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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다22454 판결
[쇄석기임대료][미간행]
판시사항

[1] 계속적 채권관계에서 발생하는 주계약상의 불확정 채무에 대하여 보증계약이 체결된 후 주계약상의 거래기간이 연장되었으나 보증기간이 연장되지 아니함으로써 보증계약이 종료된 경우, 보증책임의 범위

[2] 주채무자가 그가 부담하는 여러 채무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한 변제를 한 경우, 보증인이 있는 채무와 보증인이 없는 채무 사이에 변제이익의 차이가 있는지 여부(소극)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계속적 채권관계에서 발생하는 주계약상의 불확정 채무에 대하여 보증한 경우 그 보증채무는 통상적으로 주계약상의 채무가 확정된 때에 이와 함께 확정된다. 그러나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에서 주계약상의 거래기간이 연장되었으나 보증인과 사이에서 보증기간이 연장되지 아니함으로써 보증계약관계가 종료된 때에는 그 종료로 보증채무가 확정되므로, 보증인은 그 당시의 주계약상의 채무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지고, 그 후의 채무에 대하여는 보증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

한편 주채무자가 그가 부담하는 여러 채무의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한 변제를 한 경우에, 보증인이 있는 채무와 보증인이 없는 채무 사이에는 변제이익의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보증기간 중의 채무와 보증기간 종료 후의 채무 사이에서도 변제이익의 점에서 차이가 없고, 따라서 주채무자가 변제한 금전은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 채무부터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변제충당을 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다2648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원고가 2010. 6. 1. 주식회사 한우리산업개발(이하 ‘한우리산업개발’이라고 한다)에게 쇄석기 장비를 임대차기간을 2010. 6. 1.부터 2010. 9. 30.까지, 차임을 월 450만 원으로 정하여 임대하였고(이하 ‘이 사건 장비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 피고가 이 사건 장비임대차계약에 따른 한우리산업개발의 차임채무를 보증하였는데, 주채무자인 한우리산업개발이 원고에게 장비차임으로 ㉠ 2010. 6. 18. 800만 원, ㉡ 2010. 9. 20. 450만 원을 각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이하 각 지급금을 합하여 ‘원심 인정 지급금’이라고 한다), 피고는 보증인으로서 원고에게 임대기간인 2010. 6. 1.부터 2010. 9. 30.까지 4개월 동안의 장비차임 합계 1,800만 원(= 월 임대료 450만 원 × 4개월)에서 주채무자 한우리산업개발이 지급한 장비임대료 합계 1,250만 원(= 800만 원 + 4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550만 원(그리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기록에 의하면, 한우리산업개발은 이 사건 장비임대차계약에 따라 당초 약정한 임대차기간인 2010. 6. 1.부터 2010. 9. 30.까지 원고가 제공한 쇄석기 장비를 사용하여 오다가 원고와 사이에 임대차기간을 연장하기로 의사가 합치됨에 따라 2011. 10. 10.까지 계속 이를 사용한 사실, 그러나 피고의 보증기간은 연장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한우리산업개발에 대한 전체 임대기간에 관한 장비임대료채무 중에서 피고가 보증한 임대기간에 관하여 발생한 부분이 그 후에 발생한 부분보다 이행기가 먼저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앞의 1.에서 본 법리에 의하면, 한우리산업개발이 원고에게 차임으로 원심 인정 지급금 이외에 지급한 금전이 있는 경우에는 이는 원고의 한우리산업개발에 대한 전체 임대기간에 관한 차임채무 중에서 이행기가 먼저 도래하였던 피고 보증의 임대기간에 관한 합계 1,800만 원의 차임 부분에 우선하여 변제충당된다.

나.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은 원고의 신청으로 인한 지급명령사건이 소송절차로 이행된 것인데, 원고가 지급명령신청에 대한 사법보좌관의 보정명령에 따라 2011. 12. 23.자 보정서를 제출하면서 스스로 작성하여 첨부한 한우리산업개발에 대한 ‘임대정산서’(기록 25면)에 원심 인정 지급금인 ‘㉠ 2010. 6. 18.자 800만 원, ㉡ 2010. 9. 20.자 450만 원’과 함께 그와 별도의 수금내역(㉢ 2010. 10. 15.자 900만 원, ㉣ 2010. 11. 4.자 1,500만 원, ㉤ 2011. 5. 16.자 900만 원, ㉥ 2011. 8. 7.자 1,000만 원)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② 원고가 제1심에서 제출한 원고 명의의 각 예금통장 사본(갑 제6호증의 1 내지 6)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작성한 위 임대정산서에 수금내역으로 기재된 대로 한우리산업개발이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에 각 송금을 한 사실이 확인된다.

③ 한편 피고가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2012. 3. 23.자 이의신청서에는 “2010. 6. 1.부터 2010. 9. 30.까지 보증을 하여 주었으며, 이 부분에 대한 임대료는 이미 지불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④ 위와 같이 피고의 보증기간에 관한 차임채무액이 1,800만 원임에도, 피고가 원심에 제출한 항소장 등에 원고에게 지급된 금전으로 합계 1,250만 원의 원심 인정 지급금만을 명시하였다. 그러나 변론과정에서 장비차임액 1,800만 원에서 항소장 등에 명시된 위 지급금을 제외한 나머지 550만 원의 지급의무가 있음을 인정한 바는 없고, 나아가 다른 차임액에 관하여 변제사실이 없음을 인정하거나 그 변제항변을 철회한다고 진술한 바가 없었다.

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앞의 가.에서 본 대로 주채무자인 한우리산업개발이 원심 인정 지급금 외에도 원고에게 장비차임으로 지급한 금전이 있다면 이는 피고 보증의 임대기간에 관한 차임 부분에 우선하여 변제충당되어 그만큼 피고의 보증채무가 소멸하였다고 할 것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는 자신이 보증한 임대차기간에 관한 차임채무가 모두 변제되었다는 취지의 항변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심으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항소장 등에 변제되었다고 밝힌 원심 인정 지급금에 한정하여 변제항변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외의 한우리산업개발의 지급금에 관하여도 미치는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그 항변의 내용을 명확하게 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가 원심 인정 지급금에 관하여만 변제항변을 하고 있다고 보고 원심 인정 지급금 1,2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55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채무자의 변제에 있어서 보증인이 있는 채무와 보증인이 없는 채무 사이에서의 변제이익 및 그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석명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양창수(주심) 박병대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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