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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법 2009. 4. 10.자 2009브16 결정
[친권자변경등] 재항고[각공2009하,1409]
판시사항

양육친의 주장과 같이 설령 대리모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비양육친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은 천부적인 권리여서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사례

결정요지

양육친의 주장과 같이 설령 비양육친이 ‘아이를 낳아 주고 이혼해 주면 돈을 주겠다’는 대리모약정에 따라 자(자)를 임신하고 출산하였다 하더라도, 비양육친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은 천부적인 권리인바, 이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당사자간의 합의는 민법 제103조 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효력이 없다고 하여, 면접교섭권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청구인, 피항고인

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소라미)

상대방, 항고인

상대방

사건본인

사건본인 1외 1인

참 가 인

참가인

주문

1. 상대방의 항고를 기각한다.

2. 항고비용은 상대방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고취지

1. 청구취지

사건본인들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를 청구인으로 변경하고,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사건본인들을 인도하며, 사건본인들에 대한 양육비로 사건본인들의 인도시부터 사건본인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매월 각 50만 원씩을 지급하라.

2. 항고취지

원심판 중 면접교섭결정 부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법원은 청구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직권으로 ‘청구인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같은 날 오후 6시까지 상대방의 주소지에서 사건본인들을 면접교섭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면접교섭결정을 하였는바, 청구인은 항고하지 않고 상대방이 제1심법원의 면접교섭결정에 대해서만 항고하였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제1심법원의 면접교섭결정 부분에 한정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만 판단하기로 한다.

2. 인정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상대방과 참가인은 1982. 11. 4. 혼인을 하였으나, 둘 사이에 자녀가 생기지 않자 2003. 7. 11. 협의이혼 신고를 하였고, 그 후 상대방은 2003. 8.경 베트남국제결혼 알선인 소외인의 주선으로 청구인을 만나 2003. 10. 13. 청구인과 사이에 혼인신고를 마쳤으며, 청구인은 2003. 10. 25. 한국에 입국하여 상대방과 동거하게 되었다.

나. 청구인과 상대방은 그 사이에 사건본인들을 출산하였고, 사건본인 2를 출산한 직후인 2005. 7. 20. 협의이혼 신고를 하였으며(사건본인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상대방으로 지정), 상대방은 2005. 8. 17. 다시 참가인과 혼인신고를 하였다.

다. 한편, 상대방은 사건본인 1을 출산하기 한 달 전에 참가인을 찾아가 아이를 키워달라고 부탁하였고, 참가인은 마지못해 이를 수락하였다. 이에 청구인이 사건본인 1을 출산하자 상대방은 위 사건본인을 참가인에게 데려다 주었다.

라. 그 후 청구인은 2004. 9. 3. 베트남의 부모를 방문하였고, 이 때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미화 7천 달러를 지급하였으며, 상대방도 2004. 9. 23. 출국하여 베트남에서 청구인과 함께 머무르다가 2004. 9. 27. 입국하였다.

마. 베트남에서 돌아온 후 청구인은 곧바로 사건본인 2를 임신하였는데, 출산이 다가오자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이혼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후 청구인이 사건본인 2를 출산하자 곧바로 참가인이 데려가 사건본인 1과 함께 키웠다.

바. 한편 청구인은 사건본인 2를 출산한 직후 상대방과 사이가 소원해지자 협의이혼에 동의하였고, 그 무렵 상대방으로부터 2만 달러를 지급받았으며, 2005. 7. 21. 베트남으로 출국하였다.

사. 그러나 청구인은 2005. 8. 23.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상대방을 만나게 되었고, 이에 상대방은 청구인에게 몇 차례 사건본인 1을 보여 주었으며, 이후 청구인은 다시 2005. 9. 27. 출국하여 베트남으로 갔다가 2005. 10. 다시 입국하였으나, 상대방이 2005. 11.경 전화번호를 바꾸는 바람에 청구인이 상대방과 연락이 되지 않아 계속 사건본인들을 만나지 못하였다.

아. 상대방과 참가인은 용산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어 월 1,0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고, 사건본인들은 현재 상대방과 참가인이 함께 양육하고 있는데, 참가인을 친엄마로 알고 있으며, 상대방과 참가인이 협력하여 함께 사건본인들을 세심하게 잘 돌보고 있다.

자. 상대방은 현재 공장에 다니면서 월 12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다.

3. 상대방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주장

상대방은 ① 사건본인들이 참가인을 생모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청구인의 면접교섭을 허용하면 사건본인들의 정서적 혼란을 초래하여 사건본인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② 청구인은 사실상 사건본인들의 면접에는 관심이 없고, 면접교섭을 빌미로 상대방으로부터 수시로 금품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면접교섭을 원하는 것이고, ③ 청구인의 남자친구 등 베트남 불법체류자들이 수시로 상대방을 협박하여 상대방 및 가족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고, ④ 상대방은 청구인과 혼인한 직후인 2003. 10.경 청구인에게 ‘아이를 낳아 주고 이혼해 주면 청구인에게 돈을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청구인이 위 제안을 받아들여 사건본인들을 임신하고 출산하였고, 상대방은 약속한대로 돈을 다 주었는바, 청구인은 사건본인들을 만나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판 단

먼저, ①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사건본인들이 현재 참가인을 친모로 알고 있고, 참가인과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으며, 상대방과 참가인이 함께 사건본인들을 세심하게 돌보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사건본인들도 성장하면 가족관계등록부[가족관계등록부에 청구인이 모(모)로 등재되어 있다] 및 주변인들로 인하여 친모가 청구인임을 인지하게 될 것이고, 언제까지 이를 비밀로 부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바, 점진적으로 청구인이 사건본인들과 면접교섭을 통하여 자연스러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향후에 사건본인들의 정체성 혼란 등 심리적 충격을 경감시키는 데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 사건본인들도 자신의 친모가 누구인지 알 권리가 있고, 정기적으로 친모와 면접교섭을 유지할 권리를 가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판에서 정한 바와 같이 월 1회 정도의 면접교섭은 사건본인들의 원만한 성장과 인격형성에 장기적으로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①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②, ③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가사조사관의 조사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의 친구인 베트남 남자가 2008. 10.경 상대방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는 취지로 전화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이 사건본인들을 면접교섭할 생각이 없으면서 금품을 요구하려는 생각으로 면접교섭요구를 한다거나, 청구인의 친구들인 불법체류자들이 상대방을 협박하여 상대방과 상대방의 가족들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심판은 청구인이 상대방의 주소지에서만 사건본인들을 면접교섭하도록 정하였기 때문에, 청구인이 사건본인들을 다른 장소에서 만난 후 사건본인들의 인도를 거부할 우려도 없다.)

마지막으로, ④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만으로는 상대방이 혼인 초기부터 청구인에게 ‘아이를 낳아 주고 이혼해 주면 청구인에게 돈을 주겠다’는 이른바 ‘대리모 약정’을 제안하였고, 청구인이 위 제안을 받아들여 사건본인들을 임신하고 출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설사 위와 같은 대리모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위 약정 안에 청구인의 면접교섭권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대리모와 관련된 법률규정이 정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현행 민법에 의거하여 검토해 보아야 하는데, 비양육친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은 천부적인 권리인바, 이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당사자간의 합의는 민법 제103조 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효력이 없다.

또한, 상대방의 주장과 같이, 청구인이 상대방의 제안에 따라 사건본인들을 출산하여 상대방에게 인도하고 그 댓가로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민법은 여자가 아이를 출산하면 바로 모자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청구인은 상대방과의 법률혼 상태에서 사건본인들을 출산하였으므로 법적으로 어머니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청구인은 자신의 난자를 제공하여 유전자를 사건본인들에게 대물림하고 출산의 고통을 감수한 유전학적, 생물학적 어머니이기도 하므로, 당연히 어머니로서 사건본인들을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또한, 앞서 본 인정 사실만으로는 달리 청구인의 면접교섭권을 전면적으로 배제하거나 위에서 인정한 면접교섭보다 더욱 제한하여야 할 뚜렷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고, 청구인과 상대방의 감정상태, 재산관계, 직업, 가족관계, 생활정도, 사건본인들의 연령, 현재의 양육상황 등 이 사건 심문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판과 같이 면접교섭을 정하는 것이 사건본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복지는 물론 청구인과 상대방 모두를 위하여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상대방의 항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안영길(재판장) 김혜란 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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