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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7. 11. 선고 94도1814 판결
[직업안정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위반][공1995.8.15.(998),2842]
판시사항

가. 구 직업안정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 제10조 가 외국인 근로자 알선소개업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나. 행정청의 허가가 있어야 함에도 담당 공무원이 허가를 요하지 않는다고 잘못 알려 주어 믿었다면,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없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구 직업안정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1994.1.7. 법률 제4733호 직업안정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가 규정하고 있는 유료직업소개사업에 관한 허가규정은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기업에 알선하여 주는 소개업에도 적용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행정청의 허가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받지 아니하여 처벌대상 행위를 한 경우, 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허가를 요하지 않는 것으로 잘못 알려 주어 이를 믿었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아니하였다면,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착오를 일으킨 데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상 고 인

검사 변호인변호사(사선) 천효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1991.11.1.부터 일정한 요건을 구비한 국내산업체에 대하여는 주무부장관의 추천을 받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하여 기술연수자 명목으로 입국사증이 발급되게 되었음을 기화로 외국인 근로자를 기술연수자로 모집한 다음 위와 같은 기술연수자로 입국시킨 후, 국내업체에 취업시키기로 마음먹고, 각 노동부장관의 유료직업소개사업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업체에 취업 알선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즉 외국인 근로자를 법무부훈령 제255호에 의거하여 산업기술연수자로 국내기업에 알선하여 주고, 그에 소요되는 비용과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 행위를 구 직업안정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1994.1.7. 법률 제4733호 직업안정법으로 전문 개정,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소정의 유료직업소개행위라고 하기 위하여는 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외국인도 포함되어야 하는데, 위 법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 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에 노력하여야 하며, ...”라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2조 제1항 에 따라 국가의 국민에 대한 고용촉진 및 직업안전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정되었다고 할 것이고, 유료직업소개사업을 하려는 자에게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은 유료직업소개사업을 정부의 감독 및 통제하에 둠으로써 구직 근로자를 보호하여 국민의 직업안정 및 고용촉진에 기여하려는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정부의 직업안정 및 고용촉진의무에서 비롯되는 이익을 향유할 권리는 그 성질상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나라의 국민된 자격으로서 누리게 되는 국민의 권리라고 할 것이며, 더욱이 위 법의 개정경위에서 보듯이 위 법 제정 및 개정 당시에는 이 사건과 같은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취업이 별로 사회문제가 되지 아니하여 위 법 어디에도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취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기업에 알선하여 주는 행위는 위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2. 그러나 위 법의 제정목적과 개정경위가 제1심판결이 설시한 바와 같다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외국인 근로자는 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말할 수 없다.

이 법은 근로자의 직업안정 및 고용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법률임이 명백하고, 근로자의 지위는 근로기준법 제5조 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국적을 불문하고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게 되어 있으며, 법 제10조 의 유료직업소개사업에 대해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 입법취지 역시 무분별한 직업알선으로 인해서 근로자가 입게 될 피해등을 막기 위하여 정부가 알선기관을 감독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 주된 목적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조항이라고 보아야 하며, 법 제1조의2 균등처우 조항에서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혼인여부등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지 아니한다라고만 했을 뿐 국적을 표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열거사유들은 예시적인 것일 뿐이고, 거기에 국적이란 사유가 열거되지 않았다 해서 외국인을 배제한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이유는 없고, 위 법이 제정될 당시에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취업문제가 법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쟁점사항이 된 일이 없다 해서 반드시 그것은 제외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며, 또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법해석이라고 할 근거도 없다.

따라서 법 제10조 가 규정하고 있는 유료직업소개사업에 관한 허가규정은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기업에 알선하여 주는 소개업에도 적용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이와 다른 견해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시한 원심의 조치는 직업안정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그로 인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것이다.

3. 그런데 피고인들은 관할관청에 법무부훈령 제255호의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사증 발급등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에 의거 산업기술연수자의 신분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에 대하여 그들을 받아들이는 국내기업체의 의뢰에 따라 위 훈령에 규정된 입국절차를 대행하여 주는 허가절차에 관하여 문의하였으나, 아직 허가 관련 법규가 제정되지 아니하여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변소를 하고 있는바, 행정청의 허가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받지 아니하여 처벌대상의 행위를 한 경우라도 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허가를 요하지 않는 것으로 잘못 알려 주어 이를 믿었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아니한 것이라면 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착오를 일으킨데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다 고 할 것이므로( 당원 1983.3.22. 선고 81도2763 판결 , 1993.9.14. 선고 92도1560 판결 등 참조), 만일 피고인들이 관할관청에 위 훈령에 규정된 입국절차를 대행하여 주는 허가절차에 관하여 문의하였으나, 담당공무원이 아직 허가 관련 법규가 제정되지 아니하여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잘못 알려 주어 그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착오를 일으킨 데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므로, 죄책을 물을 수 없을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이점에 관하여 좀 더 밝혀 볼 필요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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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1994.5.24.선고 93노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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