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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2두8909 판결
[수용재결취소및손실보상금청구][미간행]
판시사항

화분에 난을 재배하던 토지가 수용되자 인근에 대체토지를 마련한 후 이전하여 화분에 난을 계속 재배하여 영농중단이 없었던 경우, 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 제29조 가 정한 영농보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전영석 (소송대리인 변호사 천상현 외 2인)

피고,상고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형욱)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기업자인 피고 한국도로공사(이하 '피고 공사'라고 한다)가 위 도로건설공사 사업지구에 편입된 인천 계양구 용종동 2­5, 6 토지 위에서 비닐하우스 등을 설치하고 난, 국화 등 화훼류를 재배하는 원고와 사이에 그 지장물과 화훼류의 보상에 관하여 협의를 하였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피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이하 '피고 위원회'라고 한다)에 재결을 신청하였고, 이에 피고 위원회는 원고 소유의 비닐하우스 등 지장물과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난(이하 '이 사건 난'이라고 한다)의 손실보상금을 합계 58,544,550원으로 결정하는 수용재결을 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난에 관하여 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1995. 1. 7. 건설교통부령 제3호로 개정된 것, '공특법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29조 소정의 영농보상을 하여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수용재결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하자, 피고 위원회는 원고가 재배하는 이 사건 난은 이동이 가능한 화분 등 용기에 식재되어 있고 또 판매시설을 갖추고 판매영업을 겸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농보상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영업이전에 따른 휴업보상금을 추가로 인정하고 그 밖에 지장물과 이 사건 난의 이전비용을 일부 증액하는 외에는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는 이의재결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수용재결 당시 시행되던 영농보상에 관한 공특법시행규칙 제29조 제1항 은 농경지자체의 지력을 이용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그 지급요건으로 된다고 할 수 없고, 영농폐지와 영농이전의 경우를 구별하지 않고서 단지 "공공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된 농경지에 대하여는 실제로 재배하는 작물을 기준으로 일정한 산식에 의하여 산정된 금액을 영농손실액으로 지급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공사업시행지구에 농경지가 편입되고 그 농경지에서 실제로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농보상의 지급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고, 농경지에 재배하던 작물을 대체 농경지로 이식하면서 이전비용 등의 손실을 보상받고 계속 영농을 함으로써 영농중단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영농보상의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가 재배하고 있던 이 사건 난과 그 재배시설을 대체 농경지로 이전하면서 이전보상금을 지급받았고 또 대체 농경지에서 영농을 계속함으로써 영농의 중단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공특법시행규칙 제29조 제1항 제2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식에 의하여 산정된 영농보상액이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구 토지수용법(2002. 2. 4. 법률 제6656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45조 소정의 손실보상은 공익사업의 시행 등 적법한 공권력의 행사에 의한 재산상의 특별한 희생에 대하여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전체적인 공평부담의 견지에서 행하여지는 조절적인 재산적 보상이라는 점과 공특법시행규칙 제29조 소정의 영농보상은 공공사업시행지구 안에서 수용의 대상인 농경지를 이용하여 경작을 하는 자가 그 농경지의 수용으로 인하여 장래에 영농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어 특별한 희생이 생기는 경우 이를 보상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7812 판결 , 2001. 12. 28. 선고 2001다68396 판결 등 참조)에 비추어, 위와 같은 재산상의 특별한 희생이 생겼다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손실보상 또한 있을 수 없고, 이는 공특법시행규칙 제29조 소정의 영농보상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손실보상과 영농보상의 성격에 비추어 농경지의 지력을 이용한 재배가 아닌 화분 등 용기(이하 '화분'이라고 한다)에 식재하여 재배되는 난 등 화훼류의 경우와 같이 화분을 기후 등과 같은 자연적 환경이나 교통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 등이 유사한 인근의 대체지로 옮겨 생육에 별다른 지장을 초래함이 없이 계속 재배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사한 조건의 인근대체지를 마련할 수 없는 등으로 장래에 영농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생활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것과 같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이상 이전에 수반되는 비용이외에는 달리 특별한 희생이 생긴다고 할 수 없으므로 영농보상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난은 농경지에 식재하여 재배되는 것이 아니라 화분에 식재하여 비닐하우스 등 재배사(이하 '재배사'라고 한다) 안에서 재배되고 있으므로 화분을 기후 등 자연적 환경이 유사한 인근의 대체지에 설치된 재배사 안으로 옮겨 생육에 별다른 지장을 초래함이 없이 계속 재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난을 재배하는 지역의 농경지 수급상황 등에 비추어 당초 농경지의 인근에 당초 농경지와 자연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 등이 유사한 대체지의 마련이 어렵지 않아 보이는바(실제로 원고는 수용재결 이후 이 사건 농경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 정도 떨어진 곳에 대체농경지를 마련하여 화훼류의 재배를 계속하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은 경우에는 이 사건 농경지의 수용으로 인하여 화분이나 그에 식재된 난 등 화훼류가 훼손이나 고손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옮기는 비용과 대체지의 재배사에서 종전과 같은 온도나 채광 등 생장조건을 만들어주는 비용 등 이전비용이 많이 들 수 있어 이에 대하여 보상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와 별도로 장래에 영농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생활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것과 같은 특별한 희생을 상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난의 이전이 가능하고 그 이전에 의하여 생육에 별다른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전지의 마련도 용이하다고 보이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영농보상의 지급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행정상 손실보상의 요건으로서의 특별한 희생이나 공특법시행규칙 제29조 소정의 영농보상의 지급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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