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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4.5.28. 선고 2012구단24033 판결
국가유공자및유족비해당결정처분취소
사건

2012구단24033 국가유공자 및 유족비해당결정처분취소

원고

A

피고

서울남부보훈지청장

변론종결

2014, 4. 16.

판결선고

2014. 5. 28.

주문

1. 피고가 2012. 7. 17. 원고에게 한 국가유공자(유족) 비해당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아버지이고, 망인은 2011. 4. 1.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제23보병사단 정비대대 C중대에서 근무하던 중, 2011. 11. 20. 영내에서 사망(자살)한 자이다.

나. 원고는 2012. 5. 11.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2. 7. 17. 망인의 사망이 군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1, 을 1 내지 3, 8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군복무 중 구타, 괴롭힘, 과중한 업무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기에 이른 것이므로, 그 죽음은 군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 망인은 2011. 11. 19. 18:00경부터 중사 D, 하사 E, F 등 부사관들과 함께 삼척시 소재 'G' 주점에서 소주 10병을 나누어 마시는 등 음주를 하였다.

○ 망인은 2011. 11. 20, 00:44경 삼척시 소재 'H' 호프주점에서, 위 E로부터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식의 농담을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뺨을 2회 맞고, 이어 위 주점 앞에서 뺨을 2회 맞고, 위 주점 건물 복도에서 뒤통수를 2회 맞았다.

○ 위 D는 같은 날 03:00경 망인을 비롯한 후임 부사관들을 독신자 숙소 옥상에 집합시켜 놓고 이들을 질책하였고, 위 E는 망인이 이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망인의 왼쪽 어깨를 오른발로 2회 때리고, 손바닥으로 망인의 뒤통수를 2회 때렸다.

○ 당직부사관은 같은 날 12:58경 C중대 휴게실에서 목을 매어 숨져 있는 망인을 발견하였다. 그곳에서 발견된 망인의 메모에는 "왜 병사는 부조리가 있어서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전파하는데 왜 간부장교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간부들은 그냥 버티다 짬되면 니들도 해라 이거입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갑 3-1 내지 갑 5, 을 4 내지 8,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 자료

○ 망인에 대한 복무적응도검사 결과표(2011. 10. 13.) ▲ 정신과적으로 문제는 없으나 현 군환경에 다소 어려움을 호소할 가능성이 있음. 지금의 군환경을 변화시키거나 다른 환경으로 이동하는 등의 심리적 도움이 필요함. 현재 사회성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주어진 직무수행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높음.

▲ 결과요약 : 정신건강, 사회성, 자아강도, 성관련 각 A, 조직적응; B.

○ 변사사건수사보고(2011. 11, 24. 제23보병사단 헌병대)

개인적 (자살) 원인 : 내성적이고 소심하여 개인적인 고충을 타인에게 말하지 못하는 성격.

부대적 (자살) 원인 : 무절제한 음주 등 문란한 사생활로 인한 폭행사고 유발, 초급간부에 대한 신상파악 미흡, 초급간부에 대한 과도한 임무 부여(휴일 운전 교육, 정훈교육 평가 준비), 선임부사관들의 업무지시간 언어폭력 등 인권침해.

○ 증인 F의 증언▲ 6~7개월 근무하면서 3~4회 정도 집합을 했다. 이 때, 선임들로부터 폭언과 욕설이 있었다.

▲ E는 (집합 당시) '너희 둘(망인과 증인)은 이제 끝이다. 옛날 군생활로 바꾸겠다'라는 말을 하였다. (망인이 사망 당일) 새벽에 교육(집합)이 끝나자 울면서 관사 쪽 정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 (망인에게) 갑자기 선탑(조수석에 탑승하여 운전병을 관리·감독하는 임무)을 하라거나 주말에 일을 하라는 등의 부당한 업무지시가 있었다.

[인정근거] 갑 3-8, 3-9, 증인 F의 증언

라. 판단

(1) 군인이 군 복무 중 자살로 사망한 경우에도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5호 (가)목에서 정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에 해당하는지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한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36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자살 등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 자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그것만으로 언제나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 등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거기에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고의 또는 과실이 경합되었다는 등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73조의 2가 정한 사유가 존재할 경우에는 지원대상자 및 그 유족 등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해행위 당시의 객관적 상황이나 행위자의 주관적 인식 등을 모두 고려해 보아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할 정도는 아니어서 자해행위에 대한 회피가능성을 부정할 정도는 아니라면, 자해행위를 감행한 데에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까지 할 것은 아니므로 그 유족은 지원대상자 유족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두2402 판결 참조).

(2)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망인에게 자살을 유발할 만한 정신적·육체적 이상 (異常)이나 개인적인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바, 망인은 그 내성적인 성격에 더하여 상관의 과도한 업무지시나 선임부사관들의 폭언에 힘들어 하던 중, 위 E로부터 폭언 및 폭행을 당함으로써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위 E는 선임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망인에게 폭언 및 폭행을 가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 단초가 사적인 음주모임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폭언 및 폭행이 군 직무수행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사망과 군 직무수행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하다.

다만,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망인이 자살을 결정함에 있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었다고 할 수는 없어 망인의 자살행위에 이를 회피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었다고 할 것은 아니므로, 원고는 국가유공자 유족이 아닌 지원대상자 유족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3)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원고의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에 대하여 등록신청 전체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지원대상자 유족으로 등록하는 처분을 하였어야 할 것인데, 이와 달리 이 사건 처분을 하기에 이르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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