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김종현
변 호 인
법무법인 다산 외 5인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주장)
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이 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부터 이 사건 시국선언(구체적 내용은 아래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을 주도한 ○○도교육청 소속 교원들에 대한 범죄결과통보를 받고서도 상당한 이유 없이 1월 이내에 전교조 소속인 위 교원들에 대하여 ○○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유기한 사실과 피고인의 직무유기의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교육공무원인 교원이 이 사건 시국선언을 한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금지의무, 정치운동금지의무 등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② 이 사건 시국선언을 주도한 교원들이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가공무원법위반죄로 기소되었고,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이 사건 교원들의 시국선언 서명운동 및 발표행위가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징계령, 공무원징계양정기준에 의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3항 에 의하여 위 교원들에 대한 공소장과 범죄결과통보서를 송부하여 범죄결과통보를 하였는바, 위 통보를 받은 ○○도교육감인 피고인에게는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 따라 징계의결요구권자로서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재량이 극히 제한되어 피고인에게 1월 이내에 징계의결요구를 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발생하였다.
③ 그럼에도 피고인은 지방검찰청 검사장들로부터 범죄결과통보를 받고서도 ‘검찰의 기소가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다거나 징계위원회의 구성 및 소집의 곤란, 자료 미비 등으로 인해 1월 이내에 징계의결 요구가 불가능하는 등의 상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1월 이내에 위 교원들에 대하여 ○○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하였다.
④ 피고인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시까지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가치관과 개인적인 소신을 이유로 위 교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도교육감으로서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3항 의 통보를 받은 경우라도 징계사유의 존부 여부에 관하여 여전히 판단재량을 가지는데 이 사건 시국선언이 명백히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더러 피고인이 사법부의 최종 판단시까지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행위는 이를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소정의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며, 징계처분을 최종적으로 발하는 징계권자로서의 책임감과 주민직선으로 선출된 교육감으로서의 철학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내지 방임의 인식하에서 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 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의 신분 및 직무
피고인은 2009. 4. 8. 제14대 ○○도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되어 같은 해 5. 6.부터 ○○도교육감으로 근무 중이다.
피고인은 ○○도교육청 소속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여 ○○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고 국가행정사무 중 ○○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라 한다) 장관으로부터 위임받아 집행한다.
특히 피고인은 ○○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의 임용권자로서 ○○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징계의결요구,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따른 처분 등 징계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고 한다)의 시국선언
2009. 5. 23.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것을 계기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각종 논평과 당대표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당시 정국을 민주주의의 위기로 규정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원인과 결부하여 정부와 여당에 대해 대통령 사과와 국정쇄신, 미디어 관련법 등 소위 ‘MB악법’ 철회, 대북 강경정책 폐기 등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현 정권에 비판적인 모든 세력의 결집을 주장하면서 전교조·민노총 등 노동단체,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사회당 등 정당, 참여연대·녹색연합 등 각종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 하에 2008. 10. 25. 출범한 민생민주국민회의 준비위원회는 2009. 5. 28.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제27차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을 범국민적 추모와 대통령 사과, 민주회복, MB악법 철회, 1% 부자정책 중단 등 국민적 지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장으로 만들고, 전면적 국정쇄신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시민사회의 광범한 합의를 우선하고, 이를 6.10 대회를 통해 대중적으로 선포·공유하며, 국정쇄신의 전제인 반민주·반민생 MB악법 철회를 국회일정에 맞물려 전개한다.’는 대응책을 논의하였다.
이에 따라 2009. 6. 5. 「6월 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이하 ‘범국민대회’라고 한다)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같은 날 민노총은 제13차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현 정국에 대한 입장과 노동계의 대정부 요구를 분명히 담은 시국선언문을 6. 9. 발표하고, 각계각층·지역별로 광범위한 시국선언 확산 등 전국적 반정부 여론사업 조직화 사업 등 현 정부에 반대하는 대중여론 및 전국적인 대중투쟁의 토대를 확대하고, 6. 10. 지역별 범국민대회 및 지역촛불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6월 주요 투쟁 결의의 건」을 확정하여 2009. 6. 6. 전교조를 비롯한 산하조직에 통보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전교조는 2009. 6. 9. 위원장 공소외 1 등 본부 임원들과 전국 15개 지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60차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전교조 본부에서 시국선언문 초안을 배포한 다음 전국적인 지부·지회·분회 조직을 이용하여 체계적으로 시국선언 참여 교원 명단을 확인·취합하여 언론 등을 통하여 참여교원들 연명으로 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시국선언 참여 교원 명단을 전교조 소식지에 게재’하는 내용의 「6월 정국 관련 시국선언 조직의 건」사업계획을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전교조 본부는 2009. 6. 10.부터 시국선언문 초안 및 서명용지를 각 지부·지회·분회에 배포하고 전국 16개 지부들은 2009. 6. 17.까지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교사명단을 취합하여 본부에 보고하였다.
그 결과 2009. 6. 18. 전교조 본부 대변인 공소외 2가 ‘6월 민주항쟁의 소중한 가치가 더 이상 짓밟혀서는 안됩니다.’라는 제목의 전교조 소속 교사 16,171명 명의로 된 시국선언문을 언론사에 배포하고, 같은 날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전교조 위원장 공소외 1 등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였으며, 같은 날 전교조 인터넷 홈페이지에 위 시국선언문을 게시하였다.
위 시국선언문은 촛불시위 수사, PD수첩 수사, 용산 화재 사건, 비정규직 문제, 남북관계 경색 등을 언급하면서 현 정권의 공권력 남용으로 기본적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민주주의 위기가 초래되었고, 이를 현 정부의 독단과 독선적 정국운영에서 비롯된 것이며, 대통령 사과, 국정쇄신, 언론·집회·인권 및 양심의 자유 철저 보장, 사회적 약자 배려, 미디어법 강행 중단, 대운하 재추진 의혹 해소,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 등을 요구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고, 근로조건의 향상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정치적으로 이해대립이 첨예한 쟁점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발표한 일련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이 규정하는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금지 의무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 및 복종의무 등을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이하 검찰이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위와 같은 시국선언을 준비, 발표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이 사건 시국선언’이라고 한다).
교과부의 조치
위와 같이 전교조가 시국선언을 준비하자 교과부는 2009. 6. 15. ○○도교육감을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에게 ‘각 시·도 교육청은 교원들의 시국선언 서명운동 참여 등과 같은 행위로 학생 및 학부모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여 달라’는 내용의 「교원 복무 관리 및 지도 강화」공문을 발송하고, 2009. 6. 17. ‘시국선언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금지와 복종의무 등 복무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각 시·도 교육청은 교원들이 서명운동 및 시국선언 참여를 자제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해 달라.’는 내용의 「교원의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 관련 복무 관리 철저」공문을 발송하고, 같은 날 전교조 위원장에게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은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금지와 복종의무 등 복무관련의무의 위반이고 교원노조법상 정치활동의 금지위반이므로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 자제 협조 요청」공문을 발송하였다.
위와 같은 교과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교조가 시국선언을 강행하자 교과부는 2009. 6. 26.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개최하여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위원장을 포함 전교조 본부 및 지부 전임자들을 고발함과 동시에 중징계할 것을 시·도 교육청에 요청하였고, 2009. 6. 29. 전교조가 기자회견을 통하여 제2차 시국선언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자 2009. 7. 1.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에게 ‘교원들이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 참여 등 불법행위에 참여하지 않도록 소속 교원의 복무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내용의 「시국선언 추진동향 관련 교원 복무 관리 협조 요망」공문을 발송하였다.
2009. 6. 26. 교과부가 전교조 본부 전임자 25명과 지부장 16명을 국가공무원법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것을 비롯하여 전국 15개 시·도 교육청이 각 전교조 지부장과 지부 전임자 총 57명을 관할 검찰청에 고발한 반면 ○○도교육청만 소속 교원들에 대한 고발조치를 취하지 않자, 교과부는 2009. 7. 8. 전교조 ○○지부장 공소외 3 등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지부 소속 교원 6명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하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위 고발 사건을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이송하였다.
그 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은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3항 에 따라 2009. 10. 1. 공소외 3 등 6명에 대한 공무원범죄처분결과통보서(이하 ‘범죄결과통보서’라고 한다) 및 공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은 2009. 10. 27. ○○도교육청 소속 교원들인 공소외 1, 전교조 본부 부위원장 공소외 9, 기획관리실장 공소외 10, 정책기획국장 공소외 11, 선전홍보실장 공소외 12, 보건위원장 공소외 13 6명에 대한 범죄결과통보서 및 공소장을, 2009. 10. 28. 대변인 공소외 2, 편집부장 공소외 14 2명에 대한 범죄결과통보서 및 공소장을, 각 ○○도교육청에 송부하였다(이하 범죄결과통보서 및 공소장의 송부를 통한 통보를 ‘범죄결과통보’라고 한다).
위와 같이 시국선언을 주도한 ○○도교육청 소속 교원들(이하 ‘이 사건 교원들’이라고 한다)이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가공무원법위반죄로 기소되었고, 수원지방검찰청 및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이 사건 교원들의 시국선언 서명운동 및 발표행위가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징계령, 공무원징계양정기준에 의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범죄결과통보서를 ○○도교육청에 송부하였으므로, 위 14명에 대한 징계권자인 피고인에게는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 따라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범죄결과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관할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위배하여 2009. 11. 1. 12:00경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495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 시국선언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존중되어야 한다, 시국선언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은 법적으로 무리가 있고 옳은 일이 아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징계가 강행될 경우 우리 사회 및 일선 교육 현장의 갈등과 반목, 혼란이 증폭되고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취지의 「시국선언 교사 징계에 관한 ○○도교육감 담화문」을 발표하고, 같은 날 ○○도교육청은 「피고인 교육감, 시국선언 교사 징계 안 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함으로써 이 사건 교원들 14명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교과부 장관이 2009. 11. 3. 피고인에게 ‘전교조 시국선언 관련 교사에 대한 검찰수사결과를 검찰로부터 2009. 10. 1.과 2009. 10. 27. 통보받았으면,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 따라 1월 이내에 징계의결요구를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법 제170조 에 의거, 전교조 시국선언 관련 ○○도교육청 소속 징계대상자에 대하여 징계의결요구할 것을 명하니 2009. 12. 2.까지 차질 없이 이행하여 주기 바란다.’라는 취지의 직무이행명령을 발령하자, 피고인은 2009. 11. 18. 대법원에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위 직무이행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직무이행명령취소청구 소송과 직무이행명령집행정지결정 신청을 제기함으로써 이 사건 교원들 14명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차 확인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2009. 10. 1.부터 10. 28.까지 수원지방검찰청 및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부터 범죄결과통보를 받고서도 상당한 이유 없이 1월 이내에 전교조 소속인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하여 ○○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유기하였다.
나. 판 단
1) 관련 법리
형법 제122조 의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법령·내규 등에 의한 추상적 충근의무를 태만히 하는 일체의 경우에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의 무단이탈이나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구체적 위험성이 있고 불법과 책임비난의 정도가 높은 법익침해의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므로 어떠한 형태로든 직무집행의 의사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그 직무집행의 내용이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만으로 직무유기죄의 성립을 인정할 것은 아니고,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1390 판결 참조), 또한 형법 제122조 후단의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유기한 때라 함은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 포기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공무원이 태만, 분망, 착각 등으로 인하여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나 형식적으로 또는 소홀히 직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성실한 직무수행을 하지 못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도3718 판결 참조).
2) 항소이유의 판단 순서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직무유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을 요하는바, 피고인의 행위가 ○○도교육감으로서 직무에 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것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피고인에게 징계의결요구를 반드시 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발생하여야 하는바, 이와 관련해서 ①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여 피고인에게 징계의결요구를 해야 할 작위의무가 발생하거나(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1390 판결 참조), ②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지 아니하다고 할지라도 피고인이 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부터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한 공소장과 범죄결과통보서를 통하여 범죄결과통보를 받음으로써 이 사건 시국선언을 한 행위에 대하여 반드시 징계의결요구를 해야 할 의무가 생긴 경우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피고인에게 징계의결요구를 해야 할 작위의무가 발생하였는데도 피고인이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아니한 행위가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야 하므로 검사의 항소 이유를 위와 같은 관점에서 순차적으로 판단한다.
3)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에 대한 어떤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및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지에 관한 기준
국가공무원에 대한 징계사유는 ① 국가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②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③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인바, 이 사건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한 징계사유로는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에서 규정한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금지의무’를 위반한 것과 위 위반을 전제로 한 복종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 직무전념의무위반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을 위반한 행위라는 점이 해석상 다툼의 여지 없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만약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인지가 법리상 명백하지 않고 해석상 다툼이 여지가 있어 그 적용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사후에 법원에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이라는 법리가 확정된다고 할지라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 위반행위가 된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한지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시국선언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으로는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도4513 판결 (전교조가 총선을 한 달 정도 앞두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취지로 기획, 시행한 시국선언에 대하여 집단행위금지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이 있으나 이 사건 시국선언은 그 내용이나 성격이 종전의 시국선언과는 달라서 집단행위금지 등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행위인지 아니면 헌법상 국민에게 보장된 기본권 즉 표현의 자유의 행사 범위 내의 행위인지 여부에 관하여 상당한 이견이 존재하고, 당시 이 사건과 같은 사안에서 선례로 볼 만한 사법부의 판단이 명확히 없는 상황이어서 어떠한 견해를 취하느냐에 따라 이 사건 시국선언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와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점, ② 피고인이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이후 이 사건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지부장, 지부 전임자 등에 대한 국가공무원법위반 사건에서 무죄판결이 2건 선고되었으나, 위 무죄판결 2건이 항소심에서 파기되었고, 이 사건 시국선언과 관련된 국가공무원법위반 사건에서 대부분 유죄판결들이 선고되었다고 할지라도 위 무죄판결 2건뿐 아니라 위 유죄판결들 역시 관련 대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 결정, 국가공무원법, 교원노조법, 공직선거법상 관계된 규정들의 내용·입법취지, 세계 각국의 입법례, 헌법상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의 범위, 민주주의의 가치 등에 관하여 진지한 고민과 법리논증을 거쳐 쉽지 않는 결론을 내렸음을 알 수 있는바, 결과적으로 무죄판결의 수가 유죄판결보다 적고 항소심 판결에 의해 파기되었다고 하더라도 1심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었던 점, ③ 교과부는 2009. 6. 15.자 ‘교원 복무 관리 및 지도 강화’ 공문 등에서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집단행위금지의무위반 등 징계사유가 된다는 공식입장을 취하였으나 교과부 내 교원단체협력팀에서도 2009. 6. 12. 시국선언 준비를 위한 서명운동은 집단행위금지의무 또는 성실의무, 복종의무위반 등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바 있고{전교조 ‘시국선언 준비 1만명 서명운동’에 대한 법적 검토(교원단체협력팀), 증 제2호증의 1}, 또한, 원심 증인 공소외 15, 공소외 3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교과부 교원단체협력팀에서 조사한 결과 집단연가투쟁에 대하여 주의나 경고를 한 사례는 있으나 종래 한미FTA와 관련한 교사들의 서명운동 등 단순한 시국선언과 서명운동에 대해 교원들을 대규모로 징계한 사례는 발견되지 아니하였고, 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근래 시국선언, 서명운동을 한 일로 징계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도교육청은 2009. 7.경부터 같은 해 8.경까지 사이에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 9명에게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률자문을 의뢰하였는데, 9명 중 7명이 이 사건 시국선언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의 행사에 해당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교과부 및 검찰이 이 사건 시국선언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고, 대부분의 법원이 동일하게 보아 유죄로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시국선언에 관여한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유보하기로 결정할 당시 이 사건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 위반행위가 되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시국선언이 피고인에게 징계의결요구 의무를 발생시킬 정도로 징계사유가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당시 피고인이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하여 명백한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워서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4) 피고인에게 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부터 징계사유통보를 받을 경우 징계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재량이 없는지에 관하여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은 다른 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같은 령 제6조 제3항 에 근거한 통보를 받은 경우 징계의결요구권자는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1월 이내에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① 위 규정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1월을 경과하여 징계의결요구를 할 수도 있고, 또는 징계의결요구 자체를 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석되는 점, ② ㉮ 위 통보제도의 취지가 원래 징계의결요구권을 가지는 교육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징계의결요구 여부를 판단하게 하되, 다른 행정기관의 장이 징계의결요구권을 가지지 아니한 교육공무원에 대하여 징계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징계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관계자료를 교육기관의 장에게 통보하도록 함으로써 증거의 불충분으로 인한 행정력의 낭비를 방지하여 징계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다른 행정기관 장의 징계사유통보를 교육기관의 장의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재량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거나 제한 해석하는 근거로 보기는 어려운 점, ㉯ 만약 그렇지 아니하다면, 다른 행정기관의 장이 징계사유의 존재에 관하여 이미 판단하였으므로 교육공무원이 속한 교육기관의 장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더 이상 판단하지 말고 곧바로 징계의결요구를 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징계는 소속 기관의 장이 공무원관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기강을 숙정하여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게 하기 위하여 과하는 제재인바, 위와 같은 징계제도의 목적·취지, 징계가 징계대상자의 신분에 미치는 불이익과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볼 때 다른 행정기관의 장이 징계사유를 통보할 경우에도 교육기관의 장에게 징계의결 요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재량을 여전히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③ 징계사유를 통보 받은 경우 1월 이내에 징계의결 요구를 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신속한 징계의결요구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기관의 장이 다른 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징계사유의 통보를 받은 경우라도 객관적인 사실 관계에 대한 자료의 미흡 또는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에 대한 법리의 불명확성 등 징계의결요구를 하는데 있어 객관적인 장해 사유가 있는 때에는 통보받은 때로부터 1월이 경과한 경우라도 이러한 장해 사유가 해소된 상태에서 징계의결요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석한다면, 교육기관의 장이 다른 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징계사유통보를 받은 경우에는 해당 징계위원회에 의하여 징계 혐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많은 때에도 교육기관의 장에게 징계의결요구를 강요하는 것인데 이는 극히 불합리한 점을 종합하면, 다른 행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징계사유 통보를 받은 경우에도 교육기관의 장은 여전히 통보받은 사유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재량이 있고, 나아가 상당한 이유가 있는 한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아니할 재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피고인이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행위에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서 규정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가)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서 규정한 “상당한 이유”는 징계제도의 목적 및 취지, 징계가 징계대상자의 신분에 미치는 불이익과 영향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징계의결요구권자인 교육기관의 장이 1개월 내에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징계의결 요구 자체를 하지 아니한 것이 징계의결요구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할 정도의 객관적 근거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검찰의 기소가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다거나 징계위원회의 구성 및 소집의 곤란, 자료 미비 등으로 인해 1월 이내에 징계의결 요구가 불가능한 경우”와 같은 제한적인 사유만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시국선언의 법적 성격과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에 관하여 다양한 견해차가 있는 상황에서 징계의결요구권자인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집단행위금지 등 국가공무원법상의 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제21조 제1항 , 헌법상의 원리,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 ② ○○도교육청은 2009. 7.경부터 2009. 8.경까지 사이에 9명의 법률전문가를 상대로 법률자문을 의뢰하였고, 그 중 7명이 이 사건 시국선언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의 행사에 해당하여 전교조 위원장 등 핵심 주동자라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으며, 당시 여론이나 언론에서도 이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였고, 피고인의 징계의결요구 유보결정 이후 시국선언에 참가한 교원들 중 일부에 대하여 1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시국선언에 대하여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이유(헌법상 표현의 자유 등)가 독단적인 견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한편, 징계대상자는 징계의결요구 중인 것만으로 일정 기간 동안 승진임용이 제한되는 등의 신분상 불이익이 따르고(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6조 제1항 ) 특히 파면, 해임의 중징계 처분이 의결될 경우 입게 될 신분상 불이익(당연퇴직사유)은 매우 중하고 당사자의 생존권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국가공무원법 제69조 , 제33조 제7호 , 제8호 ) 중징계 처분을 신속함만을 강조하여 강행 처리할 경우 헌법상 보장된 공무원의 신분보장제도를 형해화시킬 우려가 있어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한 징계절차개시는 보다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④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무엇보다도 이 사건 시국선언이 징계사유에 명백히 해당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나아가 징계양정에 있어서도 피고인이 교과부 방침에 따라 이 사건 교원들에게 파면, 해임, 정직의 중징계 의결을 요청할 경우, 이 사건 교원들의 신분상 불이익이 매우 크므로 징계의결요구권자인 피고인으로서는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의 필요성, 만약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면 징계의 정도, 향후 징계의결이 될 경우 당사자들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고려하여 신속하게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것보다 신중한 결정을 선택할 필요성이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지방검찰청 검사장들로부터 범죄결과통보를 받는 피고인이 1개월 내에 징계요구를 하지 아니하고 사법부의 최종 판단시까지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데에는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서 규정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과 관련 증거들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다) 설령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서 말하는 “상당한 이유”를 검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 경우에도 피고인이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하는 결정을 할 당시에는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의 “상당한 이유”를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지에 관한 선례나 통일된 학설조차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 제4항 에서 말하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것이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징계의결요구 여부에 관한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위법한 처분을 한 것에 불과할 뿐이지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라는 직무수행을 의식적으로 방임하였다거나 포기한 것으로는 볼 수 없어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검사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일 수 없다.
6) 피고인이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 즉 ① ○○도교육청은 2009. 6. 17.부터 2009. 9. 8.까지 교과부장관이 시국선언을 전후로 시·도교육감에게 하달한 교원 복무 관리 강화(시국선언의 참여를 자제하라는 내용이 있음) 등 관련 공문들을 다시 산하 시·군교육청 및 학교에 하달하는 등으로 교과부의 방침을 준수한 사실, ② 한편, 피고인은 2009. 7. 1.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징계하는 문제는 다툼의 소지가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상충되는 점에서 다툼의 소지가 있다, 이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교육청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제시하겠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고, 같은 해 8. 18.경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법률적 검토를 전문가와 함께 논의 중이며 사실확인과 함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법률 검토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징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한 사실, ③ ○○도교육청은 2009. 7.경부터 같은 해 8.경까지 사이에 법률전문가 9명에게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 등에 관하여 법률자문을 의뢰하였고, 9명 중 7명이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교육청은 감사담당관실 주관 하에 2009. 8. 6.경부터 같은 해 9. 4.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하여 4차례에 걸친 조사과정을 진행한 사실, ④ 피고인은 2009. 11. 1. 법률자문결과 등을 토대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징계가 강행될 경우 우리 사회 및 일선 교육 현장의 갈등과 반목을 고려하여 사법부의 확정적인 판단이 있을 때까지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담화문을 발표하였고, 같은 날 ○○도교육청은 “피고인 교육감, 시국선언 교사 징계 안 한다”라는 제목 아래 “사법부 최종 판단 기다려야”,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해당 판단, 교사들도 신중했어야 충고”라는 문구가 기재된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 ⑤ 검사는 징계시효가 2년이고 2년 내에 이 사건 시국선언에 관한 형사사건에서 확정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므로, 피고인이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행위는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하여만 편파적으로 징계처분을 면하게 할 목적으로 징계의결요구를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국사건이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었고, 신속하게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것보다 신중한 결정을 할 필요성도 높았던 사정을 고려하여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인은 원심의 결심공판에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 이전에 징계시효가 도래할 우려가 있다면 확정판결 이전이라도 징계의결요구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진술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교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확정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징계의결요구를 거부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사법부의 최종 판단시까지 징계의결요구를 유보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의 이 부분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