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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9. 5. 28. 선고 2008헌바107 공보 [공무원연금법 제81조 제1항 위헌소원]
[공보(제152호)]
판시사항

장해연금 등 장기급여에 대하여 5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고 규정한 구 공무원연금법(1991. 1. 14. 법률 제4334호로 개정되고, 2005. 5. 31. 법률 제75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1항 중 “장기급여”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공무원연금은 퇴직 후 공무원의 장기적인 생활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그 중요한 과제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권리의무 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 예산 수립의 불안정성을 제거하여 연금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공무원연금이라는 사회보장제도의 운영 목적과 성격, 정부의 재정상황 등 및 다른 법률에 정한 급여수급권에 관한 소멸시효규정과 비교할 때 입법형성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지나치게 단기로 정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이나 평등권을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한정위헌의견

공무원연금법에 의하여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애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지급사유에 대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의 확인결정을 받기 전에는 장애연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므로 청구인에게 장애가 생긴 때로부터 장애연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고 그때부터 장애연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은, 소멸시효제도 및 장애연금제도의 근본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 제26조 제1항에 따라 장애연금 지급사유에 대한 확인결정을 받기 전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한, 공무원의 신분보장에 관한 헌법 제7조 제2항과 장애자의 보호를 규정한 헌법 제34조 제5항에 위반된다.

구 공무원 연금법 제25조, 제26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1999. 4. 29. 97헌마333 , 판례집 11-1, 503, 513-514

나. 헌재 2001. 4. 26. 99헌바37 , 판례집 13-1, 836, 841-844

당사자

청 구 인 박○호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완섭

당해사건대법원 2008두7649 장해연금 부지급처분 취소

주문

구 공무원연금법(1991. 1. 14. 법률 제4334호로 개정되고, 2005. 5. 31. 법률 제75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1항 중 장기급여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농촌진흥청의 농업연구사로 재직하던 청구인은 1985. 4. 13.경 오토바이로 출장근무를 하다가 사고로 오른쪽 눈에 각공막열상 등 상해를 입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하 ‘연금공단’이라 한다)의 공무상 요양승인 결정을 받고, 1985. 12. 11. 공무원연금급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었으나, 증세가 악화되어 1986. 12. 19.경 안구 적출수술을 받고 의안을 삽입한 후 공무상 요양기간 연장 승인을 받아 근무하다가 1992. 7. 10. 의원면직하였다.

(2) 청구인은 2006. 9. 경 연금공단에 장해연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장해연금 부지급 처분을 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공무원연금급여 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이마저 기각되자 2007. 4. 25. 연금공단을 상대로 장해연금 부지급 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07구합15940).

(3) 법원은 청구인이 의안을 삽입할 무렵 오른쪽 눈에 무안구 상태가 고정되어 폐질 상태에 이르렀고 1992. 7. 10. 퇴직함으로써 장해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청구인이 2006. 9. 22. 장해연금의 지급을 청구한 것은 위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5년이 경과하여 청구인의 장해연금 지급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며 2007. 8. 16. 청구인에 대하여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4) 청구인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08. 5. 1.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07누22698), 대법원에 상고하여 상고심 계속중 2008. 6. 9. 장기급여를 받을 권리는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한 공무원연금법 제81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제청 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그 신청 또한, 기각하자, 2008. 7.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공무원연금법(1991. 1. 14. 법률 제4334호로 개정되고, 2005. 5. 31. 법률 제75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 중 장기급여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81조(시효) ① 이 법에 의한 급여를 받을 권리는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단기급여에 있어서는 1년간, 장기급여에 있어서는 5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관련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2. 청구인의 주장, 위헌제청신청 기각 결정 이유 및 이해관계 기관 의견의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연금공단으로부터 장해연금의 지급에 관하여 아무런 통보를 받은 바 없이 2006. 8. 9.경 우연히 장해연급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인데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장해연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청구인의 헌법상 권리인 행복추구권, 평등권, 재산권 및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나. 법원의 제청신청 기각 이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다.

다. 연금공단의 의견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 등 급여수급권은 재산권의 성격을 지니므로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고, 조기에 권리관계를 확정하여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연금운영의 예측성을 강화한다는 공익과 연금대상자의 사익 간의 이익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공무원연금법상 급여에 대한 소멸시효 그 자체는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소멸시효의 장단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광범위한 재량에 속하는 것으로서, 퇴직·폐질 또는 사망 등 공무원 일신상의 신분 변동을 가져오거나 신체 및 정신상에 종국적이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단기보다는 장기시효로 권리보호를 강화하되, 그 경우에도 연금이라는 사회보장 제도의 운영 목적과 성격, 정부의 재정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일반 민사채권과는 달리 5년의 시효기간을 둔 것이고, 이는 공무원연금 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한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공무원연금법상 급여청구권이나 청구인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할 수 없다.

또한, 사회보장적 성질을 지닌 다른 공적연금의 급여에 관하여도 일률적으로 5년의 시효기간을 두거나(국민연금법 제115조 제1항) 급여의 종류에 따라 3년

또는 5년의 시효기간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으므로(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제54조, 군인연금법 제8조),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을 현저히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공무원연금 제도와 연금수급권

공무원연금 제도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폐질과 같은 사회적 위험이 발생한 때에 국가의 책임 아래 보험기술을 통하여 공무원의 구제를 도모하는 사회보험 제도의 일종으로서, 법률에 의하여 강제로 시행되는 공적 연금이고 보험원리에 사회조정 원리를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사보험과는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헌재 1999. 4. 29. 97헌마333 , 판례집 11-1, 503, 511 참조).

공무원연금법상 급여는 단기급여와 장기급여로 나뉘고, 장기급여에는 소득보장적 성격의 퇴직급여와 유족급여, 재해보상적 성격의 장해급여 그리고 근로보상적 성격의 퇴직수당이 포함된다(법 제42조).

당해사건에서 문제된 장해급여는 공무원의 폐질에 대하여 수급권자의 선택에 따라 장해연금 또는 장해일시금을 지급하는 제도로서, 공무원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하거나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었을 것을 요하며(법 제42조 제2호, 제51조 제1항), 그 급여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법 제65조 제2항).

나. 연금수급권의 헌법적 보장과 그 한계

공무원연금 수급권과 같은 사회보장 수급권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사회보장ㆍ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 헌법 제34조 제1항 및 제2항으로부터 도출되는 사회적 기본권 중의 하나로서, 이는 국가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급부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헌법규정만으로는 이를 실현할 수 없어 법률에 의한 형성이 필요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 즉 수급요건, 수급권자의 범위 및 급여금액 등은 법률에 의하여 비로소 확정된다.

한편, 공무원연금법상의 퇴직급여, 유족급여 등 각종 급여를 받을 권리, 즉 연금수급권은 일부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사회보장수급권의 성격과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으므로, 비록 연금수급권에 재산권의 성격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회보장법리의 강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고, 입법자로서는 연금수급권의 구체적 내용을 정함에 있어 이를 전체로서 파악하여 어느 한 쪽의 요소에 보다 중점을 둘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연금수급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서 입법자는 국가의 재정능력, 국민 전체의 소득 및 생활수준, 기타 여러 가지 사회적ㆍ경제적 여건 등을 종합하여 이 법의 입법목적 달성에 알맞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할 수 있고, 여기에 필요한 정책적인 판단 및 결정은 일차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할 것이다(헌재 1999. 4. 29. 97헌마333 , 판례집 11-1, 503, 513-514 참조).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

연금급여는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그 사유가 소멸된 날이 속하는 달까지의 분을 지급하고(법 제46조 제2항), 공무원연금법상 장기급여를 받을 권리는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법 제81조 제1항)

여기에서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은 각 급여의 종류에 따라 법에서 정해지는 것으로서,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은 퇴직한 날, 유족급여는 사망한 날 급여의 사유가 발생하고, 장해급여는 폐질상태로 된 날이 사유발생일이 되나 재직 중 폐질상태로 된 때는 퇴직 후에 급여가 지급되므로, 퇴직한 날이 사유 발생일이 된다.

그리고 공무원연금법상 장해연금 또는 장해보상금은 청구권자가 장해급여청구서에 요양기관이 발행한 공무원연금 장해진단서를 첨부하여 연금취급기관장에게 제출하고 그 기관장은 지체없이 폐질의 경위를 조사·확인한 후 공단에 이송하여(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46조) 행정자치부장관의 결정으로 연금공단이 지급하는 것이므로(법 제26조 제1항), 장해급여에 있어서 급부를 받을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은 연금취급 기관장에게 장해급여청구서를 제출하는 것을 의미하고, 해당 청구서가 공단에 접수되어야 급여 청구행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무원연금법상 장기급여 청구권의 행사 기간을 제한하는 것이고, 이렇듯 행사 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수급권자가 일정한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시효제도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효는 원래 사법상의 제도로 발달되어 왔으나 오늘날 공법에도 타당한 일반적인 법리로 파악되고, 공법

상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의 규정이 유추 적용되며, 이렇듯 공법상 금전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정하는 이유는 공법관계에서도 법률관계를 오래도록 미확정된 채로 방치하여 두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데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금전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일반적으로 5년, 그보다 단기의 규정이 있으면 그에 의하도록 하고 있고(국가재정법 제96조지방재정법 제82조), 개별법의 소멸시효 규정은 5년 또는 그 이하의 단기의 기간으로 정하고 있으며, 또한, 사회보장에 관한 개별법에서도 5년(국민연금법 제115조 제1항) 또는 3년(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 제1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고용보험법 제107조)의 급여청구권의 행사 기간 내지 소멸시효 기간을 정하고 있다,

그리고, 군인연금에 관하여는 공무원연금법과 마찬가지로 장기급여에 대해서는 5년, 단기급여에 대해서는 3년이 소멸시효로 정해져 있다(군인연금법 제8조).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회적 기본권으로서의 사회보장수급권의 행사기간과 재산권적 보호의 대상이 되는 연급수급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제한이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규정된 기본권 제한 입법의 한계를 지키고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연금수급권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함에 있어 입법자에게 정책적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는 재량이 맡겨져 있고, 소멸시효 제도는 진정한 권리관계의 실현과 지속된 사실관계의 인정이라는 양면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어 그 필요성은 권리의 성질이나 내용 및 행사 방법 등에 따라 다른 것이므로 입법자가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1995. 3. 23. 92헌가19 , 판례집 7-1, 324, 340;헌재 1998. 6. 25. 96헌바27 , 판례집 10-1, 811, 821 참조;헌재 2001. 4. 26. 99헌바37 , 판례집 13-1, 836, 841-842 참조).

그 밖에도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및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폐질 상태에 이른 공무원이 퇴직한 후 재해보상적 차원에서 지급하는 장해연금수급권에 대하여 5년의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공무담임권과는 무관하고, 행복추구권 또한,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이 존재하여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그 침해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이다(헌재 2000. 12.1 4. 99헌마112 , 판례집 12-2, 399, 408).

또한, 평등권 침해에 여부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나, 일반 민사채권에 비하여 단기의 소멸시효를 둠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본다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효기간을 정함에 있어 그 입법재량을 합리적으로 행사하였는지 여부는 사회보장청구권의 재산권적 측면에 대한 제한이 헌법적 한계 내에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심사되므로(헌재 1998. 2. 27. 97헌바20 , 판례집 10-1, 141, 150-151 참조), 이에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나) 입법목적의 정당성

공무원연금은 퇴직 후 공무원의 장기적인 생활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그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공무원연금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게 공무원 재정의 안정을 위하여 예산 범위 내에서 책임준비금을 적립할 의무를 부과하고(법 제69조의 2), 급여에 소요되는 비용을 연금기금으로 설치하여 기금의 운용에 대해서 법률이 규율하며, 장기급여 중 퇴직급여 및 유족급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적어도 5년마다 계산하여 재정의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는 외에도(법 제65조 제1항), 소요되는 비용을 기여금 및 연금부담금으로 충당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부족한 금액을 부담하도록 하고(법 제69조 제1항), 장해급여의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매 회계연도 보수예산의 1,000분의 85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연금부담금을 연 4기로 나누어 공단에 납입하도록 하고 있다(법 제69조 제2항).

그런데 급여지급 의무가 발생한 후 오랜 세월이 경과한 뒤에도 언제나 급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재정운영의 예측가능성이 감소되어 공무원연금 재정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 할 것이므로, 공무원연금법상 장기급여에 대하여 소멸시효를 두는 것은 급여청구권자와 급여의무자 사이에 존재하는 권리의무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 예산 수립의 불안정성을 제거하여 연금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할 것이다.

(다) 입법적 한계 일탈 여부

공무원연금은 기여금에 비하여 높은 연금수준, 퇴직 당시의 직급·호봉에 의한 최종보수를 기준으로 급여를 산정하는 산정기초의 문제점 등으로 인하여 본인 기여금 및 국가의 부담금으로 조성되는 연금수입보다

연금지급이 많아 만성적인 적자운영을 계속하여 왔다.그리고 연금수급권자는 급여가 보장되는 안정적인 지위에 있는 반면, 급부의무자인 국가는 기한에 수급권자의 청구가 있으리라 예상하여 그 해 예산에 필요한 재원을 포함시키고 지급이 되지 않으면 다음해 다시 예산에 반영하는 일을 반복하여야 하므로 법률상태가 조속히 확정되지 않음으로써 받는 불안정성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단기 시효기간은 수급권자와 급부의무자 사이의 이와 같은 이해관계를 상호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2001. 4. 26. 99헌바37 , 판례집 13-1, 836, 844 참조).

또한, 다른 사회보장적 급여청구권의 시효기간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장기급여 중 장해급여는 재해보상적 급여로서, 산업재해에 관한 보상에 관하여 각 개별법에서 규정하는 보상수급권은 모두 1년 또는 3년의 단기소멸시효의 대상이 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법의 장해급여는 폐질로 인하여 퇴직 공무원에게 종국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여 보다 장기로 권리보호를 하기 위해서 5년의 시효기간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퇴직급여 및 유족급여의 경우, 퇴직급여 및 유족급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적어도 5년마다 다시 계산하여 재정의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고 있고(법 제65조 제1항), 국민연금법군인연금법의 급여수급권도 5년의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시효기간을 5년으로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을 구체적인 사례에 일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을 정도로 연금수급권의 보장이 미흡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나, 이러한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조정하거나 소멸시효 주장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의 법리를 적용하여 배척하는 등으로 소멸시효로 인한 불합리한 결과를 최소화하는 법해석이 가능하고, 법원의 판결을 통하여도 이러한 법해석에 기초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보완하여 법률관계의 형평과 실질적 정의를 도모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헌재 2008. 11. 27. 2004헌바54 , 공보 146, 1706, 1719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권리의무 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고 예산 수립의 불안정성을 제거하여 연금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공무원연금이라는 사회보장 제도의 운영 목적과 성격, 정부의 재정상황 등 및 다른 법률에 정한 급여수급권에 관한 소멸시효 규정과 비교할 때 입법형성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여 지나치게 단기로 정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라)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퇴직 당시 연금공단이나 연금취급 기관장으로부터 장해연금의 신청에 관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하여 장해연금 청구권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였는데도, 이러한 경우까지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은 사회보장청구권 내지 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본 와 같이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급여는 그 급여를 받을 권리를 가진 자가 당해 공무원이 소속하였던 기관장의 확인을 얻어 신청하는 바에 의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의 결정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아무런 신청도 하지 않고 있는데 공단이 장해연금 지급사유의 발생사실을 알 수 없으며, 공단 스스로 수급권자나 지급사유의 발생 여부를 탐지하여 수급권자에게 통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공단이 모든 잠재적인 수급권자에 대하여 요양기관에서 발행한 진단서나 공무원 건강진단카드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또한, 당사자의 신청과 행정자치부장관의 결정에 의하여 비로소 급여가 이루어지기는 하나, 당사자의 신청과 이에 대한 인용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급여사유의 발생으로 수급권자에게 급부를 받을 권리가 추상적으로 존재하고, 이에 대응하는 공단의 책임도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시효기간을 급여사유의 발생일부터 기산한다 하더라도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장해급여청구권의 발생 사실을 통보받지 않아 권리의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 대한 예외 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이 경우에도 시효기간이 진행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이로써 청구인의 사회보장청구권 내지 재산권이 침해된다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한정위헌 의견

청구인은 농업진흥청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1985.

4. 13. 출근 중 사고로 우안 열상을 입고 1985. 12.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었으나, 증세가 악화되어 1986. 12. 19. 우안을 적출·상실하게 되었고 1992. 7. 10. 퇴직하였다. 청구인의 장애는 공무원연금법상 8급의 영구장애에 해당된다고 보이고, 그러한 확인결정을 받을 경우에는 장애 소멸 시까지 매월 25일에 보수월액의 45%를 장애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그런데 청구인은 2006. 9.에야 비로소 위와 같이 장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장애연금을 신청하였다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부지급처분을 받았다.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상 부상으로 인하여 영구적 장애가 생겨 퇴직한 경우에 장애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무원이 공무수행 과정에서 입게 되는 영구장애에 대하여 국가에게 보상책임을 지우는 것으로서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공무상 장애로 퇴직한 후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상 장애연금 지급사유에 해당하는 장애가 존재하는 이상 장애연금을 지급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공무원연금법에 의하여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애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장애가 생긴 때에 즉시 장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장애연금 지급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소속 기관장의 조사 및 확인을 거쳐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확인결정을 받아야 비로소 장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공무원연금법 제26조 제1항). 따라서 장애연금 지급사유에 대한 확인결정을 받기 전에는 장애연금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장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기본권이든 지분권이든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에 의하여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애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지급사유에 대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의 확인결정을 받기 전에는 장애연금청구권은 기본권이든 지분권이든 행사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소멸시효는 진행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되기 때문이다(민법 제166조 제1항).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장애가 생긴 날이 아니라 장애연금 지급사유에 대한 확인결정을 받아 장애연금을 청구할 기본권과 지분권이 발생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2006. 9. 장애연금 지급신청을 하기 전에는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장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장애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고, 장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기본권이든 지분권이든 아무 것도 취득하지 못하여 그러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에게 장애가 생긴 때로부터 장애연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고 그때로부터 장애연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은, 아직 생기지도 아니한 권리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된다고 보게 되어 소멸시효제도의 근본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애연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장애상태가 계속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장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시효로 소멸시키는 결과로 되어 장애연금제도의 근본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 제26조 제1항에 따라 장애연금 지급사유에 대한 확인결정을 받기 전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장애상태가 계속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사유도 없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소멸시키는 것이어서, 공무원의 신분보장에 관한 헌법 제7조 제2항과 장애자의 보호를 규정한 헌법 제34조 제5항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별지] 관련조항

구 공무원연금법 제25조(급여) 공무원의 공무로 인한 질병 부상과 재해에 대하여는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단기급여를 지급하고, 공무원의 퇴직·폐질 및 사망에 대하여는 제42조의 규정에 의한 장기급여를 지급한다.

제26조(급여사유의 확인 및 급여의 확정) ① 각종 급여는 그 급여를 받을 권리를 가진 자가 당해 공무원이 소속하였던 기관장의 확인을 얻어 신청하는 바에 의하여 행정안전부장관의 결정으로 공단이 지급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종류의 급여의 결정에 있어서는 공무원연금급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의 재해부조금 및 사망조위금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결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다.

제42조(장기급여) 이 법에 의한 장기급여는 다음과 같다.

2. 장기급여

가. 장해연금

나. 장해보상금

제51조(장해연금 또는 장해보상금) ① 공무원이 공

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되어 퇴직한 때 또는 퇴직 후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폐질상태로 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폐질의 정도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바에 의하여 장해연금 또는 장해보상금을 지급한다. 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46조(장해급여의 청구) 장해연금 또는 장해보상금을 받고자 하는 자는 장해급여청구서에 요양기관에서 발행한 공무원연금장해진단서를 첨부하여 연금취급기관장에게 제출하고 연금취급기관장은 지체없이 폐질경위를 조사 확인한 후 그 청구서에 다음의 서류를 첨부하여 공단에 이송하여야 한다.

1. 공무원 건강진단카드 사본

2. 폐질경위조사서

[별표 2] [폐질등급] 생략

공무원연금법시행규칙 제22조(폐질인정 기준) ① 폐질의 판정은 장해급여 청구시 제출된 공무원연금 장해진단서 또는 공단이 요구하여 실시한 진단에 따라 발급된 공무원연금 장해진단서를 기준으로 한다.

② 폐질은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증상이 안정된 후 6월이 경과되고 그 증상이 자연적 경과로 최종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된 날을 확정된 날로 본다. 다만, 요양승인기간이 만료된 때부터 1년 이상 경과되고 그 질병 또는 부상이 안정된 시기나 최종 치료시점을 알 수 없는 때에는 폐질 진단일을 폐질이 확정된 날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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