게 배정함으로써 결국 원고로 하여금 정상적인 강의활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더구나 원고가 배정요구한 전공과목은 오히려 비전공자이자 시간강사인 타인에게 배정하였는바, 피고 법인의 이러한 행위는 오로지 원고를 본연의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의도 하에 자행된 행위로서 원고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법인은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본 원고의 나이, 지위 및 교육정도, 피고 법인이 행한 불법행위의 태양과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의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액수는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4. 1. 1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6. 4. 2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에게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홍우(재판장) 이헌숙 이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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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05.6.23.선고 2004가단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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