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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동부지원 1991. 8. 16. 선고 90가합3057 제1민사부판결 : 항소
[사원제명의선고][하집1991(2),110]
판시사항

가. 합명회사나 합자회사 사원 제명의 요건

나. 회사공금을 횡령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합자회사 대표사원에 대한 제명선언청구를 기각한 사례

판결요지

가. 합명회사 및 합자회사와 같은 소위 인적 회사에서만 인정되는 사원의 제명은 당해 사원의 의사에 반하여 사원자격을 박탈하는것이어서 그 사원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형식적으로는 상법에 규정된 제명의 요건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당해 사원의 개인적 특질을 고려하여 그와같이 회사를 존속하는 것이 경제상이나 신용상 곤란하리라고 보이는 사정이 있고 회사내부조직을 공고히 하고 사업수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제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제명으로 인하여 상실케 될 당해 사원의 이익과 그를 제명함으로서 얻게 될 회사의 이익을 비교하는등 그 결과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나. 합자회사의 대표사원이 회사공금을 횡령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하였으나 회사에 대한 기여도 횡령액수의 규모,그 회수가능성 등을 참작하여 그 제명선언청구를 기각한 사례.

원고

원고 합자회사

피고

피고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를 원고 회사의 사원에서 제명한다.

이유

1. 갑 제3,4,6,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 회사의 공동대표사원인 피고는 1985.4.20.경부터 6.21.경까지 사이에 원고 회사의 공금 2,561,508원을 임의소비하고, 원고 회사가 소외 1로부터 임차한 사무실을1985.12.경 명도하고반환받은 임차보증금 3,000,000원을 임의소비하였으며 1985.8.31.경, 소외 2 주식회사에게 원고 회사 소유의 빈 맥주병을 반환하고 받은 2,258,949원을 임의소비하여 각 횡령한 사실, 이에 원고 회사는 피고를 상대로 위 횡령 합계금 12,820,457원의 배상을 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여 1,2심에서 승소판결을 받고( 부산지방법원 1989.6.30.선고 87가합1243 판결 부산고등법원 1990.10.11.선고 89나6440 판결 ), 대법원에서도 피고의 상고를 기각( 대법원 1991.3.27.선고 90다13376 판결 )함에 따라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피고를 제외한 원고 회사의 나머지 사원들인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은 1990.6.경 피고의 위와 같은 횡령행위를 이유로 상법 및 원고 회사 정관의 규정에 의거하여 피고의 제명선고를 청구하기로 결의하고, 그 결의에 따라 이 사건청구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런데 갑 제1,2호증, 을 제2,4,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 회사는 주류판매업체로서 1977.7.4. 무한책임사원인 소외 7이 1,300,000원, 유한책임사원인 소외 8이 1,700,000원을 각 출자하여 설립되었는데, 1977.7.30. 피고가 무한책임사원 소외 7의 지분을 양수받아 대표사원이 되어 1977.12.30. 600,000원을, 또 1979.8.24. 4,100,000원을 더 출자한 이래 1985.4.20. 현 공동대표사원인 소외 3이 새로운 무한책임사원으로 입사하기까지는 단독 무한책임사원 및 대표사원으로서 원고 회사를 경영하여 온 사실, 그러다가 피고는 1985.4.20. 원고회사를 같은 주류판매업체인 주식회사 동래상사의 당시 대표이사로서 주류판매업에 경험이 많은 소외 3과 함께 경영하기로 하고 당시 원고 회사의 주류판매면허 및 기타 자산을 50,000,000원으로, 평가하여 소외 3이 새로이 50,000,000원을 투자하고, 피고와 같은 지분을 가지는 무한책임사원 및 공동대표사원으로 입사한 사실,그 후 피고 및 소외 3의 출자지분의 일부 증감이나 유한책임사원의 일부 변동은 있었지만 피고와 소외 3은 같은 지분을 가지는 무한책임사원으로서 공동대표사원의 지위를 유지한 사실, 그런데 소외 3은 원고 회사에 입사한 이후 주류 판매경험이 많음을 토대로 취급대상주류를 소주에서 맥주까지로 확대하고, 새로이 배달차량을 구입하였으며, 그가 알고 지내던 소외 4를 유한책임사원으로 입사시켜 주류판매 및 수금업무를 전담시키는 등 원고 회사의 경영을 주도하더니, 1986.4.경부터는 피고를 원고 회사 경영에서 배제하였고, 1987.4.21.에 이르러 함께 경영하기 시작할 즈음의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횡령을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사실, 현재 원고회사는 연매출액 2,000,000,000원 정도, 연 순이익 200,000,000원 정도로 경영규모가 확대되었고, 피고에 의한 횡령금도 원고 회사가 위 확정판결에 기하여 피고의 원고 회사에 대한 급여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음에 따라 1991.7.5. 현재 4,668,230원이 회수되었고, 피고의 원고 회사 사원의 지위가 유지되는 한 전액회수에 별 문제가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무릇 사원의 제명은 특정사원의 사원자격을 그 의사에 반하여 박탈하는 행위로서 합병회사 및 합자회사와 같은 소외 인적 회사에서만 인정될 뿐 주식회사 등과 같은 소위 물적 회사에서는 인정되지않는 제도이다. 이는 인적 회사에 있어서는 사원상호간의 신뢰관계가 회사존립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그 인적 요소를 중시하여 사원의 입.퇴사,사원지위의 양도에 관하여 물적 회사에 비하여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그 신뢰관계가 사라지면 신뢰를 상실한 사원을 자신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강제적으로 배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원의 제명은 그 요건과 절차가 상법에 엄격히 규정되어 있지만 사원의 제명이 당해 사원의 의사에 반하여 사원자격을 박탈하는 것이어서 사원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형식적으로는 제명의 요건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당해 사원의 개인적 특질을 고려하여 그와 같이 회사를 존속하는 것이 경제상이나 신용상 곤란하리라고 보이는 사정이 있고, 회사내부조직을 공고히 하고 사업수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제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제명으로 인하여 상실케 될 당해 사원의 이익과 그를 제명함으로써 얻게 될 회사의 이익을 비교하는 등 그 결과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4. 돌이켜 이 사건을 보면, 피고가 원고 회사의 돈을 횡령한 것이 상법 제269조 , 제220조 제1항 제3호 소정의 "회사의 업무집행 또는 대표에 관하여 부정한 행위가 있는 때"에 해당되기는 하나, 원고 회사는 그 설립초창기부터 소외 3이 원고 회사의 사원이 되기까지는 거의 피고 혼자만의 힘으로 유지.성장되어 왔고, 문제된 이 사건 횡령이 소외 3의 입사 초기에 저질러진 점, 원고 회사의 경영규모에 비해 피고의 횡령액수가 그리 크지 않을뿐더러 이 또한 일부는 강제집행으로 회수되었고 나머지도 그 회수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본다면 이와 같은 피고의 횡령행위 자체만으로 피고와 같이 회사를 존속하는 것이 경제상,신용상 곤란하다거나, 피고의 제명이 원고 회사의내부조직을 공고히 하고 사업수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또한 앞서 본 원고 회사에 대한 피고의 기여도, 피고가 소외 3과 같이 원고 회사를 경영하게 된 경위와 그 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제명으로 인하여 피고가 잃게 될 이익이 제명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얻을 이익에 비하여 현저히 크다고 보여지므로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제명청구는 이유없다.

5. 이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병춘(재판장) 정영천 정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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