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다251492 사해행위취소
원고피상고인
A
피고상고인
B
원심판결
창원지방법원 2015. 11. 11. 선고 2015나32411 판결
판결선고
2016. 4. 28.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요건으로서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는데, 유일한 부동산 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는 채무자가 그 부동산을 처분한 사실을 채권자가 알았다면 그때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사실, 즉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대 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326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와 C는 모두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D시장의 상인들인데, 원고는 C에게 2011. 3.부터 2012. 9.까지 합계 1,500만 원을 대여하였다가 변제기인 2012. 12. 31.이 지나서도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였다. 한편 C는 원고 외에 F, G, H, I 등 D시장의 다른 상인들로부터도 돈을 빌려 적게는 500만 원, 많게는 3,8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나. 그러던 중에 C는 2013. 1. 19. 새벽 갑자기 소재를 감추었고, 이러한 사실은 다음 날인 2013. 1. 20. 시장 상인들에게 바로 알려졌다. C는 위와 같이 소재를 감추기 전인 2012. 12. 14. 같은 시장 상인인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고 2013. 1. 14. 소유권등기를 이전해 주었는데, 그 부동산은 C의 유일한 재산이었다.
다. 이에 C의 채권자 중 E은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3. 3. 11. 피고를 상대로 부동산 매매계약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에서 E은 원고 등 C의 채권자들로부터 C의 소극재산 내역 등에 관한 사실확인서를 교부받아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2013. 10. 18.경 F를 통해 원고로부터 받은 사실확인서에는 "C가 다른 상인들로부터도 돈을 빌려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으나, C가 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믿고 돈을 빌려준 것이다. D시장은 크지 않아 상인들 간에 개인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C가 피고에게 집을 팔고 2013. 1. 19. 새벽에 도주했다는 사실은 다음 날 알게 되었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라. 위 사건의 제1심 법원은 2014. 6. 13. 'C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처분한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면서 E의 피보전체권액 5,800만 원의 범위에서 부동산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가액배상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2015. 2. 10. 피고의 항소가 기각되어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C가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고 소재를 감춘 다음 날인 2013. 1. 20.경부터 원고를 비롯한 D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C의 채무나 재산 등에 관한 정보가 공유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다 E이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고 상인들로부터 사실확인서를 받기까지의 기간과 경과, 원고가 작성한 사실확인서 중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언급한 내용, 원고와 피고, C, F의 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2013. 10. 18.경에는C가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처분하여 그 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추단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사실과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그때에 원고는 채무자인 C가 채권자인 원고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가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2013. 10. 18. 무렵부터 1년이 경과한 후인 2015. 3. 23.에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고 할 것인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제척기간 도과의 항변을 배척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해행위취소의 소에 있어 제척기간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김소영
주심대법관이인복
대법관김용덕
대법관이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