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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6. 9. 22. 선고 2015노3038 판결
[저작권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동수(기소), 김지수(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유성권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법리오해

저작권법의 관련 규정상 건축물이 아닌 경우에는 설계도면에 따라 입체 모형을 만들더라도 저작권법상의 “복제”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지개공간” 및 “미래를 위한 행복”과 같이 도면으로만 존재하는 건축물이 아닌 피해자의 작품(이하 ‘이 사건 도안’이라 한다)을 피고인이 “미래의 꿈” 및 “상생”이라는 입체 조형물(이하 ‘이 사건 조형물’이라 한다)로 만든 이 사건의 경우 저작권법상의 “복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나. 사실오인

이 사건 도안들은 피해자로부터 양수한 것이거나 피해자의 허락을 받아 사용한 것이다.

다. 양형부당

원심 형량(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4호 는 미술저작물의 일종으로 응용미술저작물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15호 에서 응용미술저작물에 관하여 ‘디자인을 포함하여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도안은 조각가인 피해자가 아파트 내 환경조형물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하여 자신의 사상이나 일정한 주제의식을 담아 컴퓨터프로그램으로 그린 창작물인 사실, 이 사건 도안에는 그 형상화하려는 조형물의 재질과 규격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어 누구나 이 사건 도안만 있다면 이 사건 도안이 형상화하는 조형물과 동일 또는 유사한 조형물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실, 실제로 피고인 또한 이 사건 도안에 의거하여 이 사건 조형물을 제작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도안은 그 자체로 물품에 동일하게 형상화될 수 있는 응용미술작품의 일종이고, 그 이용된 물품(이 사건의 경우 형상화된 또는 형상화될 조형물)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같은 법 제2조 제22호 는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도안에 따라서 이 사건 조형물을 제작한 행위는, 설령 그 이전에 이 사건 도안이 형상화한 조형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도안에 따른 관념적인 조형물의 복제로서 위 조항에서 정의하는 복제에 해당한다(응용미술저작물은 위 정의상 복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피고인은 위 후단 규정을 들어 건축물이 아닌 이 사건 조형물의 제작은 저작권법이 정의하는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나,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는 그 특성상 기능적 저작물인 도형저작물에 해당하지만,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 는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이 이 법에서 말하는 저작물에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는 그 자체로 건축저작물에도 포함된다. 따라서 만일 ‘건축물의 경우에는 설계도서에 따른 시공도 복제에 포함된다’는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후단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에 의거하여 건축물을 완성하는 행위가 저작권법상의 복제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위 규정은, 저작권법상의 복제의 개념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복제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확인 규정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도안을 양수하거나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조형물을 제작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불분명한 내용이 기재된 수사보고서(참고인 공소외인 통화확인, 증거기록 제156쪽)나 확인서(증거기록 제68쪽)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동종 범죄 전력도 없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 등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할 만한 정상이 없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피해가 회복되지도 않은 점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도 있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5.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기(재판장) 김정환 함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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