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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17.2.3. 선고 2016노898 판결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2016노898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

1. A

2. B

항소인

피고인들 및 검사

검사

김병철(기소), 배지훈(공판)

변호인

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 법무법인 C [담당변호사 D]

판결선고

2017. 2. 3.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항소 및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가) 피고인 A

2차례의 안전점검에서 사소한 보완요구가 있었을 뿐 대체로 시설물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위 피고인이 이 사건 짚라인 놀이기구에 반드시 안전그물망을 설치해야한다거나 출발지점에 2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어떠한 법령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탑승자가 총 12명에 불과하여 탑승장에 한 사람의 안전요원으로도 충분히 탑승관리가 가능하였는바, 추가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것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피고인은 이 사건 사망사고에 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의 책임이 없다.

(나) 피고인 B

위 피고인은 직원일 뿐이어서 출발지점에 추가안전요원을 배치할 권한이 없었고, 이 사건 사고 당시 탑승자가 총 12명에 불과하여 탑승장에 한 사람의 안전요원으로도 충분히 탑승관리가 가능하였는바, 위 피고인이 추가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것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양형과중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벌금 1,000만원, 피고인 B 벌금 500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에 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F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는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1차 짚라인의 출발지점에 안전그물망을 설치한 것처럼 2차 짚라인의 출발지점에도 안전그물망을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복수로 배치하여 이중으로 안전성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여 추락 사고에 대비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고, 안전관리 팀장인 피고인 B은 안전요원을 복수로 배치하여야 하고, 안전요원이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하는지 감독을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어린이들이 추락할 위험이 낮다고 생각한 나머지 추가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고, 2차 짚라인의 출발지점에 안전그물망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I는 트롤리가 와이어줄에 체결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출발시켰고, 피고인 B은 어린이들이 추락할 위험이 낮다고 생각한 나머지 추가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고, 출발지점에서 안전요원이 매뉴얼에 따라 출발 전 위와 같은 확인 업무를 제대로 하는지 감독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I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2차 짚라인 출발지점에서 트롤리가 와이어줄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출발시켜 약 24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여, 같은 날 12:30경 충북 R에 있는 S병원에서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 사건 2차 짚라인 탑승장의 높이는 매우 높아 처음부터 안전고리가 연결되지 않고 출발하는 일이 빌어진다면 출발지점에서 곧바로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게 될 위험이 매우 컸다.

② 물론 이 사건 사망 사고의 주된 원인은 출발지점인 탑승장의 안전요원인 가 피해자의 안전고리에 연결된 트롤리를 강철줄(와이어)에 연결하지 않고 그대로 출발시켰다는 것에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람은 본래부터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인데 그 실수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이른바 시스템이다.* 만일 출발 지점에 사람을 복수로 배치하여 연결 여부를 반복하여 확인하거나, 탑승장에 안전그물망이 있었더라면 사고의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I가 실수할 경우 곧바로 탑승자가 사망에 이르게 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한다는 것은 시스템으로서 너무 위험성이 높은 것이다.

※ 이 '시스템'은 바로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모든 관여자들이 자신의 모든 주의의무를 이행하도록 만드는 체계 혹은 그 이행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③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는 탑승장에 두 사람의 안전요원이 배치되지도 않았고, 탑승장에 안전그물망이 설치되어 있지도 않았다.

④ 피고인 B은 추가 안전요원을 배치할 권한이 자신에게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사업장에 직원들은 피고인 B, AC 외에 두 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 B과 AC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은 수학체험관, 갤러리, 만들기실, 바이크, 사격장 등 다른 시설에서 가이드를 하여야 했기 때문에, AD와 I를 추가 안전요원으로 뽑아 이 사건 짚라인 가이드를 맡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 B은 짚라인 탑승자가 그리 많지 않아, 기존 직원들한테까지 가이드를 맡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출발지점에 두 명을 배치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985쪽). 그리하여 가이드 요원으로 피고인 B을 포함하여 총 4명만이 이 사건 짚라인에 배치되었는데, 이는 피고인 B의 결정이었고, 그 4명 중 2명 (AC, AD)을 2차 짚라인 도착지점에 배치하고, 2차 짚라인 출발지점에는 I 한 명만을 배치한 것도 피고인 B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도착지점에 2명을 배치한 것은 2개의 라인 중간에 사람이 내려오다가 멈췄을 경우, 도착지점에서 라인을 타고 접근하여 그 멈춘 사람을 데려오기 위함으로, 결국 일처리의 신속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사건처럼 이용객이 적었을 경우 라인한 개만을 이용하여 탑승객을 내려 보낼 수도 있었고, 따라서 도착지점에 1명만을 배치하고, 출발지점에 2명을 배치할 수도 있었는바, 그렇게 하였다면 전체 인원이 탑승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성을 보다 높일 수 있었다. 피고인 B으로서는 2차 짚라인 출발지점에 안전그물망이 없는 상태에서 추락사고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는 다소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출발지점에 2명을 배치하는 선택을 했었어야만 했다고 판단되므로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나. 검사와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검사와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을 함께 본다.

원심은, 「피해자가 사망한 이 사건 결과가 중하나,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주된 책임은 트롤리가 와이어에 체결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출발시킨 안전요원 I에게 있다고 판단되고, 피고인들의 경우 하강레포츠 놀이기구에 대한 일반적인 안전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그 과실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 A의 경우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되어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아무런 전과 없는 초범인 점, 그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원심과 비교하여 사정변경이 없고, 제반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법정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양형판단이 원심법원이 가진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구창모

판사 장원석

판사 김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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