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L병원에서 행진한 행위와 관련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은 제2조 제2호에서 ‘시위란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 광장, 공원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집회의 개념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집시법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도1649 판결 등 참조). 한편, 집시법 제15조는 관혼상제 등에 관한 집회에는 옥외집회의 경우 사전에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는 집시법 제6조 등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관혼상제에 해당하는 장례에 관한 집회가 옥외의 장소에서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그 집회에 관해서는 사전신고를 요하지 아니하나, 예컨대 그 집회참가자들이 망인에 대한 추모의 목적과 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노제 등을 위한 이동ㆍ행진의 수준을 넘어서서 그 기회를 이용하여 다른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하는 행위에까지 나아가는 경우에는, 이미 집시법이 정한 시위에 해당하므로 집시법 제6조에 따라 사전에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